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돌봄캠프, ‘회복’의 시간을 열다
"10년 넘는 시간 속에서 신랑 병마와 싸우면서 외출 아닌 외박할 기회를 처음으로 얻어서 너무 감사해요. 신세계를 접하는 기분이고 날개를 단 기분이에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025년 봄, 치매환자를 가족으로 둔 한 간병가족의 소감은 짧지만 묵직했습니다.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1박2일 여행은 그 자체가 사치입니다.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치유'와 '회복'의 힘이 있습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의 대표 사업인 '자기돌봄캠프'가 올해도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총 11번, 143명의 참가자와 만났습니다. 치매돌봄가족, 가족돌봄 요양종사자, 장애인부모 등이 강원도 홍천 행복공장에서 1박2일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참여기관 또한 매년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마포구, 광진구 등 치매안심센터를 비롯,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 사회복지사 대체인력지원센터, 서울시동남어르신돌봄종사자지원센터 등 다양한 파트너 기관이 함께 했습니다.
#혼자 있고, 말할 수 있고, 울 수 있는 시간
자기돌봄캠프 참가자들은 대부분 '재가돌봄'을 하는 이들입니다. 배우자나 부모를 집에서 간병하는 분들입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25년 이상의 장기 간병인도 존재합니다.
지인, 자녀에게 가족을 맡기고 참가한 이 '특별한' 외박에서, 참가자들은 ♦놀이와 연극, ♦명상과 강의, ♦산책 및 자연체험, ♦모닥불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합니다.
특히 행복공장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1.5평의 '독방'을 사용합니다. '내 안의 감옥체험'을 통해 나와 고요히 마주하는 새벽시간을 갖습니다.
자신의 삶을 소재로 한 연극을 통한 치유와 공감은 가장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어떤 참가자는 눈물을 가득 쏟아내기도 합니다. "말할 곳이 없었는데 속시원했다", "(내 삶이) 인정받는 기분이었다"는 표현을 합니다.
#참여자들의 목소리
140여건의 참가자 후기를 보면, 참가자들은 돌봄에 지친 나를 뒤늦게 발견한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이번 캠프는 단순한 휴식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참가자들에게는 일상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건네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이 세상에서 힘든 사람이 너무 많구나,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 살았습니다. 아픔이 같은 사람들과의 공통점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배워갑니다. 그냥 감사했습니다."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환자도 잘 돌볼 수 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환자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볼 수 있다. 사랑의 바탕이 단단해야 덜 힘들고, 덜 화내고, 미움없는 진정된 마음으로 환자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배워갑니다."
"돌봄을 주다가 받는 사람이 되어서 너무 행복했고,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이라도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감사합니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게 있다는 것이 생소했어요. 즐겁고 행복한 깨달음의 시간이었고, 집으로 가서 실천할 수 있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괜찮다’는 말, 그 한마디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의 자기돌봄캠프는 2022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매년 더 많은 돌봄가족과 종사자, 사회적 고립 경험자들이 이 캠프에 참여하며, 쉼의 경험이 일상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평창의 한옥스테이 '바랑재'에서 돌봄캠프가 계속됩니다.
'돌보는 사람을 돌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재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