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생활비 다툼? 의외로 많은 부부들이 겪는 갈등이다. 수입은 반인데 돈 씀씀이는 그대로인 아내가 못 마땅한 남편, 소득이 줄었다고 생활비가 줄어든 건 아니라는 아내, 무한 반복되는 말싸움을 끝내고 싶다면?
P씨는 요즘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아내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솔직히 그는 그런 아내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P씨는 대기업 은퇴 후 몇 달 간 푹 쉬었지만, 동사무소의 계약직 업무를 시작하게 돼 적지만 월 100~150만원 정도의 고정 수익이 들어온다. 대기업 임원급 월급에서 갑자기 이 돈으로 생활을 하려니 빠듯한 부분도 있지만 자식들도 밥벌이를 하는 상황에 부부 두 사람이 먹고 살기엔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도리어 아내의 경제 씀씀이가 너무 컸나? 의심스럽다. 아내는 아내대로 가족 위해 헛돈 쓰지 않고 아껴서 산 자신에게 씀씀이 운운하는 남편에게 속이 상한다. 자식들이 적은 월급 받아 집도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남편이 조금 더 벌어주길 바랄 뿐이다.
Case. 잘 되면 내 덕, 못 되면 네 탓
중년 이후 부부 대화가 더 중요하다. 부부 대화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말하는 사람은 비난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고, 들어주는 사람은 방어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다. 즉, ‘당신이 잘못 살아왔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처해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고, 배우자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들어주는 것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다.
또한 부부에게는 인정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욕구를 인정받으려는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배우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허무함과 좌절감이 찾아온다.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는 배우자의 의견을 통해 스스로 잘 살아왔다는 긍정적 판단의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위 사항을 고려하여 다시 대화를 시도해 보자.
Solution. 당신의 노고를 인정합니다
부부는 ‘인생의 공생 관계’이기 때문에 자신의 인정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확인하고, 요청하고, 승인 받으려 한다. 배우자에게서 인정 욕구를 승인 받을 때 자신 또한 배우자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배우자와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것이다. 이것이 채워지지 않는 부부는 ‘나는 왜 배우자를 충분히 인정하려 하지 않는가?’ 자신에게 먼저 질문해야 한다.
기획 임소연 글 김숙기 사진 드라마 '부부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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