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부장들은 치매보험 어떻게 가입했을까?

기사 요약글

보험업계 평균 짬밥 20여 년차 ‘L사의 부장들’. 보험의 역사부터 상품의 디테일한 장단점까지 꿰고 있는 그들이 도처에서 만나 ‘치매 보험’을 이야기한다기에 쏠쏠한 정보를 얻으려 합석했다. 치매보험 선택 시 알아둬야 할 꿀팁들이 술술 흘러나왔다.

기사 내용

  

 

 

임복영 요즘 TV 드라마를 봐도 치매 이야기가 많이 나오던데, 이제 치매가 남이야기가 아니예요. 다들 치매 보험 준비하셨나요?

 

이승훈 저는 안 했지만 부모님은 가입해드렸어요. 치매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겁나더라고요.

 

임복영 저도 아직 안 했거든요. 근데 주변에서 권하더라고요. 치매 보험 들 때 염두에 둘 포인트가 뭘까요?

 

이승훈 결국 간병이죠. 요즘에는 진단금보다 간병비 혜택을 많이 찾는 추세예요. 기존에 있던 큰보장실버보험은 치매 진단 급부를 보장하는 상품이고, 시니어케어는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간병비가 지급되는 상품이었어요. 이 두 상품을 하나로 합쳐 나온 상품이 ‘더든든한간병비치매보험’으로 진단금 최대 500만원, 중증치매간병비 월 50만원을 보장합니다.

 

 

이정하 라이나생명 신사업팀 팀장(좌), 정택준 라이나생명 상품광고 제작팀 팀장(우) 

 

 

정택준 진단금도 예전 치매 보험 같은 경우엔 중증 치매만 해당됐는데, 사실 중증 진단을 받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경증 치매부터 진단금을 주는 상품도 있어요. 경증 치매는 임상치매척도인 CDR 판정 점수로 1~2정도인데, 이런 환자가 전체 치매환자의 67% 정도 되거든요.

 

이정하 저는 죄송하게도 부모님은 가입시켜 드리지 않고 제가 가입했어요. 제 머리 상태에 문제가 많은 것 같아서요(웃음). 저는 솔직히 치매에 걸릴까 봐 걱정되거든요. 술 마시고 나면 다음 날 기억이 잘 안 나고, 심각할 때는 이름도 기억 안 나요.

 

정택준 그건 알코올성 치매 아닌가요(웃음)?

 

이정하 건망증 증세가 악화돼 치매가 될 수 있잖아요.

 

정택준 혹시 가족력이 있으세요?

 

 이정하 할머니가 치매를 앓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더 걱정돼요. 저 같은 40대도 경증 치매가 올 수 있어요. 중증으로 와병 상태가 되는 걸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지금 자꾸 깜빡깜빡하는 상태를 봤을 때 안 좋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치매 보험에 가입했죠.

 

정택준 저는 아내와 같이 가입했는데, 치매 보험 들면서 어머니 것도 살펴봤거든요.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치매 보험이 있는데, 보험료는 비싸고 보장받는 기간은 짧아서 크게 혜택이 없더라고요. 65세부터 90세까지 납입, 보장되는 보험이 44,300원이고, 75세에서 90세까지 납입, 보장되는 상품이 74,000원이에요. 치매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사실 이미 늦은 거예요. 65세 이상은 늦은 셈이죠. 요즘은 비갱신보험이 많아서 40~50대에 준비하면 합리적인 보험료로 들 수 있어요.

 

임복영 비갱신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정택준 네, 요즘은 비갱신 조건도 많이 따져요. 갱신형과 비갱신형 중 어느 게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순 없지만, 보험료 오르는 것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큰 편인 것 같아요.

 

이정하 대부분 보험의 주 타깃이 40대이다 보니 치매에 대한 관심이 덜하긴 해요. 저는 10년 담보로 설계했어요. 보험료는 비싸지만 그때까지는 제가 회사도 다니고 경제활동을 할 테니 보험료 낼 여력이 되잖아요. 그래서 보장이 제일 큰 걸로 받을 수 있게 했죠. 아내가 30대인데, 같이 가입했습니다. 요즘은 30세부터 치매 보험 가입이 가능해요.

 

정택준 옛날엔 치매에 대한 인식이 낮았어요. 나이 든 분들한테 이상 증세가 오면 그냥 나이 들어 그렇다, 노망이다 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 경증 치매였을 가능성이 높아요. 또 전보다 오래 살면서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졌어요. 

 

 

임복영 라이나생명 TM영업센터장(좌), 이승훈 라이나생명 영업 교육 팀장(우) 

  

 

임복영 100세 시대인데, 유병장수 시대를 살려면 치매 보험이 꼭 필요하겠어요.

 

이승훈 오래전에 친구가 중국에서 박사 과정 중에 갑자기 귀국한 일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판정을 받으셨는데 어머니 혼자 돌볼 여력이 안 돼서 돌아왔다는 거예요. 삼형제 중 막내인데, 다른 형제들은 가정이 있어서 미혼인 자기가 모시기로 했대요. 그렇게 7년 동안 아버지를 돌봤는데, 결혼도 못하고 일도 못하니 너무 힘들어서 결국 독립해서 나왔어요.

그 친구 말이 어느 작가가 비극적인 상황을 시나리오로 쓴다고 해도 치매 가족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근처도 못 갈 거래요. 주말에는 돌봄 서비스가 쉬니까 가족들이 돌보는데, 같이 목욕탕 한번 가는 것도 하루 종일 걸린대요. 제가 보험회사에 다니니까, 치매 보험에 대해 깊이 생각해달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정택준 국내에 있는 치매환자 가족이 315만 명이에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평균 유병 기간이 9~12년인데 때에 따라 15~20년까지 갈 수 있어요. 그래서 치매 보험은 간병비를 얼마나, 언제까지 주느냐가 중요해요.

 

이승훈 얼마 전 TV에서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돌보는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걸 봤어요. 한쪽에선 자신을 낳고 키워주신 분을 어떻게 요양병원에 보내냐 주장하는데, 이를 반박하는 분이 “요양병원에 보내면 불효자라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치매 가족이 되어보셨냐”라고 했어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거죠. 시아버지가 치매인데, 남편은 회사 가고 며느리가 수발을 들며 살아요.

아무리 효부라도 10년간 시아버지 대소변을 받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거죠.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생기면, 제일 처음 하는 일이 누가 돌볼지 상의하는 거잖아요. 모두 다 힘들지만 요양병원으로 보내자는 말을 아무도 못 꺼내요. 그래서 결국 돌아가면서 모시자고 하죠. 이럴 때 치매 보험으로 진단비만 받은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진단비가 3,000만원 정도 나온다고 하면, 처음 모시는 자식이 의료 기구를 사거나 병원비로 어느 정도 금액을 쓰죠. 다음 차례로 갔을 때 그 돈은 절반 이상 줄어들어요. 그다음으로 가면 더 줄고 남아 있지 않겠죠. 결국 나중에 모시는 사람은 지원금이 없으니까 불만이고 가족 불화가 생겨요. 결국 케어는 돈 문제로 이어져요. 그래서 진단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매월 나오는 생활비와 간병비가 있어야 안정될 수 있어요.

 

임복영 간병비가 진짜 중요하네요. 그런 면에서 요즘 치매 보험은 케어서비스까지 포함돼 디자인이 잘되어 있죠. 재가급여와 간병생활자금 보장도 가능하니까요.

 

이정하 저희 부모님을 가입시켜 드리지 못한 게 죄송하네요. 그런데 실버 보험도 그렇지만, 사망이나 치매 보험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암보험보다 더 껄끄러워요.

  

이승훈 힘든 얘기지만 현실적인 문제니 말씀 드려야죠.

 

정택준 그래도 예전보다 인식이 좀 바뀌긴 했어요. 옛날엔 치매 얘기를 꺼내면 친구들 중에 내가 제일 똑똑하다며 절대 안 걸릴 거라고 하셨거든요. 하지만 치매가 오는 건 한순간이고, 누가 언제 걸릴지 모르는 거잖아요.

 

임복영 100세 시대인데, 너무 암보험만 생각한 거 같아요. 암이 살아가는 데 가장 치명적인 질병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치매가 더 위협적인 거 같아요.

 

정택준 요즘은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고 하잖아요. 암은 오히려 생존률이 높아졌어요.

 

이승훈 치매의 원인을 아직까지 모르고, 예방법을 지켜도 100% 안전할 순 없으니까요.

 

임복영 오늘 이야기를 나누니 현타가 오네요. 아직 기억이 맑을 때 준비해야 할 거 같아요. 다들 준비하실 거죠?

 

 

기획 문수진 사진 이준형(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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