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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일이다. 모 커뮤니티 모임에 나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성과 이야기를 하다 생리 이야기가 나왔다. 40대 후반의 여성이었는데 갑자기 생리를 1달에 2번 이상 한다는 거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갱년기 증상이라고 했단다. 갑작스러운 폐경 조짐에 너무 우울하다며 하소연하는데, 뭐라고 위로를 해야 될지. 그 분을 지금 만났더라면 자신 있게 ‘매주 섹스나 자위를 하세요’라고 권했을 텐데 말이다.
잦은 자위도 갱년기를 늦춘다
올해 1월 영국 런던의 한 대학교 연구진은 42~52세 여성 2,936명의 성과 갱년기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0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조사대상 여성들의 45%가 폐경을 맞았으며, 평균 나이는 52세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매주 섹스를 하는 여성들은 몇 달씩 성관계를 하지 않는 여성들에 비해 이른 갱년기를 맞이할 위험이 28% 낮았다. 매달 섹스를 한 사람들은 특정 연령에서 폐경을 경험할 확률이 성관계가 적은 사람들에 비해 19% 더 적었다. 또 직접적인 성교 외에 파트너와의 접촉이나 애무, 그리고 자위도 갱년기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메건 아노는 미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란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면역 기능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이 성적으로 활동적이지 않으면 우리 몸은 배란처럼 ‘값비싼’ 과정에 에너지를 할당하는 게 별로 이롭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른다"고 말해 연구를 뒷받침했다.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선택 사항
모든 여성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치료까지는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주요 치료법은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밤에 열이 오르는 등의 갱년기 대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생활 습관에 변화를 줘도 갱년기가 더디게 오는데 도움이 된다. 뼈를 강화하고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지방이 적고 칼슘이 많은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심장병과 홍조를 예방하기 위해 금연 및 음주 절제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섹스까지.
사실 섹스가 폐경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 주는 효과는 위의 연구 결과 말고도 의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정기적으로 섹스하는 부부들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호르몬 수치가 높고, 섹스 중에는 면역 항체 생산을 촉진하는 면역 글로불린 A의 양이 늘어나고 백혈구 수치가 높아져 인체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하니 말이다.
남편과의 키스도 싫다면
“하지만 난 남편이랑 섹스는커녕 입도 맞추고 싶지 않은데?”
50대가 되면서 부쩍 건강식품이니 요가니 하면서 몸을 챙기는 선배 J에게 섹스와 폐경기 기사를 톡으로 건넸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이 저렇다. 섹스 말고 애무와 같은 터치도 갱년기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키스가 애무지.” 라는 건조한 답변이 되돌아온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려 66%의 여성이 키스가 별로면 바로 성적인 끌림이 사라진다고 응답했다. 또 남성의 53% 그리고 여성의 15%만이 키스 없이 섹스가 가능하다는 리서치 결과만 봐도 키스는 여성의 섹스 라이프에서 대단히 중요한 단계다. 나쁜 키스 하나로 여자의 타오르던 불꽃이 즉시 꺼진다.
입술 대신 다른 부위에 최선을
혹 파트너와의 입술 키스가 만족스럽지 않아도 방법은 있다. 단 몇 번의 입맞춤으로도 상대의 무릎을 꿇리는 몸의 부위들이 있다. 귓불이 외음부의 내장 신경과 연결되어 있어 대단히 민감한 부위라는 건 널리 알려진 의학상식. 귓불과 얼굴이 만나는 곳에 당신의 부드러운 숨결과 가벼운 핥기만으로도 자극은 충분하다. 그리고 얼굴선을 따라 입술을 힘껏 비빈다. 혀의 평평한 부위를 이용해 세게 누르고, 얼굴선을 따라 아래위로 핥아주는 기술을 써볼 것.
그래도 안되면 방법은 있다
불만족스러운 섹스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으면 자위 타이밍이다. 눈앞의 파트너가 나를 절정으로 이끄는 게 아니다. 내가 절정에 오르는 거지. 둘이 하든 혼자 하든 엔도르핀을 생성해 인생을 한층 살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 성적인 활동은 필요하다. 오늘밤의 그저 그런 애무도 향후 닥칠 나의 갱년기를 조금 더 늦춰줄 거란 희망회로를 돌리면서 말이다.
기획 임소연 글 윤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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