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을 찾는다면, 떡집 어때요?

기사 요약글

부부가 함께 일할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가? 프랜차이즈와 동종 점포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은 업종을 찾고 있는가? 일한 만큼의 정직한 대가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8년차 떡집 고수의 창업 노하우에 귀를 기울여보자.

기사 내용

 

‘도무지 틈이 없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독식은 자영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의 작은 희망을 무한대의 절망으로 수렴하게 한다. 어렵게 창업을 하고 가게를 낸들 한 두 달도 못 가서 이런 프랜차이즈 가게가 옆에 생긴다. 매출이 반 토막 난다. 몇 달 뒤 같은 업종의 프랜차이즈가 50미터 인근에 오픈한다. 매출이 삼분의 일로 줄어들고 이제는 문을 닫을지 말지를 고민해야 한다. 도대체 어떤 업종이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울 문정동에서 떡집 ‘떡다함’을 8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현창 대표(53)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영향을 안 받는 유일한 업종이 바로 떡집이라고 말한다. 최근 10여 년간 떡집이 많이 생겨나다가 지금은 조금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떡집은 기술이 있으면 노력한 만큼 수입이 나오는 업종이라는 것이다.

 

 

 

Q. 떡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전문학원이 있나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제 경우에는 친구네 떡집에서 2년동안 일하며 떡 만드는 기술을 배웠어요. 꿀떡, 절편, 가래떡 같은 기계떡 만드는 법을 먼저 배우고 콩,현미,흑임자 같은 재료 고르는 법도 배웠죠. 나중에는 가게 하나를 맡아 매니저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창업하시는 분들이 떡 기술을 배우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큰 떡집에 가서 일하면서 배울 수 있고, 또 하나는 학원이나 협회 같은 교육기관에 가서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가급적 떡집에 들어가 직접 일하며 기술을 배울 것을 권합니다. 최소 6개월은 남의 집살이 하며 고생해야 자기 가게를 낼 수 있습니다. 사장하고 똑같이 새벽 4~5시에 출근해 보고 배우고 직접 만들어 봐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서 포기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어렵고, 육체적으로도 고단한 일이거든요. 떡집 창업을 하겠다는 정확한 목표가 있다면 딱 6개월만 남의 가게 가서 고생하세요. 그 정도 각오도 없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Q. 기술을 배운 후 창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다른 업종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가게 낼 자리를 찾고, 인테리어 하고, 기계설비를 구입해 들이면 됩니다.
기계는 보일러, 롤러 2대, 제병기, 펀치, 꿀떡, 송편 성형기, 바람떡 만드는 기계, 쌀씻는 기계 등을 새 것으로 사면 약 3천 만 원이 듭니다. 여기에 5평 정도 급냉실(택배용 떡을 급냉하는 설비)을 설비하면 8백 만 원이 소요되는데, 작게 시작할 때는 4백 만 원 정도의 작은 냉동고를 구입해도 됩니다.
인테리어 비용은 약 2천 만 원 정도 예상하면 되고 가게 보증금, 월세는 지역과 상권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목돈이 조금 들어가긴 해도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Q. 점포의 위치는 어디가 좋을까요? 보통 재래시장 근처에 떡집이 많던데.

 


“옛날에는 그랬어요. 시장이 최고였죠. 그런데 요즘은 떡집이 대로변으로 나오는 추세입니다. 모든 장사가 다 그렇듯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소는 임대료가 많이 들어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버거워요.
제 경우는 아파트 밀집 지역 안에서 창업해 지금까지 장사를 하고 있는데 대로변만큼 유동인구가 많지 않지만 거주지역이라 타깃 고객(주부)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 지역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면서 단골 고객 확보가 쉽습니다. 처음 떡장사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부담 없는 장소입니다.
초기 자본금이 넉넉하다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에 점포를 열어 5천원, 1만원 정도 가격대의 식사대용, 간식용 떡을 현장 판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출근길, 등산로 입구, 지하철, 버스 정류장 주변…이런 장소는 워낙 사람이 북적이니까 현금이 잘 돌고 명절 때도 별도의 영업 없이 주문이 많이 들어옵니다. 지역에 특별한 연고나 영업력은 없지만 초기 자본금이 충분한 경우 이런 목 좋은 곳에서 창업 하는 것이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아요.”

 


Q. 떡 가게에 지역 연고와 영업력이 왜 필요한가요?

 


“ ‘사장이 지역의 대형 교회 교인이다, 친척이 성당이나 사찰의 신도회장이다’ 이러면 그 인맥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떡집 창업할 수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석가탄신일 같은 종교 행사뿐만 아니라, 신도들의 결혼, 장례 같은 애경사 시에 떡을 주문해 나눠 드시거든요.
이렇게 확실한 판매루트가 있어서 월매출을 어느 정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떡집을 창업해도 됩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평소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인적네트워크가 풍부한 분들은 다른 분들에 비해 훨씬 유리하지요. 떡집은 인맥 장사입니다.
제 경우 창업 초기 구청 선거관리위원회에 찾아가서 선거일 자원봉사자용 간식떡 주문을 따냈는데 그게 큰 힘이 됐어요. 이후에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웃에 있는 교회를 찾아가 주문을 받았지요.”

 

 


Q. 요즘 유명 떡집들은 택배 주문만으로도 엄청난 매출을 올린다던데 처음 창업하는 분들은 어떤 방식의 마케팅이 좋을까요?

 


“처음부터 전국구로 판매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대부분의 떡집은 그 지역에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떡을 팝니다.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교회나 성당 같은 종교 단체에 인맥이 있거나 큰 회사에 네트워크가 있어 정기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기본 매출이 사전에 확보되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떡은 사 먹던 곳에서 구입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먹어보고, 맛있는 떡이다 라고 인식되고 소문이 나야 단골이 생긴다는 말이죠.
그래서 단골손님을 확보할 때까지 기본 매출이 받쳐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초기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실 떡집 매출은 단체 대상 판매가 일으킵니다.
잘 되는 떡집은 전국 단위 택배 위주로 운영되는데 쑥떡, 인절미 같은 식사용 떡을 냉동해서 택배로 배송하죠. 그런데 처음 창업하는 분들은 이렇게 하기가 어렵죠. 젊은 떡집 사장님들은 창업할 때부터 온라인 쇼핑이나, SNS 마케팅 쪽으로 잘 기획해서 집중하더라고요. 성공하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중장년 층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와 페이스북으로 홍보마케팅을 조금 하고 있는데 그 쪽에서 올라오는 매출이 늘고 있어요.
그래도 중요한 건 떡 맛이에요. 맛이 없으면 재방문과 재주문이 안 들어오거든요.”

 


Q. 그 집만의 경쟁력 있는 떡 맛은 어떻게 개발하나요?

 


“처음 떡기술을 6개월 배우고 나면 기본적인 떡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웬만한 레시피를 익히게 됩니다. 백설기, 시루떡을 만들고 그 다음 단계로 두텁떡이나 영양찰떡 같은 난이도가 높은 떡을 만들게 됩니다. 기술 수준이 높은 떡일수록 지속적으로 만들어 보고 개발해 자기 것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같은 떡이라도 떡집마다 물,소금,설탕의 비율이 조금씩 다르고 들어가는 고명이 다르거든요.
저희 가게의 경우 들깨현미가래떡이 대표 떡인데요. 제가 만드는 이 떡은 다른 가게와는 다른 유일무이한 떡이라 할 수 있어요. 들깨뿐만 아니라 귀리, 서리태콩까지 들어가거든요. 자신만의 떡을 개발해 브랜드를 만들어야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나의 떡을 손님들에게 알리기까지 정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나를 잘 개발하면 이 메뉴 하나만으로 전국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고 택배 배송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런 떡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떡을 레시피 적으로는 습득했지만 그게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려면 현장에서 ‘ 맛있다, 맛없다’ 소리를 수 없이 들어가며 개발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메모하고 연구하고 원래 레시피에는 없는 다른 재료도 넣어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떡이 탄생됩니다.”

 

 

 


Q. 수입은 얼마나 되나요? 은퇴한 부부가 함께 일한다면 떡집으로 넉넉한 생활이 가능할까요?

 


“떡 가게는 다른 음식 사업에 비해 원가가 덜 들어가는 편입니다. 베이커리 원가가 가격의 60퍼센트 정도라면 떡은 30퍼센트 이하입니다. 그만큼 다른 업종에 비해 수익율이 좋다는 얘기죠.
가게 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월세가 150만원 이하일 때 하루 매출 40만원 이상, 월매출 1200만원 이상을 벌었을 경우 월 500만원 이상 수입이 가능합니다. 부부가 함께 일할 경우 두 사람 인건비가 나오게 됩니다. 종교 단체 같은 고정 거래처가 있다면 월매출 1500만원 이상, 월수입 600만원 이상 수입이 가능하고요. 보통 이상의 경우지만 이 정도면 노후에 부부가 생활하는데 문제 없어요.”

 


Q. 노후에 창업하기에는 일이 힘들지 않을까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체력 관리를 잘하면 떡집은 60세에 시작해서 70세 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부부가 함께 하기에 아주 좋은 사업이에요.
새벽 일찍 남편이 아르바이트 직원과 함께 떡을 만들고 아내는 오전 10시쯤 출근해서 포장과 현장 판매를 하면 됩니다. 오후에는 남편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나와 저녁에 문닫을 때까지 함께 장사하고 마무리하는 거죠. 일이 숙련되면 아르바이트 없이 부부가 운영해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문떡 만들기 위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요. 소매떡은 천천히 만들어도 되지만 주문떡은 나와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거든요. 주문이 많을 경우 새벽 4시부터 오전 내내 주문떡을 만들고 짬짬이 소매로 팔 떡을 만들게 됩니다. 오후에는 판매만 하면 되니까 좀 여유가 있어요.”

 

 


Q. 전통 음식이라 사양산업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도 사업전망이 괜찮을까요?

 


“예전에는 떡을 결혼식이나 장례식, 집안 잔치나 명절 같은 행사 때만 먹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식사 대용으로 많이 소비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일인가족이 증가하다 보니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다고 밥 대신 간편하게 먹는 이들이 많아요. 영양소도 충분하고요.
젊은층들이 요즘 떡에 생크림을 넣는다던가 피자처럼 떡을 만드는 등 떡에 베이커리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퓨전 메뉴를 만드는데 이게 아주 대박인가봐요. 이렇게 소비자의 트렌드를 잘 읽어서 거기에 맞는 떡을 만든다면 이 사업의 전망은 오히려 아주 밝다고 봅니다.
그리고 떡 사업은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예로부터 떡은 너와 내가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나누는 먹거리거든요. 덕이 떡이 되었다는 말도 있잖아요. 떡을 떼고 나누면서 사람 사이의 벽이 허물어져요. 제가 저소득층이나 노인들을 위한 봉사도 가끔 하는데 누군가 내놓은 쌀 4만원 어치가 제 손을 거치게 되면 10만이 넘는 떡이 됩니다. 이렇게 나누다 보면 열의 행복이 백이 되고 천이 되니 얼마나 행복한 지 몰라요.”

 


안용호(전직 에디터) 사진 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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