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임영웅-송가인 찾기, 트로트 무한대전의 결말은?

기사 요약글

미스-미스터 트롯, 유산슬 프로젝트, 올 추석엔 <나훈아 쇼>. 지난해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날이 갈수록 더 뜨겁게 불고 있다. 방송마다 끝없이 트로트 프로그램으로 내놓고 있는데, 과연 트로트의 세계는 어디까지 확장될까?

기사 내용

 

 

 

 

트로트 열풍은 계속된다

 

 

작년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 쉽게 사그라들 거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지만, 약해지기는커녕 더욱더 강하게 불고 있다. TV 조선의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 학당>이 여전히 수목 밤을 장악한 한편, 뒤늦게 가세한 MBN의 <보이스 트롯>결승전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2부) 18%까지 치솟으면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그러자 공중파까지도 트로트 서바이벌에 가세한 상황. 일찍이 <트롯 신이 떴다>를 편성하며 레전드 트로트 가수들 위주로 끌어갔던 SBS도 시즌 2에서는 포맷을 바꾸어 남진, 진성, 주현미, 장윤정을 심사위원으로 내세운 거 바이별로 새롭게 태어났다.

 

9월 9일 첫 방송에서는 3부 시청률이 12.4%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그 전주에 비하면 3부 시청률이 2% 이상 상승한 것. MBC는 지난 추석 특집으로 “K-트로트 지역 대항전”을 표방한 <트로트의 민족>을 방송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지역별로 팀을 짜고 팀별 멘토가 구성한 단체 곡으로 탐색전 대결을 펼친 특별판 포맷의 이 프로그램은 추석 특집 중에서는 전국 가구 시청률 10.7%를 기록하며 성과를 올렸다.

 

 

 

 

방송가, 제 2의 임영웅, 송가인을 찾아라  

 

 

그 이후의 정규 방송에서는 트로트 가왕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1월에는 KBS에서도 비슷한 포맷으로 <트롯 전국 체전>을 시작한다. 글로벌 대표 김연자, 전라도 대표 남진, 제주도 대표 고두심 등 막강 대표단을 내세우며 지역의 감성을 보여줄 지역 신인을 발굴해서 글로벌 가수로 키운다는 취지이다.

 

트로트 서바이벌 예능의 전성시대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작금의 상황에는 딱히 복잡한 분석이 필요하지도 않다. <내일은 미스트롯>이 점화한 트로트 열기는 변화보다는 충실함을 중요시하는 고정 시청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들은 콘텐츠 자체에 쉽게 질리지 않으며, 트로트라는 전통 장르에 대한 성실성도 강하다. 트로트 콘텐츠는 TV의 리모컨을 쥐고 있는 50~60 대에는 기본적으로 어필하지만 트렌디한 느낌을 가미해 젊은 시청자도 잡았다.

 

이렇게 일정한 시청 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범람에 깔려 있다. 이제 정통적 방송국은 핀치에 몰릴 만큼 몰렸다. 예능의 새롭고 혁신적인 포맷은 종편이나 케이블을 넘어 OTT, 유튜브에 다 빼앗겼다.

 

 

 

 

언택스 시대의 트로트, 행사보다 방송 

 

 

지난 추석 파일럿들만 해도, 라면 예능이나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지만, 시청자들을 다 몰아간 건 <나훈아 쇼>를 필두로 한 트로트 프로그램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해도 젊은 층에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보수적 지상파에서는 전통적 시청자들의 취향에 호소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을 냈다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인다.

 

거기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행사들이 거의 없어진 현재 상황도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숨은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지역 축제가 주 활동 무대였던 가수들은 방송을 통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이 장르의 인기 가수들은 오프라인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겹치기 출연을 할 수 있는 짬을 낼 수 있었다.

 

트로트의 인기는 급속도로 치솟았지만,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막히면서 방송을 통해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들처럼 정통 방송 외에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팬들이 많기에 TV가 그들의 주된 채널이 된다. <복면가왕> 등 노래 예능에 트로트 가수들이 많이 출연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로트 팬덤, K-트로트로 확장 가능성은?

 

 

한편으로는 서바이벌 포맷은 늘 대상만 달랐지, 2000년대부터 꾸준히 인기가 있었던 포맷이기 도 했다. 음악은 가요, 밴드, 힙합, 아이돌 등 장르만 바꿔가며 줄곧 서바이벌을 해왔고, 매번 첫 시도는 열광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미 한국 TV에서는 <슈퍼스타 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이 초반에는 한국을 뒤흔든 프로그램으로 여겨졌던 역사가 있다.

 

케이블에서 하나의 프로그램이 뜨면, 지상파에서는 뒤늦게 그를 본뜬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그 서바이벌 포맷의 수명을 단축한다. <프로듀스 101>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을 때, KBS가 <더 유닛>, MBC가 <언더나인틴>이라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다는 평이 있었다.

 

지금의 트로트 서바이벌이 어떤 길을 갈지 현재 시점에서는 냉철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아무리 성실한 시청자라도 김연자, 남진, 장윤정, 주현미, 진성이 반복되는 똑같은 멘토 진에 언제까지 열광할 것인지, 이런 “레전드 선배”들의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는 신인들의 발굴에 관심을 보일지는 명확히 짐작하기 어렵다. 이미 트로트 서바이벌로 등장하여 확고한 팬덤을 형성한 송가인, 임영웅, 그리고 미스터 트로트 출연자들이 있는데, 트로트 시장이 더 많은 신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무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아이돌 산업의 경우에는 해외 시장을 넓혀서 판을 바꾸었는데, 상대적으로 트로트 장르는 해외 시장에 걸 수 있는 기대가 적다. 물론 KBS에서 “K-트로트”라는 이름을 건 것, 글로벌 대표라는 이름으로 김연자를 섭외한 것을 보아 어느 정도 해외 파이를 키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명확한 플랜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요지는 너무나 단순한 진실이다.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 정이 깊고 오래 가는 시청자라고 하더라도 안이한 기획에는 열광하지 않는다는 것. 재능 있는 가수들은 늘 있겠지만, 그들을 매력적으로 내놓는 일은 방송의 몫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해가 반복되면서 운영이나 출연자 자격에 대해서 여러 잡음이 있었듯이 그를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도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트로트 장르에 대한 중장년층의 애정을 악용하고 착취한다면, 살아남는 자는 결국 소수가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적은 소수만이 남을 것이다.

 

 

사진 KBS, MBN, Mnet,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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