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아이콘 편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배우 금보라 난 언제나 반짝반짝

배우 금보라는 흰색 진에 흰색 블라우스, 거기에 트위드재킷을 입고 나타났다. 신발은 하이톱 스니커즈였다.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지만 않으면, 전 입고 싶은 대로 입어요. 릭 오웬스 스타일을 특히 좋아해요. 심플하고 창의적이잖아요. 그리고 어울리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옷이 다 어두우니까 집에서는 나보고 만날 장례식장 가냐고 그러죠(웃음).”

최근 몇년간 금보라는 <아내의 유혹> <금 나와라 뚝딱!> <왔다! 장보리> 등 드라마 속 패션으로 ‘중년 패셔니스타’가 됐다. 쇼트컷과 화려한 선글라스, 파격적인 원피스 등을 선보이던 그녀는 지금 출연하고 있는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는 롱 드레스와 와이드 팬츠 위주로 입고 있다. “똑같은 사람이 몇 십 년 동안 드라마에 나온다고 생각해봐요. 시청자들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제가 뛰어난 연기자도 아니고. 다른 걸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거죠. 시놉시스 받으면 헤어스타일도 여러 가지 시도해보고 그래요.” 그래서일까, 욕심 많고 남의 일 훼방 놓으려는 금보라의 악역에서는 밉지만은 않은 매력이 느껴진다.

얼마 전 영화 <버드맨>을 봤다는 그녀는 한물간 배우의 처절함에 공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것에 더 감사해야 한다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역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한 거죠.”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녀는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제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계획하는 건 여행이에요. 연말에는 브라질, 칠레 등 남미를 가려고요.” 그러니 그녀의 헤어스타일을 시도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듣는 게 좋을 것 같다.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배우 서태화 나만의 인생 레시피

“시니어를 위한 잡지에 제가 나가도 되나요?”(웃음)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고 열심히 인스타그램을 하는 배우 서태화는 누구보다 젊게 산다. “어린 친구들과 그들의 관심사를 어색하지 않게 얘기할 때 젊다고 느끼죠. 나이가 많다고 느낄 때는 스무 살짜리의 아버지 역이 들어올 때예요.” 대신 그는 3월 26일부터 시작하는 연극 <다우트>에서 ‘의심받는 자’ 플린 신부 역을 선택했다. ‘의심하는 자’ 원장 수녀와 대립하는 그는 자신의 말투와 억양, 표정에 따라서 플린 신부가 의심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황에 들떠 있다.

“굉장히 재밌어요.” 그에겐 재밌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오랫동안 출연을 기다렸던 요리 프로그램 <최고의 요리 비결>에 드디어 캐스팅된 것. 그는 수요일마다 ‘완판 10분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맛있는 요리를 위한 쉽고 친숙한 비결을 전해줄 예정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연기 잘하고 요리도 잘하는 멋있는 배우가 된 서태화는 오너 셰프로 인생의 2막을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요리는 모든 걸 다 담고 있어요. 제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배려와 소통이에요.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한다는 건 그 사람의 성격과 입맛을 고려하고 배려한다는 거잖아요. 그 음식을 먹으면서 상대방과 삼라만상을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게 소통인 것 같아요.” 이유가 하나 더 있긴 하다. “배우의 스트레스는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거죠. 음식은 재료 선택부터 뭐든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웃음).”

 

 

 

아나운서 김범수 예술적인 삶을 꿈꾸며

요즘 ‘아나운서계의 리처드 기어’로 불리는 김범수는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졌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옛날에도 안 멋있었고 지금도 안 멋있어요(웃음).” 지난해 방영한 <님과 함께>, 그리고 지금 방영하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사람들은 그의 수줍으면서도 남성적인 매력을 새롭게 봤다. “예전엔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까 고민도 했었는데 이젠 편하게 하려고 해요. 요즘엔 뭐든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 같아요.” 그는 예술에서 단순함과 가벼움을 배웠다. “화가나 음악가들을 보면 결국 단순함으로 설명하거든요. 하나의 선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거죠.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깊이와 더불어 가벼움도 생긴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좋아했고 <금요컬처클럽> <접속! 무비월드> 등 문화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그는 예술에 대한 관심을 직업적으로 옮겼다. 문화· 예술 콘텐츠 제작 및 투자기업인 코바나콘텐츠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 그는 지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마크로스코展>이 코앞에 닥쳐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올 정도로 바쁘다. “전 세계 유수 미술관을 다니고 공연을 보러 다녔죠. 여기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더라고요. 경험이 쌓이니 눈이 떠지더라고요. 아직도 걸음마 단계지만요.” 그는 사람들이 예술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슨트 프로그램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잠깐 그의 설명을 들어볼까?“마크 로스코 그림 안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들어 있어요. 그는 철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역사가이자 심리학자예요. 그의 그림을 전시하게 돼서 고맙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