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삶' 5년차, 서정희의 혼자서도 즐겁게 사는 법

기사 요약글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서정희는 이혼을 하고 나서야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오십 넘어 시작한 혼삶 이야기.

기사 내용

 

 

 

 

Q 최근에 낸 책이 곧 10쇄에 들어간다고요. 인기 비결이 뭘까요? 

 

 

솔직하고 정직하게 쓴 게 그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이 나이에 더 이상 뭘 더 가릴 게 있겠냐 싶어서 정말 제 이야기를 그대로 담았거든요. 그동안 광고나 방송에서 만들어진 이미지, 화려하고 럭셔리한 이미지만 알던 분들이 책을 통해 소탈하고 평범한 제 모습을 보고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책을 낸 게 처음은 아니에요. 지금까지 총 일곱 권의 책이 서정희의 이름을 달고 나왔죠. 이번 책을 비롯한 일곱 권 모두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썼어요. 저는 꼬마일 때부터 메모광이었는데,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늘 뭔가를 메모해요. 그날의 감정이나 영화 감상평, 음악 감상평 등 나만의 것들이 다음 날이면 흐릿해지는 게 아쉽더라고요. 온전히 내 마음과 머리에서 나온 메모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열매를 맺고 있는 것 같아요.

 

 

Q 이제는 작가 서정희라 불려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낸 책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제가 작가로 비쳐지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늘 작가로 불리길 원했고, 이번 책 <혼자 사니 좋다>로 꼭짓점을 찍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서정희’ 하면 ‘서정희 나이’가 관심을 받더라고요. ‘동안이다’ ‘이쁘다’ ‘늙었다’ 또는 ‘그 나이에’ 등 나이가 이슈가 돼요.

 

처음엔 속상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나이가 무기가 됐구나’ 싶더라고요. ‘이 나이에도 뭐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이가 든다는 건 심심하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뒤늦게 사회에 나와서 뭔가를 배우고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해서 심심할 틈이 없어요. 그러니 이제 제 나이가 무기가 된 거죠. 

 

 

 

 

 

 

Q 더 이상 서정희에 씌워진 선입견들이 두렵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저는 남의 옷을 입고 살아가는 데 정말 많이 지친 사람이에요. 이전에는 오롯이 가족을 위한 서정희만 있었기에 그게 제가 아닌 줄도 몰랐죠. 그런데 혼자가 되어 나를 위한 공간에서 나만을 위해 살다 보니 혼자 산다는 건 결국 나를 마주하는 훈련 같더라고요.

 

제 내면에는 성실, 인내 같은 단어들만 가득했는데 혼자 살면서 나도 몰랐던 고집스러움이나 유쾌한 부분을 발견하게 됐어요. 나를 안다는 건 자존감과 맞닿아 있잖아요. 이제 완벽하지는 않아도 예전에 비하면 사람들의 시선이나 편견에서 많이 자유로워졌어요.

 

 

Q 혼자가 되면서 가장 많이 변한 점이 있다면요? 

 

 

김승희 시인의 ‘내어주기’란 시가 있어요. “빈손이 없다. 사랑을 받으려고 해도 빈손이 없어 받지 못했다. 한 손엔 미움, 한 손엔 슬픔…” 이런 구절이 있는데, 정말 제 이야기인 것 같아 공감했어요. 저 역시 과거에는 손에 너무 많은 게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 많이 가볍고 자유로워지면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게 됐어요.

 

식당에 가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먼저 인사해요. 또 예전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모임도 나가고, 전시회나 음악회 등에 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해질 줄도 알게 됐어요. 예전의 저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변화죠. 

 

 

Q 그래도 외로울 때가 있지 않나요? 

 

 

전혀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사람은 혼자여서 외로운 게 아니에요. 각자의 삶 속에서 외로움을 느껴요. 공동체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고,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어요. 

 

 

 

 

Q 사람들이 이제 혼자가 된 작가 서정희에게 기대하는 게 있을 것 같아요.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에게도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요즘 북콘서트를 하고 있는데, ‘두렵지 않다’ ‘무서워하지 마라’ 이런 말을 많이 해요. 전 국민이 제 이혼 과정을 봤고, 제 아픔에 공감해주셨죠. 그래서 “용기를 갖고 같이 도전해보자”고 하면 제 진심이 전해지는지 모두의 눈빛이 반짝이는 게 느껴져요. 앞으로도 책을 내든 방송을 하든 이렇게 힐링을 주고받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Q 누구나 혼자가 되는 날이 올 텐데,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혼자 살면서 나이를 의식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나이를 의식하는 순간, 강박이 생겨요. 이 나이에는 이렇게 하면 안 돼, 저렇게 해야 해 같은. 나이를 삶의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내가 행복한가, 즐거운가’를 기준으로 삼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획 서희라 사진 채우룡(랄랄라스튜디오) 스타일링 강지연 헤어&메이크업 빅토리아, 김미소(애브뉴준오 청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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