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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행동상담원으로 일하는 정호원 씨는 처음 어떻게 이 직업을 갖게 되었나요?
최근 몇 년 사이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강형욱 동물훈련사처럼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분석하고 교정하는 전문가인 반려동물행동상담원은 외국에서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는 직업입니다.
국내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입되었고요. 저는 원래 심리상담사였어요.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는데 키우던 시추가 1년 반이나 떨어져 있었는데도 주인을 잊지 않고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울림을 받았지요.
그 뒤로 각종 서적을 뒤져가며 개의 행동과 습성을 공부했고, 주위에 반려견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상담을 해줬어요. 반려동물행동상담원이란 새로운 직업에 비교적 쉽게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도 다 여기에 있죠.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요?
정부에서 시행한 교육과정을 통해 필수과목(동물행동학, 동물사양학, 동물의 다양한 문제 행동 유형 및 교정법)을 이수한 후 본격적으로 상담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짖거나, 주인을 물거나, 배변을 먹는 등 각종 이상 행동을 하는 ‘문제적 반려동물’을 접하게 됐지요.
그러한 반려동물의 문제는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사실 반려동물이 주인과 행복하게 공존하려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정해진 자리를 벗어나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주인이 강아지를 혼낸 경우 강아지는 배변을 해서 주인이 화난 것으로 오해해 아예 먹어치워 흔적을 없애기도 합니다.
다른 예로 주인의 손을 문 개가 잠시 뒤 다가와 혀로 핥는 행동을 하는 건 ‘네가 내 아래라는 걸 제대로 알려줬으니 이제 화해를 해야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데 주인은 사과의 의미로 오해합니다.
이런 동상이몽이 계속되다 보면 개나 주인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때 제가 개입해 주인에게는 개의 심리를 설명하고 개에게 적절한 교정 훈련을 실시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나요?
고객의 집으로 출장을 나가거나 상담을 해주기도 하지만, 강의 경력을 살려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 교육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 위탁 교육기관인 다우사회교육원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데, 여기서 동물행동학, 행동 교정, 사회화 훈련 방법 등을 강의 중입니다.
반려동물행동상담원은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 직업일까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직업으로 전직하는 분들은 대부분 전공이나 경력이 무관한 분이 많습니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직군이 많아 잠재성이 큰 영역이죠.
김정현 대표님의 직업인 동물재활공학사는 좀 더 의학적 접근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장애가 있거나 다친 동물을 위한 의족, 의수, 휠체어 같은 보조 기구 만드는 일을 합니다. 장애의 아픔을 겪는 반려동물에게 재활을 돕고 가족들에게는 희망을 선물하지요.
기존에는 없었던 직업인가요?
네, 제가 1호입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 사람의 의족과 보조 기구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우연히 사고로 꼬리가 절단된 돌고래에게 인공 꼬리지느러미를 만들어주는 뉴스를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키우던 고양이가 문틈에 끼는 사고로 장애를 얻어 죽음에 이른 가슴 아픈 경험 때문에 장애 동물에게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죠.
당시 국내 현실은 장애 동물에게 어떤 종류의 보조 기구나 의족, 휠체어조차 제작해 주지 못하고 90%를 안락사시키고 있었어요. 장애를 입고 버려진 반려동물을 보호하거나 처치할 방법이 없는 상황을 본 후, 제 역량을 발휘해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창직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당시 동물을 위한 재활 보조 기구 제작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기 전 해외에서 사례를 찾았어요.
동물 복지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검색하던 중 규모와 실력을 갖춘 네 곳의 동물 전문 의지 보조 기구 업체를 발견했는데 세 곳은 미국에, 한 곳은 영국에 있었습니다. 이 중 미국의 한 동물 전문 의지 보조 기구 업체에서 교육 승인을 받고 공부할 수 있었죠.
덕분에 페도틱(장애와 질환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이 있을 때 신발을 통해 발의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경감시키는 의료 분야) 교육과 동물의 의지 보조기 실무를 모두 배울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창직했는데, 한 달에 한 건 정도 문의만 있을 뿐 시작은 미미했어요. 그래서 유기견이나 재활 보조 기구가 필요한 반려견을 찾아가 보조 기구를 제작해 주면서 홍보했습니다.
반려견의 다양한 질환과 보행 장애를 연구하며 그에 맞는 보조 기구와 휠체어를 제작했지요. 이렇게 지난 5년여 동안 2000여 마리의 반려동물이 재활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동물 재활 보조 기구는 어떻게 만드나요?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갖게된 반려동물에 대해 수의사로부터 진단서를 받아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하고 나이, 크기, 체중, 질병, 사고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조 기구를 제작합니다.
의료 기구를 제작하는 일이라 인체 공학, 해부학 지식과 기술의 전문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해요.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거나 골절 등으로 인해 손상을 입고 고유의 기능을 상실했을 때, 의학, 공학 지식을 기반으로 결손된 신체를 대신하는 의족, 보조 기구, 휠체어 등을 제작하지요.
반려동물 보조 기구를 많이 찾나요?
현재 의지 보조 기구 가격은 맞춤 제품이 60만 원, 병원에서 판매하는 기성 제품이 10만~30만 원 정도입니다.
창직 초기에는 장애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맞춤 구매가 매출의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병원 구매가 늘었습니다. 수의사들이 재활 보조기구에 대해 알게 되면서 보호자에게 추천하게 된 것이지요.
현재 기성 제품 판매는 전체 매출의 30% 정도지만 비중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려인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직업일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뒤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그동안 장애 반려동물을 키우며 불편했던 사항을 담은 요구들이었지요. 지금까지 장애가 있는 반려동물은 집 안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다양한 재활 보조 기구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보호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요. 소비자가 가까운 동물병원이나 온라인을 통해 더 쉽고 저렴하게 동물 재활 보조 기구를 구매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표준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한 동물재활공학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동물재활공학사협회를 설립해 실무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고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애 반려동물 시장이 크지 않아 당장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초심을 생각하고 수익에만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단 한 마리의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제품이라도 수요가 있다면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연구 개발 비용을 아끼지 않습니다.
나로 인해 한 생명과 한 가족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자부심이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동력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동물재활공학사를 추천하나요?
먼저 동물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 동물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또동물의 질환을 잘 이해하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년 세대가 도전하기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동물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동물을 대하는 것보다 보조 기구 제작에 더 많은 시간을 쏟기 때문에 전문 기술 습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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