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명의 김동익 교수, 혈관 관리의 시작은 '첫 진료'

기사 요약글

중년 이후 혈관은 주요 건강의 바로미터. 심근경색, 뇌졸중 등 무엇보다 생명과 직결되다보니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김동익 교수는 '장기전'에 대비하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워 관리하라고 조언한다.

기사 내용

 

*명의가 말하는 혈관 건강 시리즈*

1편.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 혈관 관리의 관건은 '첫 진료'

2편. 일산 차병원 순환기내과 김미현 교수, 폐경 후 여성에게 찾아오는 '혈관 적신호'

3편.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 '뇌졸중'을 말해 주는 신호들

4편. 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최윤석 교수, 나이와 상관없이 오는 '뇌졸중'

5편. 한동하한의원 한동하 원장, '살찐 혈관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

 

김동익 교수는 대동맥질환과 경동맥 협착 수술의 대가로 ‘혈관 명의’로 통한다. 대한혈관외과학회 이사, 대한정맥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며 최근 <몸이 되살아나는 혈관 건강 비법>(매일경제신문사)을 펴냈다.

 

 

 

 

혈관질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일선에 계시는 교수님께서도 이 점을 실감하시는지요. 

 

 

물론입니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문제지만 혈관은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자연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증가하는 만큼 관련 질환자가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흔히 ‘혈관 나이’가 언급되곤 하는데 40대에게 60대 혈관 나이를 진단했다고 해서 단순히 혈관이 늙었구나 정도로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보단 60대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심뇌혈관질환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겠죠.

 

 

‘혈관’ 하면 다들 ‘동맥경화’부터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아무래도 생명과 직결되는 혈관이기 때문이겠죠.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다 동맥혈관에서 비롯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정맥이나 모세혈관, 림프관도 혈관입니다. 일단 동맥에 문제가 생기면 동맥경화를 비롯해 복부, 뇌, 하지 등의 동맥이 풍선처럼 부푸는 ‘동맥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맥혈관이 고장 났을 땐 다리에 꼬불꼬불한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나 피가 쉽게 응고되는 정맥혈전증이 우려되죠. 림프관의 이상은 림프부종과 림프관염을 유발해 팔다리 등 말초 조직이 붓거나 고열을 일으킵니다. 몸 곳곳에 다양한 혈관이 분포돼 있으니 늘 관리하고 신경 써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안일하게 있다 건강검진 진단표의 수치를 보고 경각심을 갖게 되는 분을 여럿 봅니다.

 

 

물론 중요합니다만, 혈압의 정상 수치, 콜레스테롤의 정상 수치를 운운하며 ‘숫자’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정상군이다, 중증도 위험군이다 하는 식으로 내가 속한 구간을 알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죠.

비슷한 맥락에서 간혹 보호자 분들이 “선생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으니 오늘부터 우리 아버님 술 한잔도 하면 안 되죠? 그렇게 말씀해주세요” 하시는데 이와 같은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리’는 잠깐 반짝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데 제약이 많아지면 사람이 지치기 쉽죠. 혈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실감하는 저도 곱창에 소주 한잔을 즐깁니다.

 

 

그날 교수님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좀 과식했다 싶은 날엔 집 거실이라도 몇 바퀴 걸으며 부담을 줄입니다. 그게 무슨 운동인가 싶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 백번 낫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나쁘다며 무조건 피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콜레스테롤은 인체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거니와 남성 및 여성호르몬, 비타민D, 담즙 등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적게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지적하셨듯 혈관질환이 대부분 대사질환에서 비롯되다 보니 ‘식습관’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집니다. 

 

 

혈관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계획’입니다. 운동도, 병원 진료도, 식단도 모두 계획하에 이루어지는 것들이죠. 식단 계획을 세우실 때는 지방 섭취 조절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포화지방은 하루 에너지 섭취량의 7% 이내, 콜레스테롤은 하루 200mg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의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만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밖에 적절한 탄수화물이나 하루 25~30g가량의 식이섬유 섭취를 좋은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운동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심장 등 몸에 무리를 주진 않을지 걱정하는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심장박동수(이하 심박)를 고려해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법이 있습니다. 바로 카르보넨 공식인데요, 나이에 따른 최대 심박(220-나이)에서 본인의 안정 시 심박을 뺀 값을 운동 강도로 곱한 뒤 다시 본인의 안정 시 심박을 더한 값이 운동 시 목표로 하는 1분당 심장박동수가 됩니다.

예를 들어 50세 정상인의 최대 심박은 220-50=170인데 이분의 안정 심박이 70이고 60~80%의 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최대 심박 170-안정 시 심박 70)×운동 강도(60~80%)+안정 시 심박 70=130~150이 운동 시 자신의 목표 심박수가 됩니다.

 

 

혈관 건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지침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식습관, 운동 같은 생활적인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1번입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뇌로 가는 혈류에 문제는 없는지, 혈액검사에서 나타나는 이상 수치는 없는지 종합적으로 체크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약이든, 수술이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겠죠.

‘중년’부터 혈관 건강에 힘써야 한다지만, 요즘의 식습관이나 기대수명을 고려하면 늦어도 40대에는 혈관질환에 대한 ‘첫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걱정이 있겠지만 의사라는 전문가를 만났다면 앞으로 적절한 관리를 받게 될 테니 비교적 ‘안전권’에 들어왔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위험 요인을 줄이고 관리하면 유병장수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영하 날씨가 계속되는데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겨울철에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차가우면 수축하고 따뜻하면 확장되는 혈관의 성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이 겨울철 화장실에 가다 화를 당하는 것도 따뜻한 방 안에 있다 갑자기 집 밖에 있는 화장실을 가려다 보니 혈관이 오그라들었기 때문이죠. 자연히 심장이나 뇌에 혈류며 산소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갑작스러운 온도변화에 신체를 노출하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으니 외출할 때는 꼭 보온에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합니다. 

 

 

기획 장혜정 사진 표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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