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달라지면서 제례 문화도 바뀌고 있다. 한 평생 남편의 조상님들을 모신 K여사도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제사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K여사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남편과 제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4대 장손인 남편과 결혼 후 시댁 조상님을 모시기 위해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년 8번의 제사 준비에 힘을 쏟았다. 그 세월이 어느새 40년이 되었고, 그러는 사이 K여사도 환갑이 훌쩍 지났다.
이제는 간소화하거나 그만둘 때도 됐는데, 남편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을 비롯해 할머님, 할아버님, 심지어 증조할머님, 할아버님 제사까지 모두 챙긴다.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며느리에게 그런 부담을 안겨줄 자신이 없다.
Case. 며느리 도망치는 꼴 볼래?
위 사례의 부부 대화는 두 가지 문제를 고쳐야 한다.
1. 대화 방식의 문제
위 부부 대화의 목적은 ‘문제 해결’이다. 대화를 하면서 지금 우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생각한다면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내가 미쳤지.” “더 이상 어쩌라는 거요!”, “당신은 왜 그렇게 고리타분해요.” 와 같은 불필요한 말들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말은 아무 목적이 없는, 굳이 있다면 ‘감정 상하게 하기’라는 목적을 가진 허무한 말들일 뿐이다.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2. 인식의 문제
시대가 달라져 제례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제사 참여와 제수 비용, 음식 장만 등으로 가족 갈등을 겪으면서 각 가정마다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평화적인 합의를 통해 간소화 추세로 가고 있다. 형식이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무런 대안 없이 옛것을 고집하는 것은 자칫 배우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제사의 덕목은 조상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형식은 변화를 주되 조상에 대한 마음은 깊이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Solution. 차례상 장 보기부터 직접
살다 보면 정도의 차이, 형태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부부에게나 갈등과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건강한 부부는 그 문제를 지혜롭게 잘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어떤 면에서 약간의 갈등은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기획 임소연 글 김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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