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전성기재단

11월, 건강한 삶, 행복한 가족 – 도심 속 겨울철새를 보호하자!
2013.11.27 조회수 976

 

처음에는 참 어색했다.
회사에서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일하는 차장님, 과장님 모습만 알고 있었는데,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엄마 아빠의 모습이 왜 이리 새롭고 낯설기만 한지.
모 차장님 아들은 저리 컸었구나… 저 과장님 아들은 아빠와 똑같네… 저 분 결혼했었어???
프로그램 시작을 기다리며 엄마, 아빠 모습을 입고(?) 나타난 직장 동료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무척 쏠쏠했고 간단한 가족 소개로 그렇게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인간들은 새들보다 몇 배나 크고 소리가 우렁참으로 섬세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 살짝 걱정되었다. 단언컨대 공룡보다 더 뛰어다닐 녀석들이지, 새를 위해 까치발을 설 녀석들이 아니지 않는가. 그 걱정은 아이들에게 일일이 망원경을 나눠주는 순간이 올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각자 망원경을 가지고 놀다 보면 소리 지르며 뛰어 다니지는 않겠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응??? 그럼 새 관찰보다는 망원경 놀이에 푹 빠질 텐데… 그건 어쩌지? 끊임없는 아빠의 사념을 자꾸만 이어지고, 지금부터 밖으로 나가서 새들을 관찰하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쪼르르 튀어 나가는 우리 아이들…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될까… 반은 이끌려 나간다.

 

 

저 새가 저런 새였어? 평상시 관심도 못 받고 날아 다니던 새들은 망원경을 통해 순식간에 친근해졌고, 그들을 관찰하는 재미는 의외로 쏠쏠했다. 나란히 줄 서 있는 아이들 사이에 슬그머니 끼어들어 나도 필드스코프 안을 들여다 보았다. 왜가리였다. 할일 없이 앉아만 있는데 어쩜 그리 우아한지. 한참을 설명을 들으며 생태 공원을 걸어 다녔다. 논병아리, 딱새, 두루미, 천둥 오리. 막힘 없는 선생님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엄마 아빠들은 참으로 온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사방 팔방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며 새들을 쫓아낸다. 선생님은 새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리지만 뭐 어떤가. 아이들도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그냥 그렇게 고개를 가로 돌렸다. 새 관찰을 마무리 한 후 체험관에서 새 집을 만드는 것으로 두 시간의 행사를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돌아오는 길에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외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래도 놀기만 한 것은 아닌가 보네, 스스로 오늘 하루 부모 노릇 잘 했다고 칭찬을 해줬다. 날은 어스름해지고 스산한 바람을 피해 집으로 가면서 우리끼리 웃으면서 이야기 하던 생각이 났다. 회사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주말 프로그램도 만들어주고, 우린 그냥 따라만 가면 되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혹시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또 다시 우리 공주님들 손을 잡고 참석하겠다고 다짐한다.

 

- 글 : 라이나생명 CS운영팀 소정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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