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시력이 나빠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눈이 건조하거나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염증이 계속 생기고 분비물이 늘어나는 것도 모두 노안 때문이다. 그렇다고 ‘늙었으니까’라며 포기할 필요는 없다. 노안은 평생 진행되는 병이 아니며 관리를 시작하면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과 노인성 안 질환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노안은 안 질환의 원인

노안은 말 그대로 눈이 늙는 현상이라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렇다면 TV에서 가끔 접하는 맨눈으로 바늘귀를 꿰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도 노안이 안 온 게 아니라, 눈에 문제가 있었는데 노안이 오면서 시력 변화가 생겼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한쪽 눈만 근시였는데 노안이 와서 양쪽 눈을 모두 뜨고 보면 원거리와 근거리가 모두 잘 보이는 경우다. 또한 어느 날부터 돋보기 없이도 잘 보인다는 사람이 있다. 노안이 치료된 걸까? 어림없는 소리다.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한다. 노안에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가 딱딱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수정체가 돋보기 역할을 해서 갑자기 가까운 게 잘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회춘했다고 좋아하며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앞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전체 노안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은 갑자기 시력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나마 백내장은 초기 증상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치료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녹내장과 황반변성 같은 노인성 안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자각했을 때에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상태다. 예전에는 60~70대 이후에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 등으로 인해 20~30대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노인성 안질환은 눈의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므로 노안이 왔다면 1~2년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이 노안을 악화시킨다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잘 된다’ ‘눈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것 같다’ 모두 안구건조증의 증상이다. 눈이 건조하면 각막 표면이 거칠어져 시야가 흐려지기 때문에 수정체가 쉴 새 없이 초점을 조절하게 되고, 결국 눈에 심한 피로가 쌓여 노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찬바람을 정면으로 맞거나 눈부심이 심하면 눈물이 흘러내릴 수도 있다. ‘건조증’이라는 이름과는 걸맞지 않은 증상이지만 이 역시 안구건조증이 원인이다. 방치하면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며 대수롭게 넘기지 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평소 인공 눈물을 사용하고, 시선을 위로 치켜뜨면 눈물이 더 많이 증발하므로 책을 읽을 때와 컴퓨터를 할 때는 시선이 아래로 향하게 책이나 모니터 위치를 조절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나서 36~40세 노안 비율은 2.3배가 넘게 증가했다. 출처 동아대병원

 

노안은 40대 중반에 시작되어 50대에 접어들면 급속도로 진행된다. 60대부터 속도가 느려졌다가 70대에 이르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

 

“핀홀 안경이니 눈 시력 운동기구니 해서 안대처럼 눈에 끼고 있으면 눈이 좋아진다는 제품이 인터넷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시력 개선과 무관한 제품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노안 교정술(라식, 렌즈 삽입술,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 등) 등의 수술밖에 없다.

눈운동이나 눈에 좋은 음식도 노안을 회복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노안을 늦출 수는 있다. 눈동자를 위아래, 옆으로 움직이는 운동을 하면 눈을 움직이는 외안근을 튼튼하게 만들어 노안이 늦춰지고 근거리, 원거리 초점 이동 트레이닝을 하면 수정체의 조절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시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종호(서울밝은세상안과의원 대표원장)

 

눈 초점 이동 트레이닝

노안의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는 먼 곳을 보다가 글씨를 보면 얼마 동안 초점이 잘 안 맞는다는 것이다. 수정체를 잡아당겨 초점을 맞추는 모양체 근육이 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평소 초점 이동 운동으로 모양체 근육을 자극해주면 노안에 도움이 된다. 우선 연필을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한, 최대한 눈 가까이에 대고 응시한다. 그리고 연필에서 눈을 떼고 시야에서 가장 먼 곳의 한 점을 응시한다. 이렇게 5번 정도 반복한다.

 

 

눈 근육 스트레칭

1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순서로 각각 3초씩 쳐다본다.
2 왼쪽 위→ 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 왼쪽 아래 순서로 각각 3초씩 쳐다본다.
3 시계 방향으로 가급적 크게 천천히 한 바퀴 돌리고 이어서 반대로 한 바퀴 돌린다.
4 ∞ 모양으로 천천히 한 바퀴 돌리고 이어서 반대 방향으로도 한 바퀴 돌린다.
출처 <지적인 작업자를 위한 눈 스트레칭>

 

눈에 좋은 음식

 

당근
당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A는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으로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줘 시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결명자차
결명자는 한의학에서 간의 열을 내려 눈을 맑게 해주는 약재로 잘 알려져 있다. 눈의 피로 해소는 물론 시신경을 강화해 녹내장, 야맹증, 백내장 등을 예방한다.

 

블루베리
눈 건강에 좋기로 유명한 과일. 안토시아닌 성분이 망막을 구성하는 물질인 로돕신의 재합성을 도와주기 때문에 시력 저하와 눈의 피로를 막아준다.

 

시금치
시금치에 풍부한 루테인은 각막과 망막에 손상을 주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시력 회복을 돕는 영양소이자 망막의 한가운데 위치한 황반의 구성 물질이다.

 

등 푸른 생선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는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데 혈관과 두뇌 건강,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노안 증상 개선, 안구건조증 완화 효과도 있다.

 

시력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

 

1 눈 자주 깜빡거리기
눈을 깜빡이면 안구 표면에 눈물이 퍼져 눈이 촉촉하게 유지되지만 눈을 뜬 채로 10초가 넘으면 눈물 보호막이 사라져 안구가 건조해지고 피로감이 심해진다. 특히 한곳을 장시간 응시하게 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므로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책 등을 볼 때는 의식적으로 자주 눈을 깜빡여야 한다.

 

2 눈 감고 눈 쉬게 해주기
피로한 눈을 쉬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눈을 감는 것이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눈이 뻑뻑해지면 3~5분 정도 잠깐 눈을 감고 쉰다. 잠깐잠깐 눈을 쉬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눈의 피로가 한결 덜해진다.

 

3 먼 곳 멍하니 보기
흔히 산이나 들판을 바라보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시골에 살지 않는 이상 주변에 쳐다볼 만한 산이나 들판이 없다. 굳이 산을 보지 않아도 실내든 밖이든 먼 곳을 쳐다보면 된다. 6m 정도만 멀리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멀리’가 아니라 ‘최대한 멍하니’ 쳐다보는 것이다. 초점을 맞춰 쳐다보면 눈이 쉬지 못한다.

 

4 갈색 선글라스 끼기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은 노안을 촉진할 뿐 아니라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같은 노인성 안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햇빛이 강하다면 계절에 상관없이 선글라스를 낀다. 이왕이면 갈색 선글라스가 좋다. 눈에 해로운 청색 광선을 차단해준다. 너무 짙은 색의 선글라스는 동공이 크게 열려 오히려 자외선을 많이 흡수하게 된다. 눈동자의 움직임이 보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5 실내조명은 LED
형광등은 미세하게 깜빡거리기 때문에 빛을 받아들이는 동공이 끊임없이 수축, 이완을 반복해야 하고 백열등은 너무 밝아 눈이 쉽게 지친다. 반면 LED 조명은 빛 떨림 현상이 거의 없고 자외선과 적외선이 나오지 않아 눈을 덜 피로하게 한다.

 

6 눈 주변 마사지
눈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 눈썹 뼈나 눈가, 관자놀이 등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마사지해준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눈이 편안해지고 사물이 뚜렷하게 보인다. 단, 눈동자를 직접 누르면 안 된다. 눈 주변을 마사지한 뒤에는 손바닥을 마주 비벼 따뜻하게 만들어 눈 위에 가볍게 얹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