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랑재>는 환대의 공간입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 더 나은 삶을 결심한 사람들 모두에게 가장 정성스럽고 따뜻한 대접을 선물합니다. 그 환대의 정점에 ‘음식’이 있습니다.
바랑재의 한식 다이닝에는 특별한 분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식의 대가’, ‘셰프들의 스승’,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라 불리는 조희숙 셰프입니다. 조 셰프는 바랑재의 조리 고문을 맡아 메뉴 개발을 총괄해오며, 평창에서 뜻을 펼칠 젊은 셰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한식의 품격과 가치를 지키는 다양한 현장에서 헌신해온 그녀는 ‘인생 후반기에는 나의 음식이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 만을 위한 것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위안을 전하는 음식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바랑재의 다이닝 프로젝트에 기꺼이 동참해주었습니다.
바랑재 한식다이닝 메뉴개발 및 조리고문
조희숙 (한식공간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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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Asia 50 Over 50 여성 유망인 선정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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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슐랭 멘토 셰프 어워드 수상(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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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50베스트레스토랑어워드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 수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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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집 조리고문, 한식진흥원 사외이사, 아름지기 식문화연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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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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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신라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 한식당 총괄 셰프
Q. 바랑재의 한식다이닝 프로젝트의 제안을 받고, 어떻게 참여를 결심하게 되셨나요?
A. 저는 40년 넘게 도심의 가장 화려한 주방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고 감사한 삶이었지만, 인생 후반기에는 제 자신과 저의 음식이 주목받고 추앙받는 것보다는 조금 더 다른 의미를 찾고 싶었어요.
제가 만든 음식이 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셰프로서 제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들이 젊은 셰프들의 재능과 기술 그리고 태도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요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요.
라이나전성기재단이 바랑재에서 하고자 하는 일, 비움과 나눔의 메시지는 이러한 제 인생 후반기의 요리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Q. 바랑재 한식 다이닝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A. 우선 강원도 대관령의 깊은 산 속에 있는 바랑재는 그동안 제가 요리했던 곳 중 가장 멀고, 외진 곳일 겁니다. '과연 이런 데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곳에 펼쳐진 공간이지요. 그래서 더 특별한 환대를 담고자 했습니다.
비싸고 화려한 도심의 파인 다이닝이 아닌, 굽이굽이 멀리까지 찾아온 귀한 손님에게 가장 좋은 식재료를 꺼내어 대접하는 강원도 대갓집의 상차림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각 상차림마다 먹는 사람의 건강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의미를 담았지요.
가장 먼저 먹는 초미 ‘죽상’은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위를 편하게 보호하는 음식을 차려냅니다. 2미는 함께 식사하는 이들을 서로 환영하며 잔을 부딪혀 담소를 시작하는 ‘주안상’과 ‘나눔상’입니다. 다음은 밥-국-반찬을 조화롭게 담은 3미 ‘반상’, 마지막은 소화를 돕는 차와 제철과일을 곁들인 다과상으로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Q. 지난 1년 동안 바랑재의 젊은 셰프들에게 100여 가지의 레시피를 전수하셨다고요.
A. 한식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또 발전하는데 있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정을 쏟은 일은 사람을 남기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랑재의 젊은 셰프들과 함께 하는 과정은 저에게도, 나아가 한식계에서도 매우 뜻깊은 일이었어요.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단순히 레시피를 전수하는 것을 넘어, ‘왜 이 방식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연구하는 자세를 항상 강조하는데요.
꾸준히 반복하고 숙달하는 기능적인 요리를 넘어, 어떤 식재료를 보고 자신만의 영감을 얻고, 고유의 영역과 철학을 만들어가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바랑재의 젊은 셰프들은 열정이 넘쳤어요. 스페인의 로컬 레스토랑과 사찰음식의 대가이신 정관스님이 계시는 백양사 천진암에서 수련을 쌓은 정예진 총괄셰프를 중심으로 제주도 5성급 호텔과 대형 리조트 등 저마다 다양한 현장에 있었던 20-30대의 젊은 셰프들이 이전에 각자 경험한 요리, 저에게 배운 요리, 바랑재가 위치한 강원도의 향토 음식을 서로 조화롭게 배우고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예쁘고 귀했습니다.
Q. 강원도 평창의 지역 식재료와 향토성을 담는 것에도 열정이 남다르셨는데요.
A. 좋은 재료가 없이는 어떤 기술과 정성도 빛을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셰프들에게 언제나 가장 설레고 신나는 무대인데요. 바랑재가 위치한 강원도가 바로 그런 곳이지요.
고랭지 채소와 산나물, 넓은 초원에서 길러낸 육류와 유제품, 오대산 강줄기를 따라 동해바다에서 얻는 물고기와 해산물까지 자연의 배려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식재료들입니다. 특히 바랑재에서 쓰는 고추, 가지, 양파, 당근 등 제철 채소들은 셰프들이 오대산 해발 900미터에 있는 농장을 찾아가 직접 공수하고 있어요.
오염되지 않는 땅을 고집하고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겠다는 철학을 고수하며 농사를 짓는 귀한 농부의 마음을 담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바랑재 한식 다이닝이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시는지요?
A. 단지 좋은 풍경을 보며 맛있는 식사를 하는 공간을 넘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나를 참 귀하게 대접해준 곳, 지난 삶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받고, 용기를 얻어가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의 회복이 필요할 때 맛있고 따듯한 음식이 주는 힘은 특별합니다. 그래서 바랑재의 셰프들도 단순히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고 새로운 한식을 연구하는 역할을 넘어, 누군가의 삶을 위로하고 배려하는 셰프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바랑재 한식다이닝의 이름은 ‘예미헌(藝味軒)’입니다. ‘한식의 예술(藝)이 담긴 깊은 맛(味)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美)을 서로 나누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혼자의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기꺼이 나누는 한식대가의 마음, 자연과 전통에서 배움을 얻는 젊은 셰프들의 열정이 담긴 바랑재 ‘예미헌’이 선사할 특별한 미식의 경험을 기대해주세요.
사진 경기도청, 한식공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