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응삼이'가 앓은 폐섬유증은 불치병?

기사 요약글

응삼이 박윤배,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을 쓰러뜨린 폐섬유증. 폐가 딱딱해지고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데, 특히 50세 이상 남성 흡연자라면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기사 내용

  

 

 

우리에게 전원일기 응삼이로 친숙했던 배우 박윤배가 폐섬유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가꿔간다던 그였기에 안타까움이 더한 상황. 그런가 하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폐섬유증으로 고생하다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도대체 폐섬유증은 무엇일까? 중년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이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폐섬유증이면, 폐가 딱딱해진다는 뜻 아닌가요? 

 

 

맞습니다. 폐가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을 입고, 이를 회복화는 과정에서 섬유화가 일어나 굳고, 딱딱해 지는 것이죠. 숨쉴 때 부드럽게 움직여야 할 폐가 서서히 굳어가면서 호흡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데, 심해지면 환자가 극심한 숨가쁨을 느끼게 되는 등 고통이 크다고 합니다. 

 

 

 

 

Q 중년 남성이 특히 위험하다던데 이유는 뭘까요? 

 

 

간질성폐질환연구회에 따르면 환자의 80% 이상이 50세 이상의 남성 흡연자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흡연 비율이 높은 중년 남성에게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꼭 흡연 때문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 개연성을 점쳐보는 수준입니다. 폐섬유증의 원인이 명확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원인 불명’을 가르켜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합니다. 통상 흡연이나 헤르페스 바이러스, 가족력 등 다양한 위험 인자가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된 적은 없습니다. 

 

 

Q 폐렴이 폐섬유증으로 이어지나요?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간질성 폐렴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폐에서 공기가 지나는 길의 마지막 부분인 폐포(허파꽈리)와 폐포 사이를 '사이 간'자를 써서 간질(間質)이라고 부르며, 간질성 폐렴이란 간질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150가지 이상의 질환을 통칭합니다. 이 다양한 질환을 앓는 과정에서 간혹 폐가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폐섬유증은 간질성 폐렴의 증상 중 하나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간질성 폐렴은 그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석면이나 분진을 많이 들이킬 수 밖에 없는 직업을 가졌거나,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결핵, 류마티즘 관절염, 유육종(상처가 아물어가는 과정에서 부드럽고 분홍색을 띈 조직, 즉 육아종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육아종성 염증이 폐, 임파선, 눈, 피부 등을 비롯한 전신에 나타나는 질환) 등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면 비교적 인과관계가 명확합니다.

그러나 개중엔 원인을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폐섬유증을 일컬어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르는 거죠.  또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대부분이 50세 이상인데다 유독 치료가 어려워 귀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습니다.

 

 

 

 

Q 50대 후반에 접어들었는데, 갱년기 때문인지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호흡 곤란이니 저도 검사를 받아봐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폐 질환 검사를 권장하는 대상은 50세 이상 흡연자, 가족 중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한번 망가진 폐는 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만큼 미리미리 살피고 예방하는 자세는 좋습니다. 또 유의미한 증상을 눈 여겨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폐섬유증이 오면 호흡 곤란과 마른 기침이 자주 나옵니다.

특히 가만히 쉴 때는 괜찮다가 걷거나 뛰는 등 몸의 움직임이 있을 때 호흡곤란이 오죠. 병의 악화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엔 식욕부진, 숨참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점점 체중 감소, 근육과 관절의 이상, 호흡곤란, 청색증, 곤봉지(혈액순환이나 호흡의 장애로 인해 신체 발단부의 혈류 장애로 손가락이 곤봉 모양으로 붓는 증상)등 심각한 양상으로 흐릅니다.

이런 폐 섬유화 증상이 단독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전신성홍반성낭창,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경화증 같은 질병의 일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개인에 따라 증상의 속도나 양상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도 이 질환의 특징이죠. 

 

 

 

 

Q 폐섬유증이 의심돼 병원에 가면 어떤 검사를 받죠? 

 

 

기본적으로 흉부 x-ray 촬영을 하며, 원인이나 질환의 진행 정도, 2차 감염이나 폐암 여부 등을 판별하기 위해 흉부 CT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좀 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기관지 폐포 세척검사를 실시하기도 하고 가느다란 튜브를 넣어 폐의 조직이나 기관지내 분비물을 채취해 검사하기도 하죠. 폐 조직의 양이 너무 적어 진단이 어려울 경우, 좀 더 많은 폐 조직을 떼어낼 수 있도록 직접 흉부에 관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Q 코로나에 걸리면 후유증으로 폐섬유화 증상을 겪는다는데, 사실인가요?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성인 코로나 회복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후유증 연구 결과 7명에게서 폐섬유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주목할 것은 7명 모두 40대 이상이었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회복 환자 중 일부에서 폐기능 저하 후유증이 나타났으며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회복됐습니다. 또한 폐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는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0대 이상이 코로나를 주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Q 폐섬유증도 치료가 되나요? 

 

 

한번 섬유화된 폐는 완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의사들이 ‘불치병’으로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스테로이드를 통해 잠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면역억제제 및 항섬유화 제재를 사용해 현상유지 내지는 진행을 늦추는 식의 치료를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마저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폐 이식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지금도 5년 생존율이 50~60%에 불과해 어려운 수술로 꼽힙니다. 

 

 

 

 

Q 예방법은 없나요? 

 

 

폐섬유증은 치료가 쉽지 않아 ‘안 걸리는 게 상책’입니다. 그러나 원인이 명확한 폐섬유증이야 최대한 위험인자를 피한다지만, 이유도 모르고 걸리는 폐섬유증을 100%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폐를 튼튼하게 하는 습관에 기대를 걸어볼 뿐이죠. 우선 가장 유력한 위험인자인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첫 걸읍입니다.

평소 유산소 운동을 활발히 하며 폐와 심장의 기능을 키우는 것이 좋은데, 특히 등산은 폐 안에 깨끗한 공기를 가득 채우는 한편, 땀으로 노폐물을 배출시킬 수 있어 폐 건강에 최고로 치는 운동입니다. 정체된 실내 공기에서 라돈 등 유해물질의 우려가 커지니 잦은 환기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부 활동을 해야 할 경우 KF80이상의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폐가 건조해지면 염증이 생기기 쉬우니 매일 충분한 수분 섭취를 잊지 마세요.

 

 

 

기획 장혜정 참고 자료 간질성 폐질환 연구회,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감수 및 도움말 가혁 (인천 은혜병원 진료 원장) 사진 셔터스톡 

 

가혁 원장은? 천은혜병원 진료 원장으로 노령 환자들을 최일선에서 돌보고 있다. 노인의 만성통증 치료를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출판해 대한노인병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9년 한독과 대한가정의학회가 추최한 일차의료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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