갱년기, 여성에게만 오는걸까? 남성을 뒤흔드는 갱년기

기사 요약글

갱년기라 하면 흔히 여성을 떠올리지만 남성에게도 갱년기는 찾아온다. 폐경이라는 분명한 신호가 있는 여성 갱년기와 달리 남성 갱년기는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돼 눈치채기 어렵다. 오늘은 남성 갱년기의 증상과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기사 내용

 

 

 

 

내 남자는 갱년기입니다

 

 

요즘, 한숨이 늘고 소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나요? 어제 일이 잘 떠오르지 않나요? 부부 관계가 영 시원치 않다고요?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됐다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중년 남자에게 찾아오는 이 불청객은 질풍노도의 시기만큼이나 중년 남자의 몸과 마음을 뒤흔들지요. 대한민국 중년 남자 3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남성 갱년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여자는 급격히, 남자는 서서히

 

 

‘중년 남자의 사춘기’ ‘중년의 위기’ ‘어른 아이에서 웃어른이 되는 시기’ ‘생의 설계를 다시 하는 시기’ 등은 남자의 갱년기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남자의 갱년기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조금씩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변화를 말한다. 보통 30대 중후반부터 매년 1%씩 감소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성욕과 발기력은 물론, 근력 강화와 발육을 좋아지게 한다.

 

남자의 갱년기 증상은 여성과 비슷한데 심리적으로는 예전 같으면 웃고 넘길 일에도 화를 자주 내고, 자주 남 탓을 하며 자주 우울해진다. 육체적으로는 근육이 처지고 배가 나오며 쉽게 피로해진다. 무엇보다 성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거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찾아와 남자들을 의기소침하게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도 남성들은 자신이 갱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여성과 달리 남성의 갱년기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강동우성의학연구소 강동우 원장은 “보통 여자는 완경 이후 우울감과 활력이 떨어지는 등 일련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남자는 증상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아 나이가 들어가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중년 남자 3명 중 한 명은 갱년기

 

 

문제는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겨내면 좋지만 자칫 호르몬 수치가 많이 떨어질 경우 우울증, 발기부전, 골다공증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심지어 황혼 이혼으로 이어지거나 성기능 회복을 위해 외도를 하는 등 사회적 문제도 낳는다.

 

강 원장은 “많은 남자들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병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내 몸의 변화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이든 성기능 장애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남성 갱년기를 겪고 있을까?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남성의 20~30%가 남성 갱년기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가 40대 이상의 건강검진 검진자 1,8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30명(34.5%)이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0.3%는 호르몬 치료가 시급했다. 중년 남성 3명 중 한 명이 겪고 있는 남성 갱년기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자신은 물론, 주변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갱년기의 다양한 징후들

 

 

비슷한 시기에 대부분의 여자들이 겪는 여성 갱년기와 달리 남성 갱년기는 개인별 차이가 크다. 40대 초반에 증상이 시작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든이 넘어서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그 속도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남성 갱년기의 다양한 유형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보자. 실제 병원 상담 사례들이다.

 

인생 후회형

“‘저 친구는 집도 사고 땅도 사고 승진해서 높은 데까지 올랐는데’, 자꾸 잘사는 친구와 저를 비교하게 돼요. 저는 딱히 해놓은 것도 없고. 이제 힘도 없어지고 늙어가니 내 인생도 이제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만 들어요.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기운도 없고 의욕도 사라지고 자꾸 옛 생각만 나요.” _자영업자 김형진(55세) 씨

 

간 큰 남자형

“외도는 물론 제 잘못이고 아내에겐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라고 이렇게까지 하고 싶었겠습니까?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아내한테는 어떤 성욕도 생기지 않는 걸 어떡합니까? 내가 점점 시들어가는 것 같아 밖에서라도 내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어요.” _중소기업 이사 황희석(57세) 씨

 

소심 눈물형

“저는 원래 활달하고 적극적이었지요. 통이 크고 남자답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해졌는지 모르겠어요. 작은 일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드라마 보다가 혼자서 눈물을 보이는 일도 많아졌어요.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갑자기 아줌마가 됐다고 놀립니다. 이 변화가 당황스러워요.” _중견 그룹 부장 이현식(49세) 씨

 

잔소리형

“어느 날 보니 제가 잔소리꾼이 돼 있더라고요. 하루 종일 아내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통에 아내는 시어머니가 따로 없다며 진저리를 칩니다. 뭐라도 배워보고 싶어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_은퇴자 고민혁(58세) 씨

 

짜증 과다형

“저는 평소에는 조용하고 말수가 없었어요. 답답할 정도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갑자기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부터 욕까지 하더라고요. 휴일에도 집에서 혼자 있고 싶어요.” _편의점 업주 김홍석(52세) 씨

 

자아 상실형

“아이들 대학 보내며 지금까지 정말 한눈 안 팔고 열심히 살아왔어요. 덕분에 돈은 그럭저럭 모았죠. 그러면 뭐합니까? 은퇴하고 나니까 그냥 폭삭 늙어버린 겁니다. 요즘 거울 보기가 두려워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딴사람 같거든요. 그동안 난 돈 버는 기계였나 싶어요.” _부동산중개업자 강윤석(61세) 씨

 

발기부전형

“아내와 아무리 노력해도 발기가 되지 않으니까 세상 다 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나도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기운도 더 없어지고 우울해요.” _공무원 조영진(53세) 씨

 

무기력형

“요즘 부쩍 마음이 허전하다고 할까요. 식욕도 없어요. 아내는 자꾸 어디 아프냐며 보약이라도 지어 먹자고 하는데, 특별히 아픈 데가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_자영업자 윤지환(48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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