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인생훈련_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법

기사 요약글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까?’ 인생 2라운드를 앞둔 사람들의 고민이다. 매일 수련을 통해 변화하는 삶을 사는 고전인문학자 배철현 교수가 인생 재설계법을 알려준다.

기사 내용

 

‘완벽(完璧)’이란 단어에는 희망과 절망이 섞여 있다. 나는 오늘을 완벽한 하루로 보내기 위해, 산책하고 좌정하고 독서를 하고 글을 쓴다. 완벽은 언제나, 내가 다가가는 만큼, 저만큼 도망가는 신기루蜃氣樓다. 완벽은 나의 최선을 요구하는 희망이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한 가지에 몰입하도록 독려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완벽한 하루는 없다. 완벽을 향해 정진하면 할수록, 그 목표지점은 그만큼 저 멀리 도망가기 때문이다.

 

 

오늘을 완벽한 하루로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1970년대 완벽을 시도하여 깨달음을 얻은 새가 하나 있었다. 미국 작가 리차드 바크가 쓴 100쪽 분량의 단편소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주인공인 조나단이란 갈매기다. 조나단은 ‘완벽한, 그리고 최선의 갈매기’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여실이 보여준다. 조나단은 남다르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비행飛行이 아니라 음식飮食이 자신들의 삶에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조나단에게 절실하고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비행이다. 자신의 멘토였던 아버지도 조나단에게 비행의 목적은 먹이를 찾는 것이지, 비행자체가 아니라고 그를 나무란다.

 

 

 

 

조나단은 하루 종일 ‘완벽한 비행’ 그 자체를 위해 나는 연습을 한다. 빠른 속도로 수면으로 하강하다  갑자기 멈춰 다시 수평으로 나는 고도의 기술을 매일 매일 연마한다. 그는 이 반복을 통해, 자신의 비행기술의 한계를 조금씩 확장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호기심 때문이다. 그는 ‘가능可能의 한계限界’를 알고 싶었다. 그의 시도는 언제나 경계를 확장하기 때문에 종종 실패한다. 실패는 완벽을 갈고 닦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과정이다. 실패가 없는 성공이나 완벽은 존재할 수 없다. 어느 날, 그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수면위로 급강하다가 수면위에서 제시간에 멈추지 못해 거의 죽을 뻔했다. 시속 150km로 하강하다 벽과 같은 수면에 부딪혔다. 조나단은 자책한다.

 

“나는 갈매기다. 내 태생의 한계를 수용할 수  밖에 없다...만일 내가 그런 속도로 날 수 있다면, 매의 짧은 날개를 가지고 물고기가 아니라 뭍의 쥐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는 체념하며, 자신의 무능을 수용하고 다른 갈매기처럼, 구걸하며 연명하는 이전 삶으로 돌아간다. 그는 다시 해변 가에 나가 인간들이 주는 과자나 받아먹는 비참한 갈매기가 되었다. 자신은 완벽한 비행을 할 수 있는 예술가인데,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한 자신에게 실망하여 고민에 빠진다. 그는 ‘갈매기’로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비행 기술을 연마한다.

 

 

 

그는 자신의 날개를 매처럼 몸에 밀착하여 접으면서 날 수 있다면, 고속으로 날면서도 방향을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상상한다. 그는 수 만년동안 전승된 갈매기 비행기법을 버리고, 매의 비행기법을 연습한다. 조나단은 ‘갈매기’가 아니라 ‘매가 된 갈매기’다. 조나단은 마침내 시속 320km로 하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자신들의 동료들에게 새로운 비행을 선보인다. 그는 동료 갈매기들에게 배를 따라다니며, 어부들이 버린 물고기 머리를 먹으며 연명할 필요가 없다는 ‘복음’福音을 전한다.  그런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항상 배척당한다. 조나단의 새로운 비행기술은 동료 갈매기들의 시기와 질투대상이 되었다. 조나단의 행위는 ‘분별없는 무책임’이며 갈매기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고 허황된 꿈을 꾸게 하는 선동이다.

 


갈매기 의회는 조나단에게 갈매기 삶의 목표는 먹는 것이며, 가능하면 비굴해도 살아있는 것이라고 설교하면서, 그를 공동체에서 추방한다.
조나단은 홀로 ‘멀리 떨어진 절벽’에서 비행을 연습한다. 그가 슬픈 이유는, 자신이 소외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동료들이 완벽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슬프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잠재성을 찾지도 않고 훈련시키지도 않아 발휘할 수 없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자신의 식구만 먹고 살리던 시몬에게 예수가 말했다.

 

 

“깊은 곳으로 가라!” 이 말을 풀어 쓰자면, “당신은 자신의 최선이 발휘되는 가장 깊은 심연으로 자신을 몰아넣은 적이 있습니까?”

 

 

시몬이 깊은 곳으로 가자, 그는 베드로가 되었다. 조나단은 비행을 연습하면 할수록, 그 비행은 단순히 비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갈매기보다 물고기를 더 많이, 그리고 효율적으로 잡을 수 있는 기술이란 점을 깨닫는다. 비행을 위한 비행이, 결국에는 가장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 되었다.

 

 

조나단은 이 수련 중에 자신과 유사한 비행을 위한 비행을 연습하는 갈매기들과 조우한다. 이 도반들은 그를 ‘갈매기들 중에 갈매기’, 거의 완벽한 비행을 구사하는 갈매기에게로 데리고 간다. 그 갈매기의 별명은 ‘100만 마리 중에 한 마리’라는 이름의 갈매기다. 갈매기가 완벽한 비행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일천 번을 다시 태어나야한다. 태어날 때마다, 완벽한 비행을 일생동안 연마하며 천 번을 반복해야한다.

 

 

 

 

만일 갈매기가 자신의 삶에서 완벽을 연습하지 않는다면, 다음 생에서 다시 그 절차를 처음부터 밟아야한다. 조나단은 자신이 ‘뼈와 깃털’로 이루어진 새가 아니라, 완벽한 자유와 비행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더 잘 날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저 하늘에 존재한다. 그것을 시도하는 갈매기를 기다릴 뿐이다.

 

 

나는 어선 위 버려진 물고기 머리나, 여객선 승객들의 새우깡에 의존하는 허접한 갈매기로 생을 마칠 것인가? 조나단은 우리에게 조언한다. “찬란하게 비행하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그것이 당신이 짧은 인생동안 시도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완벽이란 완벽 그 자체가 아니라, 완벽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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