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2021년 보수가 사는 길? 반공 프레임 벗기!

기사 요약글

기대 속에 출범한 21대 국회, 검찰개혁과 코로나19로 인한 대립으로 2020의 정치는 협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 사회에서 협치의 시대는 열릴 수 있을까? 야당의 대표적인 기획통 하태경 의원에게 2021년 해법을 들었다.

기사 내용

  

  

하태경 의원. 제19, 20, 21대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구갑)

열린북한방송 대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Q 2020년 대한민국의 정치를 한 문장으로 평가한다면?

 

저는 ‘신독재’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민주주의는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다수결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인권·공정의 가치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180석을 가진 이후 자유 인권을 억압하는 법을 마구잡이로 통과시키고 있습니다. 모양은 민주주의인데, 실제는 독재입니다. 입법 독재가 시작된 겁니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여실히 보여줬잖아요.

 

 

Q 원 구성부터 최근 검찰 개혁까지 올해 국회를 대치, 대결로 보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하 의원이 올해 국회에서 발견한 희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저항하고 여론에 나타납니다. 단적으로 지난 국회에서 통과된 공수처법은 민주당 마음대로 공수처장을 뽑을 수 있게 한 법이죠. 국민들은 공수처가 아니라 문수처’라고 봅니다. ‘친문들 범죄 막아주는 법’이라고 생각하죠. 예를 들면 윤석렬 검찰총장이 일시 부재 상태에 빠지자 친문 성향의 검사들이 원전 중단과 관련해 불법으로 자료를 파괴하고 인멸한 공무원들에 대한 영장 발부를 막았잖아요.

 

그러나 검찰청장이 다시 돌아온 뒤 바로 영장 발부되고 구속됐죠. 이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국민들은 공수처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는 겁니다. 공수처장을 마음대로 뽑아 친문 범죄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의도임을 간파했죠. 초기에 공수처의 본질에 대해 잘 모를 때 이 법에 대한 지지율이 60~70% 되다가 이런 모양을 보고 나서는 30%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높다는 겁니다.

 

 

Q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는 공통적으로 통합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도 각각 상대를 용서하지 못합니다. 하 의원 입장에서는 서초동 집회 참석자들을 어떻게 포용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또 진보에 대해 어떻게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을 포용하라고 말씀하고 싶은가요.

 

국민 통합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국민 통합의 원칙은 헌법입니다. 헌법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사람까지 통합의 대상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 초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은 반(反)대한민국이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줄었죠.

 

또 서초동 집회자 중에서도 조국 전 장관이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분들은 설득의 대상이지 그 입장을 수용해줄 수 없잖아요. 대한민국은 헌법에 기초한 법치국가이므로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동의하면 반대편이라도 타협을 할 수 있지만,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면 같이 의논할 가치의 공통분모가 없잖아요.

 

 

Q 야권의 기획통인데, 보수가 살아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정권교체 희망이 안 보인다는 말이잖아요. 보수가 이미 비주류가 됐어요. 보수라고 하면 이제 지역보다 세대가 정확합니다. 현재 콘크리트 보수는 60대 중반 이후예요. 30~50대는 비호감이고요. 반면 20~30대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반감이 커요. 일자리, 부동산 등 청년들의 기회를 없애는 정책을 하니까요. 그러니까 보수는 20~30대까지 확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종북 빨갱이 논리로는 이들에게 통하지 않아요.

 

이들 세대 간 가장 큰 차이는 60~70대는 핵을 가진 북한을 무서워합니다. 반면 20~30대는 북한을 우습게 봅니다. 북한의 핵은 한미공조로 막으면 된다고 판단해요. 체제나 경제는 아프리카보다 못하다고 보죠. 그래서 20~30대는 북한과 교류하거나 대화하는 걸 두려워하냐고 반문하죠. 20~30대는 자신들의 기회와 미래, 즉 인국공 사태, 부동산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아요.

 

60~70대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빨갱이 정책이라고 보잖아요. 반공 마케팅으로 풀려고 들어요. 이런 시각으로는 안 됩니다. 기존의 반공보수 주도로 가면 보수는 없어집니다. 결국 보수가 살려면 20~30대 청년 보수로 확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Q 386세대에 대한 비판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끌었지만 이젠 권력만 좇는 세대가 돼버렸고, 우월감에 휩싸여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386세대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활 386, 즉 취업도 해보고 회사도 세워보고 월급도 줘본, 경제생활을 성실히 해봤던 사람들입니다. 대다수가 여기에 속하죠. 다른 하나는 정치권 386입니다. 취업이나 창업 없이 30대 초중반에 정치권으로 유입된 사람들이죠. 기본적으로 경제생활을 체험한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붕뜬 386’이라고 할까요. 이들에게는 대학 시절 뇌리에 각인된 가치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진영론입니다. 국민을 적과 아군으로 나누는 거죠. 그래서 그들에게 보수는 적이고 타도 대상입니다. 이에 비해 생활 386은 경제개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냥 우리 곁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자식 잘 키우고 내 집 갖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죠. 기업이 잘되어야 하니까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고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붕뜬 386은 이런 생활 386과는 괴리돼 있어요. 문제는 생활 386이 붕뜬 386에게 부채감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자신들은 취직해서 여유 있게 살고 있을 때, 붕뜬 386은 젊은 시절 민주화 투쟁을 해서 감옥도 가고 고생했다고 생각하죠. 저는 이젠 그런 부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봐요. 붕뜬 386은 이제 권력층이 됐어요. 생활 386보다 더 누리며 살고 있잖아요.

 

 

 

Q 또래의 50대들이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합니다. 대부분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결국은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퇴직 이후 삶의 문제는 곧 저의 문제이기도 하죠. 저도 고민 많이 합니다. 일자리는 곧 기업이고 창업입니다. 중국에서는 하루에 300개 정도의 창업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일자리가 너무 없어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기업 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중국보다 강한 규제는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50대는 노하우가 많아서 창업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창업하면 패가망신한다고 말리고, 차라리 놀라고 하잖아요. 창업에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규제 철폐가 우선돼야 합니다. 두 번째로 창업 보험을 만드는 겁니다. 창업에 성공한 사람은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이를 이용해 보상하자는 거죠. 퇴직자 상생펀드도 좋고요. 그래서 성공한 기업들이 다시 20~30대를 고용하면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겠어요?

 

 

 

 

 

Q 2021년 국회의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공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을 능력주의에 기반하기보다 신기득권층, 즉 노조 중심으로 생각해요. 그러나 20~30대는 공정을 능력에 기반해서 봅니다. 시험을 쳐서 성적이 좋은 사람이 합격해야 하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부모가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합격시키잖아요. 20~30대가 이를 공정으로 보겠어요?

 

그리고 386 운동권 세대가 이제 신특권층이 돼 있고, 이들이 새로운 불공정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잖아요. 조국 사태가 대표적인 경우고요. 그래서 신특권층을 타파하는 일이 새해에도 화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정치인 하태경 의원은 국민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가 정치권에 들어온 지 10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고 정치를 시작했죠. 지금은 청년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태경이라고 하면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 청년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제가 정치를 그만두기 전에 20~30대 청년들이 결혼도 하고, 일자리와 자기 집도 갖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기획 이인철 장문식(정치 전문 기자)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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