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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건 동물이건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화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치료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치매’라고 불리는 인지 기능 장애가 대표적인 질환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수의학 발달과 더불어 양질의 식이조절, 영양제 복용 등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5~10년 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치매가 발견되고 있다. 한 연구(1) 에 따르면 8세 이상 개의 14~35%가 인지기능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치매,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할까?
이렇게 관찰하세요
발생 초기
안절부절 못하고 공격성이 나타난다. 혼자 지내려는 시간이 늘어난다. 대소변을 잘 가리던 반려동물도 실수가 잦아진다. 정상적인 수면 패턴과 달리 낮에는 잠을 많이 자고 밤이 되면 잠에 들지 못하고 특정 공간을 배회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호기심이 감소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자주 관찰된다. 이 외에도 균형을 잘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면 치매 초기일 수 있다.
증상 악화
반려동물의 치매가 심해질수록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물거나 공격할 수 있다. 불안하면 목적 없이 방황, 배회하는 행동의 빈도와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시에 벽을 바라보고 멍하게 서있거나 벽에 머리를 대고 긴 시간을 유지하기도 한다. 가벼운 경련, 발작 증상, 호흡 곤란을 보이는 경우도 나타난다.
이렇게 검사하세요
다행히 치매 발생 초기의 이상 행동만으로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질병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다. 동물병원을 찾으면 증상이 뇌와 관련됐는지, 무관한 문제인지부터 감별한다. 뇌의 문제와 무관하다면 대개 대사 능력과 관련된 질환으로 치매 증상과 별개로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뇌와 관련됐다면 구체적인 진단을 위해 MRI 촬영이 필요한데, 사람과 달리 전신 마취가 요구되니 반려동물이 이를 견딜 수 있는 몸 상태인지도 반드시 진단해야 한다. MRI 촬영 후 확인할 수 있는 뇌 질환으로는 뇌종양, 뇌수막염, 노령성 전정계 증후군, 노령성 대뇌위축 등이 있다. MRI 촬영을 통한 정확한 진단에 앞서 간단한 문진표 작성만으로 치매 가능성과 정도를 가늠할 방법이 있으니 증상이 우려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게 치료하세요
검사 후에는 질환의 특성에 따라 치료와 관리가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많은 경우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보다 증상의 완화와 함께 반려동물의 삶의 질 개선과 유지 수준의 관리가 이뤄진다.
사람처럼 뇌 질환 시 적용되는 다양한 약물이 비슷하게 쓰일 수 있고, 약물의 효과가 좋다면 불안 증상의 완화와 더불어 공격성, 반복적인 행동의 감소 등 전체적인 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 이 외에 보호자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오메가3, 비타민E 등이 풍부한 음식과 영양제를 반려동물이 섭취할 수 있게 하면 치매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더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획 임소연 글 노현우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후 임상수의학대학원에서 외과/안과, 치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안과, 치과 전문 수의사로 블로그(blog.naver.com/pablo301)를 통해 여러 진료, 수술 사례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보호소에서 입양한 믿음직하고 얌전한 강아지 ‘미남이’를 키우고 있는 중.
(1) Canine Cognitive Dysfunction: Pathophysiology, Diagnosis, and Treatment , Vet Clin North Am Small Anim Pract, 2019 May;49(3):477-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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