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러도 계속 먹게 돼' 먹방의 시대, 과식 피하는 법

기사 요약글

소화불량의 주범은 과식이다. 위장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라 음식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외치지만 왜 머릿속에서는 자꾸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는 걸까? 이유를 알면 답이 보인다. 과식 유형별 처방전.

기사 내용

 

 

밤만 되면 야식이 당겨요. 배고프진 않아도 일단 먹고 보는데, 막상 먹다 보면 배고팠나 싶기도 해요.

 

Reason 1

맵고, 짜고, 달달한 음식

 

일반적으로 동물은 일정량을 먹으면 대개 만족하고 더는 먹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현대인은 ‘밥 배와 후식 배는 따로’라며,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먹는 게 일상이 됐다. 그 이유는 맵고, 짜고, 달달한 음식에 길들어졌기 때문이다. <과식의 심리학>의 저자 키마 카길 박사는 “설탕, 소금, 지방이 혼합된 인공적인 감칠맛이 행동을 조절하는 뉴런을 자극해 먹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한다. 허기나 포만에 좌우되던 식욕이 강렬한 맛에 종속되어 과식으로 이어진다.

 

solution

인지 각본 만들기

 

음식에 대한 충동적 생각을 충분히 억누를 수 있는 문장을 미리 만들어놓는 것을 ‘인지 각본’이라 한다. 예를 들어 한밤중 치킨 광고를 보고 급 치킨이 당겼다고 하자. ‘오늘 밤에는 치킨이 당기네. 조금만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미리 준비한 대사로 이 생각을 없애준다. ‘보나 마나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될 거야. 지금 참으면 내일 아침에 속이 더 개운할 수 있어.’ 

 

 

 

집 앞에 편의점이 있는데, 꼭 한 번씩 들러야 마음이 편해요. 결국 뭐라도 사 가지고 오면 또 먹게 되죠.

 

Reason 2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환경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쉽게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언제든 음식을 구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음식 섭취의 강력한 동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종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먹는 데 익숙해진 개는 나중에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지만, 현대인은 침이 고이면 곧바로 음식을 구해 욕망을 풀 수 있어 조건반사적으로 음식을 과잉섭취하게 된다.

  

solution

경쟁 행동 만들기

  

경쟁 행동이란 피하고 싶은 행동에 저항하기 위한 새로운 행동을 말한다. 이를테면 퇴근할 때 식욕을 자극하는 패스트푸드점 골목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간다거나, 집에서는 냉장고가 있는 주방 쪽으로 아예 가지 않거나 특정 시간대에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는 식이다. 익숙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아야 과식으로 이어지는 동기를 끊어낼 수 있다.

 

 

 

 식욕 조절이 안 돼요. 마인드 컨트롤을 해봐도, 결국 그 한 입을 못 참고 폭풍 흡입합니다.

 

Reason 3

먹고 나서 행복했던 경험

  

현대인은 ‘어차피 먹어본 맛’이라며 식욕을 절제하려고 하지만,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옛말처럼 오히려 잘 아는 맛이 식욕을 돋운다. 생리심리학 전문가 마샤 펄챗은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반복하면 그 인지 기억이 점점 명확하고 지배적인 기억이 되어 갈망, 만족감 그리고 더 큰 갈망의 사이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결국 익숙한 맛은 과거의 나에게 행복감과 만족감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절제의 고삐를 쉽게 놓아버리게 만든다. 익숙한 맛이 과식의 원인인 이유다. 

  

solution

내 편 만들기

 

사람은 혼자 있으면 습관적인 행동을 하기 쉽다.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주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만 있어도 과식을 끊어내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지지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든,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든 혼자일 때보다는 먹고 싶다는 충동에 덜 빠져든다. 

 

 

 

자기 전에 꼭 먹방을 봐서 그런지 식욕이 확 늘어난 것 같아요.

 

Reason 3

배고픔을 유발하는 콘텐츠

  

이미 먹방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많은 양의 음식을 테이블에 늘어놓고 혼자 먹어 치우거나, 매운 음식을 표정 변화도 없이 즐겨 먹거나, 제한 시간 안에 기존 크기의 두세 배가 되는 음식을 금세 해치운다. 이런 먹방을 보는 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배달 서비스 덕분에 배달 앱 클릭 몇 번이면 영상 속 음식이 어느새 내 앞에 와 있다. ‘과식의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olution

행동 사슬 인지하기

  

행동수정학 전문가 레이먼드 밀텐버그는 “음식을 먹도록 유도하는 상황, 즉 행동의 사슬을 유도하는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반복적인 행동을 바꾸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밤마다 먹방을 보거나, SNS에서 맛있는 음식 사진을 보거나, 습관적으로 배달 앱에 들어가 음식을 구경하는 것이 야식을 먹도록 부추기는 행동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단서를 인식하기만 해도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기획 우성민 참고 도서 <과식의 종말>(데이비드 A. 케슬러), 과식의 심리학(키마 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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