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반인데, 씀씀이는 그대로? 생활비 다툼 해소법

기사 요약글

은퇴 후 생활비 다툼? 의외로 많은 부부들이 겪는 갈등이다. 수입은 반인데 돈 씀씀이는 그대로인 아내가 못 마땅한 남편, 소득이 줄었다고 생활비가 줄어든 건 아니라는 아내, 무한 반복되는 말싸움을 끝내고 싶다면?

기사 내용

 

 

 

 

P씨는 요즘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아내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솔직히 그는 그런 아내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P씨는 대기업 은퇴 후 몇 달 간 푹 쉬었지만, 동사무소의 계약직 업무를 시작하게 돼 적지만 월 100~150만원 정도의 고정 수익이 들어온다. 대기업 임원급 월급에서 갑자기 이 돈으로 생활을 하려니 빠듯한 부분도 있지만 자식들도 밥벌이를 하는 상황에 부부 두 사람이 먹고 살기엔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도리어 아내의 경제 씀씀이가 너무 컸나? 의심스럽다. 아내는 아내대로 가족 위해 헛돈 쓰지 않고 아껴서 산 자신에게 씀씀이 운운하는 남편에게 속이 상한다. 자식들이 적은 월급 받아 집도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남편이 조금 더 벌어주길 바랄 뿐이다.
 

 

 

 


Case. 잘 되면 내 덕, 못 되면 네 탓

 

아내:  “생활비가 너무 부족해요. 이걸로 어떻게 살림을 하란 말이에요?”
남편: “집에서 밥 먹는 사람은 우리 두 사람뿐인데 돈이 부족하다는 게 이해가 안가네.  밥 먹고 사는데 돈이 얼마 든다고 그래? 당신 쓸데없는 곳에 지출하며, 씀씀이가 큰 게 문제야.”
아내: “아니, 세상이 먹기만 하면 다 해결되는 거에요? 이달에는 종부세, 자동차세도 내야 하잖아요. 요즘은 공과금, 각종 세금 낼 돈도 빠듯해요!”
남편: “집이 있어도 문제, 자동차가 있어도 문제네. 다 팔아 없애자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거지. 이제 다 듣기 싫어.” 
아내: “살기 좋은 아파트나 팔리지 우리 집처럼 낡은 단독주택은 내놓아도 팔리지도 않는다고요. 전기세, 가스비가 겨울이면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하고요. 이렇게 춥고 살기 불편한 곳에서 나 아니면 누가 살겠어요. 내가 아끼고 살았으니 이 정도로 산 거라고요.”

 

 

중년 이후 부부 대화가 더 중요하다. 부부 대화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말하는 사람은 비난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고, 들어주는 사람은 방어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다. 즉, ‘당신이 잘못 살아왔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처해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고, 배우자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들어주는 것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다.

 


또한 부부에게는 인정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욕구를 인정받으려는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배우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허무함과 좌절감이 찾아온다.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는 배우자의 의견을 통해 스스로 잘 살아왔다는 긍정적 판단의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위 사항을 고려하여 다시 대화를 시도해 보자.

 

 

 

 

Solution. 당신의 노고를 인정합니다

 

 

아내: “이달에는 생활비를 아껴 쓴다고 했는데도 종부세, 자동차세가 나와서 좀 부족하겠어요.”
남편: “내가 살림을 안 하다 보니 막연히 먹고 사는 문제만 생각하고 있었나봐. 대충 이 정도면 생활비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네.”
아내: “그 동안 아껴 썼기 때문에 괜찮겠거니 했는데 이번 달은 마이너스예요. 연금저축 들어놓은 것을 좀 앞당겨 쓸까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요?”
남편: “당신이 그 동안 알뜰하게 살림했으니 우리가 이 정도라도 사는 거지. 내가 살림했더라면 진작에 문제가 터졌을거야. 연금 앞당기는 문제는 한번 더 생각하고 결정해요. 주택연금도 알아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고.” 
아내: “그래요. 당신이 나를 알아주니 고맙네요. 나름 알뜰하게 저축하면서 산다고 열심히 살았죠. 당신도 그 힘든 직장 생활하면서 싫은 내색 안하고 열심히 살아줘서 고마워요. 아이들에게도 ‘아빠처럼만 살아라. 아빠 같은 사람없다’고 말한다니까요. 그동 안 당신 덕에 우리 가족 모두 편하게 살았어요.”
남편: “당신 덕이지. 어쨌든 당신이 나를 이렇게 인정해주니 힘이 나는데. 애들이 지난번에 ‘아빠, 존경합니다’고 문자를 보내와서 가슴이 뭉클했는데 당신이 중간에서 애들에게 좋은 소리를 많이 해줬네. 고맙네”

 

 

부부는 ‘인생의 공생 관계’이기 때문에 자신의 인정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확인하고, 요청하고, 승인 받으려 한다. 배우자에게서 인정 욕구를 승인 받을 때 자신 또한 배우자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배우자와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것이다. 이것이 채워지지 않는 부부는 ‘나는 왜 배우자를 충분히 인정하려 하지 않는가?’ 자신에게 먼저 질문해야 한다. 
 

 

기획 임소연 김숙기 사진 드라마 '부부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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