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관절염, 치매, 췌장암? 잇몸병 방치하면 생기는 일

기사 요약글

각종 유해환경과 스트레스로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게 우리의 현실. 그러나 질병의 통로가 '구강'이라는 점은 알지 못한다. 그럼 입속 건강과 전신 건강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기사 내용

 

 

 

 

치아 건강은 잇몸에 달려 있다

 

 

과거 미국의 한 연구 기관에서 건강한 자연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를 3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3500만원으로 책정한 적이 있다. 의 저자인 류성용 치과의사 역시 치아 하나의 가치를 3000만원 이상이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밝혔다. 금액의 산정 기준은 차치하더라도 치아 하나가 지닌 묵직한 가치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의학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며 대체품을 쏟아내고 있는데 왜 여전히 자연치아가 중요한 걸까? 치아는 살아 있는 신체 기관으로, 즉각적으로 외부 자극에 대처하며 세균으로부터 구강을 지키며 각종 질환을 예방해준다. 임플란트와 같은 보철물은 자연치아가 가진 능력까지 대체할 수 없기에 자연치아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치아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잇몸 관리가 필수다. 잇몸이 건강해야 치아를 지킬 수 있는 것. 치주염은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잇몸이 붉게 변하거나 붓고 피가 나면서 치아를 흔들리게 해서 결국 잃게 만든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50대 이상 남성의 54.3%, 여성의 40.2%가 치주 질환을 경험했다고 한다. 중요한 건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류를 통해 치매는 물론 당뇨처럼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전신 질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치주 치료를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질환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주 질환이 유발인자라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100세 시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이 ‘구강력’이라는 반증이다. 먼저 내 잇몸은 치주염으로부터 안전한지 자가 테스트를 통해 살펴보자.

 

 

 

 

잇몸병 방치하면 이런 병 키운다

 

 

 

 

치매

 

치주 질환이 심할수록 뇌졸중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치매까지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과학 저널 에서는 치주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킨다고 발표했는데, 치주 질환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능력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6배 빠르게 퇴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더 흥미로운 결과도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치매로 나타나기까지 약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치과 질환 실태 조사에 따르면 45~54세 연령대에서 치주염이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여기에 25년을 더하면 치매환자가 급증하는 연령인 70대와 정확히 겹친다. 구강건강을 지키면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설탕 껌을 씹는 것이다. 껌 씹기는 치석 제거와 충치 예방, 치매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

 

잇몸병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라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손가락이나 무릎 등 관절 뼈에 통증이나 변형이 생기는 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은 잇몸 안 세균을 통해 항체 검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일산병원 치주과 김영택 교수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 53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치주염과 생활습관병의 상관관계’를 발표했는데, 치주염이 있을 때 류머티스 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1.17배나 높았다고 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한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인 만큼 평소 잇몸병에 자주 걸렸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췌장암

 

전 세계적으로 치주 질환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생율이 14% 상승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 팀은 그중 췌장암 발병 위험이 2배 높다고 발표했는데, 그 원인으로 치주 질환과 구취를 유발하는 진지 발리스와 같은 치주균을 지적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입안 세균을 감소시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한편에서는 치주 질환과 췌장암과의 연관성에 관한 데이터는 있지만 정확하게 규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학계가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다. 양치질은 기본, 평소 가글로 치주균이 활성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치주염 환자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치주염이 없는 사람의 약 2배라고 한다. 치주염 환자 가운데 당뇨병으로 진단받을 정도의 고혈당은 아니지만, 평균 혈당 수치가 높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즉, 치주염이 있다고 해서 당장 당뇨병에 걸리는 건 아니지만 당뇨 예비 환자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일본 도쿄의과치과대학 대학원 의치학종합연구소의 이즈미 유이치 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치주염이 있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석 제거와 양치질 지도를 했더니 평균 혈당치가 내려갔다고 한다. 치석과 플라그를 제거하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 역시 낮아진다는 것.

 

 

 

 

잇몸 살리고 치매 예방하는 껌 씹기의 효과

 

① 암 예방

침에는 발암물질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껌을 씹어서 침 분비가 촉진되면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② 면역력 강화

껌을 씹으면 부교감신경이 자극돼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가 증가하면서 면역력이 높아진다.

 

③ 입 냄새 및 입 마름 예방

껌을 씹으면 침 분비가 활발해져 입 마름 현상이 줄고 입속 세균에서 발생하는 입 냄새도 억제할 수 있다.

 

④ 스트레스 완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은 씹는 활동만으로도 분비된다. 씹는 횟수가 늘어나면 스트레스 완화 효과까지 볼 수 있는 것.

 

 

기획 서희라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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