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만 굴려도 트라우마 치료가? EMDR 치료법

기사 요약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줄만 알았던 마음의 상처를 지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트라우마 셀프 치유법, 그 두 번째 이야기.

기사 내용

 

*트라우마 시리즈 기사 보기 *

 

1편. 트라우마는 평생 극복할 수 없나요? 

2편. 야생 동물에게서 찾은 트라우마 극복법, 소매틱 경험 요법

3편. 눈동자만 굴려도 트라우마가 치료가? EMDR 치료법 

 

 

 

 

EMDR은 1987년 미국의 프랜신 샤피로 박사가 개발한 치료법으로, 현재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행한 <트라우마 진료 지침>에서 가장 효과적인 심리치료 중 하나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참전 군인을 비롯해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통받는 유가족, 학대, 폭행,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피해자 등 여러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 요법’이라는 복잡한 이름의 EMDR은 간단히 말해 눈운동으로 뇌기능을 조절하고 심리치료를 도모하는 기법이다. 샤피로 박사는 화가 날 때마다 공원을 산책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한번은 주위를 둘러보다 좌우를 흘낏 쳐다보게 됐고 순간적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호기심에 눈을 좌우로 빠르게 왔다 갔다 움직이자 화가 났던 기억과 감정이 없어진 것이다. 이 경험이 EMDR에서 말하는 안구운동의 시초다.

 

 

 

 

뇌를 망가뜨리는 트라우마

 

 

안구운동이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걸 이해하려면 일단 뇌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우리 뇌는 일종의 ‘컴퓨터’ 역할을 한다. 컴퓨터 안에는 기억이라는 이름의 폴더와 휴지통이 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경험들은 유용한 정보로 판단해 기억 폴더에 저장하고,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은 유용하지 않은 정보로 판단해 휴지통에 버린다. 예전 경험 자료가 필요한 경우 기억 폴더 안에 넣어두었던 정보들을 다시 꺼내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때 트라우마와 같은 고통스러운 경험은 컴퓨터의 정보처리 기능을 망가뜨려 기억 폴더도 휴지통도 아닌 바탕화면에 저장된다. 충격적인 경험 당시의 장면, 소리, 냄새, 감정, 신체 느낌, 생각 등의 파편화된 기억이 그대로 뇌에 ‘얼어붙은 채’ 남게 되는 것이다.

 눈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안구운동은 뇌의 정보처리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뇌에 얼어붙은 채 남아 있는 기억들을 재처리해준다. 눈만 움직이면 되는 단순한 방법 같지만 뇌의 좌우를 교대로 자극하는 덕분에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된 기억, 이미지, 신체감각을 꺼낼 수 있게 된 것이다.

 

 

 

 

EMDR 실천 방법

 

 

현재는 안구운동뿐 아니라 소리, 진동, 직접 두드리기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그중 EMDR의 첫 시작인 안구운동을 소개한다. 만약 눈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힘들면 지인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지인이 앞에서 손가락을 리듬에 맞춰 움직여주면 머리를 고정한 채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눈만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 된다.

 

 

EMDR 진행 순서

 

 

➊ 안 좋았던 감정을 충격이 낮은 단계부터 하나씩 꺼내본다.

➋ 눈을 감거나 뜬 상태로 1분 동안 눈을 좌우로 왔다 갔다 반복한다.

➌ 잠시 쉬고 그 생각을 다시 떠올리며 1~2번 더 반복한다.

➍ 고통스러운 감정이 정리됐다면, 그다음 단계의 감정을 꺼낸다.

 

 

기획 우성민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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