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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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기사 내용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시의 제목이다. 지난 삶을 반추할 때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상념에 젖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SNS란 창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거닐며 인생 후반전의 의미를 찾은 이들이 있다.
 

facebook

열정으로 뭉친 페이스북 행동가아나운서 윤영미

페이스북 팔로어가 6천422명이나 된다고 하자 윤영미 아나운서는 “어머, 그것밖에 안 돼요? 더 많은 줄 알았는데”라고 말한다. 방송계에서 소문난 마당발 인맥을 자랑하는 그녀다운 대답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어울리는 모습은 그녀의 페이스북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사진에서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 어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윤영미 아나운서. 나이는 어느덧 오십을 훌쩍 넘었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한다고.

“나이 들수록 열린 마음과 호기심, 두 가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뭔가 자꾸 가르치고 마음에 안 든다고 지적하면 ‘꼰대’ 소리밖에 더 듣겠어요? 지금은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가 싸이월드 시절에도 꽤나 유명했죠. 당시 배우 류시원 씨, 김혜수 씨 다음으로 일촌 수가 많았어요. 20대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싸이월드지만 40대 후반인 제가 매일 3시간씩 투자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것도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죠.”

꾸준한 SNS 활동으로 온라인상에서 먼저 친구가 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 친구가 된 경우도 많다. 그녀가 페이스북 활동으로 쌓은 것은 인적 네트워크만이 아니다. 나만 알기 아까운 맛집, 멋진 장소, 눈에 띄는 가치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는 데서 스스로 희열을 느낀다.

“최근에는 부산에 새로 문을 연 호텔에 다녀왔는데 건축도 훌륭하고 전망도 멋져서 여러 차례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또 핀란드 여행에서 알게 된 350년 역사를 가진 가위 전문 기업에 대해 소개했고요. 사실 이런 정보를 올리는 것은 많은 수고가 뒤따라요. 돈벌이가 되는 일도 아닌데 열심히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과 취향을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어서죠. 그 지점에서 저는 에너지가 생겨요. 한마디로 신이 나서 하는 거죠.”

나이가 들면 호기심이 사라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타인의 시선에 나를 가두는 일이 흔하다. 이들에게 윤영미 아나운서는 당장 밖으로 나가라고 조언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페이스북을 시작하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등 인생에 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야 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점들이 모여 면이 되고 어떤 형상이 생기게 됩니다. 나이 들수록 행동은 없고 생각만 많아지잖아요. 전 생각과 동시에 행동으로 실행해요. 페이스북이라는 제 도화지에 매일 제 삶의 점을 찍으면서요.”

www.facebook.com/1661482290
멋진 장소나 맛있는 음식,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라이프스타일 제품 정보를 볼 수 있다.

 

blog

파워 블로거의 인생 팔도유람가수 서수남

7080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서수남에게 최근 팔도 먹거리 선물이 쏟아진다. 여수 갓김치, 영광 굴비, 금산 홍삼에 부산 어부가 문어를, 전라도에 사는 이는 김치를 보내준다. 파워 블로거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그의 블로그 이웃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팬심 가득한 선물이다.

“제가 한 거라고는 사진 찍어 올리고 글 몇 줄 쓴 것밖에 없는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연예인들은 TV에 얼굴 안 비치기 시작하면 주변에서 한물갔다고 하고 거기서 오는 상실감도 엄청나죠. 하지만 저는 블로그 운영으로 바쁘고 여전히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살고 있어요. 한 닷새 블로그 포스팅을 안 하면 걱정하며 안부를 묻는 글이 쇄도할 정도입니다.”

1990년대에도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했을 정도로 서수남 씨는 자칭 ‘얼리어답터’였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곁에서 일을 돕는 매니저 덕분이었다. 2004년 불미스러운 가정사로 방송활동도 중단하고 위축되어 있을 때 매니저가 블로그 운영을 권유한 것. 그렇게 블로그에 둥지를 튼 ‘서수남의 마이 라이프’에는 맛집, 국내외 여행, 등산, 골프, 방송 이야기 등 수십여 개 카테고리에 다채로운 관심사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익숙하고 편한 것만 찾아 타성에 젖게 마련인데 서수남 씨가 살아온 궤적은 모험가 기질로 점철되어 있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에요. 모르는 게 생기면 지나치지 않고 꼭 발을 들여놓는 도전적인 성격이죠. 1962년 데뷔해서 20년간 활동하다 하청일 씨는 개인 사업을 시작하고, 나는 뭘 할까 궁리하다가 당시엔 없던 노래 교실이란 걸 처음 만들었죠. 곧 전국에 노래방 붐이 불어 소위 대박이 났어요. 고비고비마다 어려운 때도 있지만 도전하고 나면 내 삶에 변화가 뒤따라오는 게 이치더군요. 블로그도 마찬가지죠. 타인과 소통하며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되었죠.”

인터뷰 중 서수남 씨가 가장 힘주어 한 말은 “노년에 한가해지면 큰일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선 적적한 노년의 삶은 찾아보기 힘들다.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 위해 일상에서 늘 글감 소재를 발굴해야 해서 바쁘다고.

“현재 블로그 이웃이 1만2179명이고 이제까지 방문자 수는 6백40만 명을 넘었어요. 댓글 관리도 필수입니다(웃음). 만인을 향한 공개 일기장인 셈이니 이곳을 찾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사명감이 절로 들어요. 신기한 건 단 한 번도 악성 댓글이 달린 적이 없어요. 블로그에 실린 한 줄이 내 삶뿐 아니라 이웃들의 마음에도 좋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http://suhsoonam.com
맛집부터 여행 정보, 소소한 일상까지 서수남의 건강한 삶을 엿볼 수 있다.

 

instagram

인스타그램이 알려준 인생 사용법이노필건축디자인 김계연 대표

이노필건축디자인 김계연 대표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유명인들의 주거 공간은 물론 호텔과 리조트, 고급 주거 단지 스타일링 등으로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업 공간 디자이너다. 30년 가까이 다진 내공으로 손대는 곳마다 이슈가 되는 공간을 창조해왔다. 본업으로도 바쁜 그녀가 매일같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기록하고 저장하며 반응을 살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우연한 기회에 저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다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사실 전 이메일도 잘 안 들여다보는 성격이에요. 남들 다 하는 페이스북에 들어가본 적도 없고요. 제 나이 정도 되면 자기 얼굴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웃음). 그런데 소극적으로 하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 해서 적극적으로 했더니 더 즐겁더라고요. 지금은 거의 중독 수준이 됐어요.”

최근에는 가수 싸이 콘서트의 생생함을 고스란히 담은 동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그의 인스타그램만 보면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만큼 젊고 자유분방하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일상, 트렌디한 장소 소개, 더불어 런웨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스타일리시한 패션 사진으로 인기가 많은 인스타그램이지만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는 건 역시 그의 전문 분야인 인테리어 관련 피드다. 전문가다운 시선이 오롯이 담긴 공간 사진들이 김계연 대표의 독창성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테리어 쇼룸을 소개하고 휴가차 찾은 베트남 호텔 라이브러리의 조명 디테일에 감탄하는 글에서 공간 디자이너의 진정성이 묻어난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이제 2년 남짓 됐지만 오프라인까지 이어진 인연의 깊이는 도탑다. 팬을 자처한 교포와 미국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공간이 아름다워 추천한 LA의 카페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인친(인스타그램 친구를 칭하는 말)과 조우한 예기치 못한 경험은 인스타그램이 빚어낸 인생 추억이 됐다고.

“30, 40대에는 일중독이었고 50대에 들어서 완성도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제게도 슬럼프가 오더군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우울증도 떨쳤어요. 내가 모르는 다수의 타인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데서 오는 쾌감과 위안의 힘이 강력하더군요. 인스타그램이 저를 표현하는 포트폴리오인 동시에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죠. 곧 이노필 사무실 2층을 개조해 새로운 공간을 구상하고 있어요. 이 공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분에게 소개할 방법도 강구 중이에요.”

www.instagram.com/kyeyon2091
멋진 인테리어 사진은 물론 김계연 대표만의 패션 센스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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