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도 코로나블루?

기사 요약글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 탓에 여전히 긴장의 끈은 놓을 수 없고, 걱정과 불안으로 내 마음은 지친 상태다. 이런 내 마음,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을까?

기사 내용

 

 

 

휴대폰에선 긴급 재난 문자가 계속 울리고, 뉴스에선 여전히 코로나19 소식으로 시끄럽다. 긴장과 불안이 누적되었는지 이젠 우울감까지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때 자칫 자신의 감정에 소홀하면 ‘코로나블루(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증상의 경로를 파악하는 것. 우울함이 어떤 틈으로 내 감정선에 비집고 들어왔는지 여섯 가지 유형을 통해 진단해보자.

 

 

 

 

나는 어떤 유형에 해당할까?

 

 

생계먹구름형

“당장 이번 달 생활비는 어떡하지?”

생계와 직결된 경제적 수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면.

ex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 임금이 삭감되거나 무급 휴직을 권고받은 회사원

 

등잔밑이무섭다형

“내 주변에 확진자가 있다고?”

남의 일이라 간과했던 이슈가 막상 주변에서 일어나니 위협받고 있다고 위기감을 느낀다면.

ex 같은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늘어 불안한 주민

 

내마음은갈대형

“뉴스 봤어? 완전 큰일이래!”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제어력을 상실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고 있다면.

ex 하루 종일 보도되는 코로나19 관련 뉴스로 초조한 아내

 

섣부른판단형

“곧 나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잖아?”

사태가 곧 종식될 거라 확신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사태에 절망중이라면. 

ex 봄이 오기 전에 끝날 거라는 희망이 실현되지 않자 깊은 좌절감을 느낀 남편

 

공든탑무너짐형

“그동안 준비했던 게 다 물거품이 됐어. 할 수 있는 게 없어”

계획한 일정들이 무산되면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

ex 황금연휴에 맞춰 유럽 여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지만 취소한 모녀 여행객 

 

에너지분출형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 죽겠어”

밖에서 에너지를 얻는 유형인데 사회 활동이 단절되어 무기력해졌다면. 

ex 날이 좋아지면 등산, 동창회 등으로 한창 바빠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괴리감을 느끼는 중년

 

 

 

 

내가 어떤형인지 알았다면, 유형별 ‘심리 방역법’

 

 

생계먹구름형 → 일상에 몰입하기

무언가에 몰입하는 순간 불안한 마음은 설 자리를 잃는다. 몰입하기 좋은 방법에는 ‘안부 묻기’가 있다. 직접 못 만나도 전화나 문자로 안부를 묻다 보면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고,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기분이 환기되며, 이 상황을 다 같이 극복할 수 있다는 힘까지 얻을 수 있다.

 

등잔밑이무섭다형 → 일정한 기상 시간

수면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새벽 1시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아침에 피곤하고 낮이 되어도 활기가 없어 기분이 우울해진다.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려면 기상 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일찍 자게 되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내마음은갈대형 → 뉴스와 거리 두기

온종일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만 보면 우울감에 쉬이 사로잡히게 된다. 감정은 바이러스만큼이나 감염되기 쉽다. 우울증의 주된 전파 경로는 매일 접하는 뉴스와 SNS다.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만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섣부른판단형 → 현재 인정하기

상황이 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건 괜찮지만 불안한 마음을 빨리 없애려고 하면 덧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불안해도 된다. 감염병이 돌 때 불안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내 안의 불안을 그대로 인정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다.

 

공든탑무너짐형 → 성취감 느껴보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이때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어’라며 자책하기보다는 ‘되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실패의 쓴맛이 아니라 성취의 달콤함을 느낄 만한 작은 행동이 좋다. 이제껏 해보지 않은 간단한 요리에 도전해보자.

 

에너지분출형 → 가벼운 야외 활동

탁 트인 공간에서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것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좁은 실내와는 달리 야외 활동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바이러스라는 ‘외부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불안해서 활동을 완전히 멈추는 데 있다. 몸을 움직이고 감각을 깨우는 활동을 통해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다.

 

 

 

 

그래도 힘들면 ‘통합심리지원단’에 전화하세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크기값은 상대적이다. 심리 방역만으로는 코로나블루를 이겨내기 힘든 사람도 분명 있을 터. 이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마음 돌봄이들이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이 그 주인공. 이들은 전문 상담사로 구성되어 무료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4시간 언제나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 ‘공든탑무너짐형’에 해당하는 기자가 직접 전화해봤다.

“요즘 어떠세요?” 먼저 상담사는 기자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요즘 기분이 어떤지, 언제부터 지속되었는지 등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한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과 대답이 오갈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감정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껏 우울한 감정을 ‘없애는 것’에 급급해 정작 어떤 감정인지 들여다보지 못했던 지난날의 엉킨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기분이랄까?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었으니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상담사는 이 내용을 토대로 내담자의 정신 건강 단계를 구분한다.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거나 감정 반응이 경미하면 전화로 상담을 끝내고, 코로나블루 증상이 다소 의심될 경우 해당 지역사회의 심리지원서비스센터로 연결해준다.

만약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결해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상담은 좀 더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상담사는 기자의 우울한 감정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고 하니 ‘상황별 스트레스 관리법’을,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하니 경제적 지원 경로를 알려주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문제들이 어느 정도 수습되었고, “힘들면 언제든 다시 전화해주세요”라는 말을 끝으로 상담은 마무리됐다. 대화 시간은 15분 남짓. 그 짧은 대화만으로도 우울한 기분이 옅어졌고, 당면한 여러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신청은 1577-0199.

 

 

기획 우성민 일러스트 조성흠 도움말 김병수(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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