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매 진료, 어디로 가야할까?

기사 요약글

치매가 의심될 때, 어디로 가야할까? 간단한 인지 기능 검사부터 MRI와 CT 등 전문 검사까지, 치매 진료 과정을 전문의에게 들었다.

기사 내용

 

*의사가 말하는 치매 시리즈*

1편. 서울아산병원 이재홍 교수,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여섯 가지 습관

2편. 가천대 길병원 박기형 교수, 충분한 숙면이 치매에 도움되는 이유

3편.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최호진 교수, '뇌세포 활성화하기'

4편. 분당차병원 김현숙 교수, 치매가 찾아오기 전에 지켜야 할 미리미리 치유법

5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배종빈 교수, 치매환자 보호자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

 

최호진 교수는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로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 및 인지중재치료학회 기획이사. 2019년 치매극복 유공자 부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일까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병적인 과정에서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뇌 손상과 퇴행성 변화를 줄이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하죠. 체질이나 유전적 차이가 있겠지만, 젊었을 때 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생기면 너무 공포감을 갖지 말고 차분히 대처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질환을 멈추게 할 방법은 없지만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 적절한 간호 간병을 통한 관리에 힘쓰고 있으니 함께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 나오는 치매환자를 보면 어린아이처럼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묘사되는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미디어는 아무래도 극적인 상황을 강조하다 보니 그런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보통 치매 초기에는 환자 스스로 인지기능 저하를 느끼기 때문에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 환자 스스로 통제가 안 되고 감정 제어가 어렵게 되면서 돌발 행동을 나타내죠.

 

 

보통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면 가까운 1차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2차, 3차 병원으로 가게 되는데요. 치매는 어디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치매는 기본적으로 신경과에서 진료를 보고, 이상행동 증상이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병행합니다. 치매는 진단 과정에 두뇌 사진이나 인지기능 검사 등 1차 병원에서 하기 힘든 검사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달리 2차, 3차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1차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단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죠.

 

진단 검사가 부담스럽다면 병원을 찾기 전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서 상담과 간단한 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치매안심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응급 상황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완치가 가능한 치매도 있나요?

 

 

뇌의 퇴행성 변화와 뇌졸중이 원인인 1차성 치매는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해 관리 차원의 치료를 진행합니다. 치매가 의심돼 찾아온 환자의 10% 정도는 2차성 치매를 보이는데, 조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이나 수술로 원인을 제거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수술 가능한 양성 종양이 있거나, 뇌실의 뇌척수액 압력이 증가해 보행이 어려운 수두증 치매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치매 예방에 좋은 활동을 추천해주신다면?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유산소운동과 새로운 학습 그리고 사람들과 감정적 교류를 꾸준히 할 것을 권합니다. 학습은 늘 해오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워야 효과가 있습니다. 흔히 고스톱이 치매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안 하는 것보다는 좋지만 익숙한 패턴 플레이는 크게 도움이 안 됩니다. 뇌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학습을 해야 하죠.

 

 

교수님은 치매 예방을 위해 하는 활동이 있나요? 

 

 

저는 한 달에 2~3권 정도 비의학 분야의 책을 읽습니다. 또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주간·월간 일정을 수기로 적습니다. 요즘 디지털 치매라는 말도 있는데, 거기에 보면 ‘유리감옥’이라는 표현이 나와요. 디지털에 갇혀 살다 보면 모든 것을 기계에 의존해 우리 능력에 한계가 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불편하더라도 아날로그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기획 문수진 사진 채우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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