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이색 힐링, 스님과의 차(茶)담 시간

기사 요약글

셰프 스님에게 제철 사찰음식을 배우고, 스님과 차를 마시며 자연스레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곳. 멀리 갈 필요없이 서울 한복판에서도 누구나 이 힐링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기사 내용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대로변을 따라 1분만 걸으면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이라고 적힌 눈에 띠는 건물이 나온다. 최근 건강을 생각해 종교와 무관하게 사찰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산속이 아닌 속세 한복판에 위치한, 그것도 불교의 음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니, 이름부터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은 다양한 전시와 체험, 강좌로 한국의 사찰음식을 알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이며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기관이다. 서울 종로의 조계사 템플스테이와 더불어 1,700여년 동안 내려온 한국의 불교 문화를 도심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마련된 공간이다.

 

 

 

 

 

계절이 깃든 건강 요리 배우는 시간
스님과의 사찰음식 수업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에 머물며 스님들의 일상을 직접 겪고 수행 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면, 이곳에서는 불교의 제철 건강식을 직접 맛보고 만들며 식재료에 감사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넷플릭스 다큐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 사찰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정관스님을 비롯해 홍승스님, 주호스님, 도림스님, 여거스님, 유화스님, Bojeon스님 등 내로라하는 사찰음식 전문가, 셰프 스님들의 질 좋은 강좌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비영리기관이라 1일 체험 1~2만원, 월 4회 강좌 15만원으로 수강료가 굉장히 저렴하다. 때문에 강좌는 오픈과 동시에 빠르게 마감되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등록 경쟁이 치열하다. 쉬운 단일 메뉴 요리부터 난이도가 높은 요리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니 수강을 원한다면 웹사이트를 수시로 들여보는 것이 좋다.

 

 

 

 

 

소소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茶시간
스님과의 차담

 


스님과 찻자리를 갖는 상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이곳 체험관의 터줏대감인 여일스님은 스님들 사이에서도 차에 조예가 깊기로 유명하다. 수십년간 차를 모으고 즐겨온 스님이 그날의 분위기, 찻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들 등에 따라 직접 찻잎을 골라 차를 내려준다.

 

 

 

 

"어떤 일을 하세요?"

"요즘 어때요? 괜찮아요?"

"차 좋아하세요? 스님은 차를 참 좋아해요"

"아침의 차 한잔은 정말 좋아요.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그날의 일과도 생각해볼 수 있고요"

"무엇보다 차를 마시면 좋은 건 찻자리에선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어서에요. 부부 사이는 물론 자녀와도 돈독해지죠"

"요즘 명상을 학원에서 배운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에요. 호흡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르게 한 뒤 가만히 나의 마음을 들여보는 것이 명상의 시작이에요"

"차 한잔 생각날 때 스님에게 오세요"

 

 

30여 분의 시간이 금세 흐를 만큼 스님과의 대화는 즐겁게 이어졌다. 지극히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마음 편히 나누기란 너무 어려운 게 요즘 세상이니 말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스님과 도란도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차를 즐길 수 있다니, 종교와 상관 없이 몸과 마음이 푹 쉬다가는 특별한 경험이 될 터다. 또 차는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효능도 다양한데, 스님이 내려준 따듯한 차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만으로 호흡이 차분해지고 머리도 맑아질 수 있다.

 

 

 

 

간단한 차담은 무료로 가능하지만, 좀 더 예를 갖춰 차를 마시며 전통 다식을 만들고 싶다면 1만원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향긋한 차 한잔과 다식을 곁에 두고 스님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프로그램 시간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스님들의 일정에 따라 차담이 어려울 수 있어 사전 전화 예약이 필수다. 이 외에 발우공양 체험 등 단체 예약 시에 가능한 여러 가지 불교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서울 종로구 율곡로 39 안국빌딩 신관 2층
영업시간 매일 09:00 - 18:00 월요일 휴관
02-733-4650
edu.koreatemplefood.com

 

 

기획 임소연 사진 박충렬(스튜디오 텐)

 

 

[이런 기사 어때요?]

 

>> 은퇴 후 전통주로 인생을 빚는 화학과 교수

 

>>국민연금으로 재테크 한다? 추납 기간 10년 제한

 

>>밤새 벽 보고 있는 반려견, 치매인가요?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