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순간, 아름답고 존엄하게

기사 요약글

낯선 나라로 여행 가면 현지를 가장 잘 아는 코디네이터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안내받듯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 과정을 안내해 줄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 김권기 씨는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었다. 죽음을 앞두고 남은 삶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함께 고민하고 상의해 주는 엔딩코디네이터, 과연 어떤 일을 할까?

기사 내용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생소한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나요?

 

 

제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지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텐데, 그땐 어떻게 살아야 하지?’로 시작된 고민은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절차는 어떠한지, 치매에 걸리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속은 어떻게 진행하고, 장례 준비와 화장 후 장묘는 어디로 해야 하는지, 사망 후 유품 정리는 물론 남겨진 반려동물까지 걱정이 이어졌어요.

 

이런 수많은 문제가 내게도 닥칠텐데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누군가 답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은 아닐 테니 그 일을 내가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죽음에 대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원래 유통업체를 경영했는데, 사업이 어려워져서 심한 우울증이 생기면서 한때 죽음까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생계를 위해 뛰어든 일이 상조 회사 도우미였어요.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제 삶을 정리하고,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해가 갈수록 그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경력도 쌓이면서 ‘고령화 시대’ ‘엔딩’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더군요. ‘인생의 엔딩을 어떻게 하면 잘 준비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답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엔딩코디네이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한마디로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그에 따른 절차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금융, 상속, 간호, 반려동물, 유품 정리, 요양 시설, 후견, 사전 장례 상담 등 삶을 마무리하면서 선택해야 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엔딩코디네이터는 살아 있는 동안에 이런 것들을 미리 정리하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절차를 상담을 통해 준비합니다. 사망 후에는 생전에 본인이 선택한 방법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유가족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드리는 일까지 하지요.

 

 

생소한 직업이라 창직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랬지만 포기하기보다 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정과 검증을 반복하며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수강생 모집과 강의 장소를 구했지요.

 

그러던 중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통해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서울시 아카데미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엔딩코디네이터 기초 양성 과정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엔딩코디네이터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되나요?

 

 

엔딩코디네이터라고 하면 대부분 장례만 생각하지만 공부해야 할 분야는 장례 외에도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60시간의 교육과정 동안 요양, 유언, 상속, 장례, 유품 정리, 노인장기요양보험, 유언장 작성, 상속법, 장기 기증, 성년 후견, 호스피스 완화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학습합니다. 기존에 상조, 장례, 호스피스, 요양 관련 산업에 종사하셨던 분이라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 될 겁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과거에는 언급하기 꺼리던 ‘죽음’을 본인과 가까운 일로 인식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뜻대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생전에 장례나 묘 준비, 상속 등 사후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세미나 역시 많이 열리고 있지요.

 

국내에서도 노인복지관, 호스피스 시설, 상조 회사, 장례식장, 요양 시설 등 엔딩코디네이터를 필요로 하는 곳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전문 상담가로 일하게 될 경우 연간 2500만~3000만 원 정도 수익을 얻고, 장례 진행까지 하면 4000만 원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엔딩코디네이터를 추천하나요?

 

 

반드시 돈을 버는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본인과 가족을 위한 장례, 상속 등을 공부해서 엔딩 준비를 잘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전해 보라고 권합니다.

 

유언, 상속, 증여, 후견 등을 다루고 있으니 법조계나 금융업, 의료 보건업에 종사했던 분들은 제2의 직업으로 본인은 물론,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 될 겁니다.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죽음학자 최준식 교수,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법

 

>> 친구 아버지에게 배운, 멋지게 잘 죽는 법

 

>> 자식들 유산 다툼 막는 '유언장 잘 쓰는 법'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