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듯, 세계의 이색 명절 풍경

기사 요약글

우리나라의 설날과 추석처럼, 세계 여러 나라에도 비슷한 의미를 지닌 전통 명절이 있다. 일본의 오봉, 중국 중추절, 미국 추수감사절 등 이름은 다르나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해준 신과 조상에게 감사한다는 의미는 비슷하다.

기사 내용

 

 

 

묘지에 촛불 켜놓고 하룻밤을 

필리핀 올세인츠데이 All Saint’s Day

 

 

필리핀의 추석은 11월 1일, 올세인츠데이다. 단 하루의 공휴일이지만, 필리핀에서는 최대 명절로 꼽힌다. 번역하면 ‘모든 성인의 날’인 만큼 종교적인 의미가 있긴 하나, 많은 부분이 우리의 추석과 비슷하다.

 

필리핀인들은 이날이 되면 고향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고, 조상의 묘를 찾아간다. 게다가 명절 1~2주 전,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한다. 또 송편처럼 찹쌀로 만든 라이스 케이크나 바나나 잎에 싼 찹쌀밥인 수만(Suman) 등 달고 맛있는 디저트 요리를 먹는다.

 

다른 점은 성묘 가서 초를 켜놓고 온 가족이 하룻밤을 보내고 오는 것이다. 밤새도록 초를 켜놓는 전통 때문에 촛농이 엄청나게 쌓이는데, 아이들은 이 촛농을 모아 찰흙처럼 가지고 놀기도 한단다. 이 명절 바로 다음 날은 ‘올소울스데이(All Soul’s Day)’로, 천국에 가지 못한 영혼들을 위로하는 날로 이어진다.

 

 

 

 

어린이와 행복한 시간을

베트남 뗏쭝투 tet Trung thu

 

 

베트남에서는 음력 8월 15일이 되면 베트남말로 ‘뗏쭝투’라는 명절을 맞는다. 우리의 추석처럼 온 가족이 모이고 성묘도 다녀온다.

 

추석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빠서 한동안 소홀했던 자녀들을 위로한다는 뜻에서 베트남의 ‘어린이날’로 불리기도 한다는 것. 그러다 보니 누구보다 뗏쭝투를 손꼽아 기다리는 건 다름 아닌 어린이들이다. 뗏쭝투에는 베트남 어린이들은 부모로부터 선물을 받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어린이들은 이날, 대나무와 색종이로 만든 연등을 들고 나와 연등 띄우기를 하며 소원을 빈다.

 

다만 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다. 뗏쭝투 저녁이면 친척들과 둘러앉아 중국의 월병과 비슷한 음식인 반쭝투(Ban Trung Thu)를 먹는다. 지역마다 넣는 재료가 다르지만 반쭝투에는 연꽃씨, 녹두, 찹쌀, 돼지고기 등이 들어가는데, 만들기 어려워 대부분은 사먹는다고 한다.

 

 

 

 

15일간 7개의 사원을 돌며 주먹밥 뿌리기

캄보디아 프춤번 Pchum Ben

 

 

프춤번은 매년 음력 8월 16부터 무려 15일간 진행되는 캄보디아의 명절로, 공휴일은 15일째인 마지막 날과 그 앞뒤 날을 포함해 3일만이다.

 

캄보디아가 전통적인 불교 국가이다 보니, 이 명절 역시 불교와 연관이 깊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프춤번이 되면 찰밥을 한입 크기 정도로 동그랗게 뭉친 ‘바이번’을 예쁘게 꾸며 접시에 담아 사원으로 간다. 이때 한 군데가 아닌, 무려 7군데의 사원은 돈다. 조상이 어디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때 바이번을 절 주변을 걸어 다니며 뿌리는 의식을 치른다. 조상들을 위한 밥이다. 조상들은 프춤번 기간에만 인간 세계로 나올 수 있는데, 이 기간에 밥을 먹지 못하면 1년간 쫄쫄 굶는다고 한다. 만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후손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절에 있는 승려에게 음식을 공양하는데, 승려는 음식을 받고 그 가족의 조상의 영혼과 자손을 위해 복을 빌어준다.

 

 

 

 

월병을 둥글게 만들수록 행복해

중국 중추절 中秋節

 

 

중추절은 중국의 추석이자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로, 음력 8월 15일이 가을의 중간인 ‘중추(中秋)’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아름다울 가(佳)를 넣어 중추가절이라고도 한다.

 

중추절에는 월병이 빠질 수 없다. 둥근 달을 닮은 월병은 ‘화합’과 ‘단결’을 상징한다. 원나라 때부터 중추절에는 월병을 먹는 문화가 전해 내려왔다고 한다. 밀가루, 설탕, 달걀, 팥, 참깨, 파, 고기, 말린 과일 등이 들어가는 월병은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들수록 원만함과 행복이 깃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추절 당일 가족과 함께 월병을 만들어 먹으며 가정의 평안과 화목을 빈다. 또 중추절에는 달에게 차례를 지내는데, 차례상에는 월병과 함께 둥근 과일이 올라간다. 중추절 밤이 되면,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거나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명절을 마무리 한다.

 

 

 

 

불을 피워 조상을 맞는 날

일본 오봉 お盆

 

 

아시아의 국가들이 대개 음력 8월 15일을 추석으로 삼는데 비해, 일본은 유일하게 양력으로 지내는 나라다(지역에 따라서는 음력). 이 때문에 가을이 아닌 여름이 추석이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명절이 되면, 집이나 절의 대문 앞에는 ‘무카에비(맞이하는 불)’를 피워 놓고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고, 재단을 만들어 음식을 올린다. 그리고 명절이 끝나면(15일 밤이나 16일 밤) 조상이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도록 ‘오쿠리비(배웅하는 불)’를 집 앞에 피워두고 배웅한다. 또한 오봉 기간 중 밤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 ‘봉오도리’라는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즐긴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달을 닮은 음식인 츠키미를 먹는데, 대표적인 음식은 츠키미 당고다. 달을 닮은 동글동글한 당고를 열다섯 개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다. 또한 기간 한정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식당마다 이때만 맛볼 수 있는 츠키미 메뉴들이 등장하는데, 우동이나 라멘, 소바에 계란을 올려 계란 노른자가 달로 보이게끔 장식한다. 20년째 선보이는 맥도날드 츠키미 버거도 인기다.

 

 

 

 

호박파이와 칠면조 구이가 있는 식탁

미국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종교를 떠나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념한다. 17세기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식민지 개척자들이 원주민과 함께 가을 추수를 끝낸 후 만찬을 즐긴 것으로 시작됐다.

 

추수감사절은 국경일로 지정돼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연휴를 즐기며, 모든 가족들이 모여 푸짐한 저녁을 함께 한다. 미국인들이 명절 때면 빼놓지 않고 먹는 칠면조 요리를 중심으로, 호박 파이가 빠지지 않는다. 호박은 미국에서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그밖에 피칸 파이, 제철 채소, 옥수수빵 등을 함께 먹기도 하는데, 이 덕분에 추수감사절이 1년 중 음식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날로 꼽힌다. 추수감사절(목요일) 바로 다음날은, 대규모 세일을 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로 이어진다.

 

 

기획 우성민 두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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