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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은 언제부터 생각했나요?
전원생활을 결심한 건 50대 초반부터였죠. 이곳에 오기 전 두 차례 정도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첫 집은 부지가 너무 낮아서 물에 잠겼고, 두 번째 집은 계약까지 했는데 무산됐죠.
시골에서도 집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렵군요.
발품을 판 것은 물론 공인중개사,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에서도 정보를 얻었어요. 그러던 중 10년도 넘게 비어 있던 낡은 목조 주택을 만났죠. 집 뒤쪽이 대밭이라 무성한 대나무들이 지붕까지 뚫고 들어와 있었는데, 주변에서는 헐고 신축하는 게 낫다고 했죠. 그런데 왠지 전 잘 살려서 고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본채와 안채, 창고를 포함한 약 6,600m²(2,000여 평) 부지의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82m²(25평) 집을 고치는 데만 5개월이 걸렸습니다. 25톤 트럭으로 60대 분의 돌을 날랐고, 흙은 거의 그대로 살렸어요.
부지와 건물 구입비로 2억 원이 들었고 철거비와 토목, 개조, 보일러, 도배, 장판 등의 설치비가 인건비를 포함해 약 5,200만 원 들었습니다.
고치고 나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건 온돌방이에요. 아파트 바닥과는 비교할 수 없이 따뜻하죠. 아쉬운 건 목조주택이라 시간이 흐르니 문틀이 조금씩 뒤틀렸어요. 그만큼 기존 건물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죠.
부지가 꽤 넓은데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집을 둘러싼 땅은 봄이 되면 온통 꽃밭으로 변해요. 그래서 2월부터는 제초 작업도 해야 하죠. 하지만 즐겁습니다. 작년에는 창고를 다시 고쳐 작은 찻집까지 마련했죠.
이 나이에 돈을 벌자는 생각은 없어요. 자연과 함께하고, 또 이곳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 한다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나중에는 본채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고 싶어요. 사람들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같이 누리고 싶어서요. 그런데 때가 되면 자식들에게 물려줘야해요. 딸이 벌써 나중에 여기서 살겠다고 하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빈집을 고쳐 살고 싶은 분에게 팁을 준다면요?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집을 정해야 해요. 건물마다 용도가 정해져 있고, 나중에 활용할 용도에 따라 집 고칠 때 정화조나 전기 설비 등이 달라집니다.
흙집과 목조 주택 등 건물 특성도 고려하세요. 개조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집을 고칠 때는 바닥, 창문, 기둥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따로 맡길 것을 추천합니다. 문 뒤틀림 수리, 바닥 장판의 곰팡이 제거 등 처음부터 항목을 구체적으로 나눠야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답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붕입니다. 살아보니 단열이 가장 중요해요. 전원생활은 겨울이 6개월이라고 보면 되거든요. 또 옛집은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니 가구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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