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하고 친정 온 딸에게 현명하게 조언하는 법

기사 요약글

어느 날, 결혼한 자식이 부부싸움 중 부모에게 울면서 전화를 걸어온다면? 혹은 부부싸움 후 찾아와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자식, 한술 더 떠 부부싸움 후 심각하게 ‘못살겠다’ ‘이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부모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기사 내용

 

 

 

A씨 부부의 최근 고민은 결혼한 딸이다. 결혼한 지 1년 된 딸이 부부싸움을 하고 찾아와서 3일째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알콩달콩 깨소금 쏟아지는 신혼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딸에게서 들은 사위의 만행(?)에 기가 찰 노릇이다. 

 

 

CASE. 이번 기회에 박서방 버릇 좀 고쳐야 하겠구나!

 

 

남편: “박서방은 네가 여기 있는 거 알고 있다고 했지? 오늘도 연락 없었니?” 
: “며칠 와 있으면 이 사람이 올 거라고 가만 있으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지금까지 연락도 없어. 왠지 시댁에 간 것 같아요. 오늘 시어머니 전화왔는데 안받았어요.”   
아내: “그래? 박서방 버릇 좀 고쳐야겠구나. 당신도 이번에는 박서방에게 단단히 야단 좀 쳐야 해요. 부부싸움 좀 했다고 남자가 집으로 쪼로록 가서 뭐하는 짓이야. 요즘 세상에 참고 사는 여자가 어디에 있어?” 
남편: “알았어. 이거 버릇되면 큰일인데. 나도 이번에는 할 말이 있으니 박서방 전화오면 내가 좀 보자고 한다고 해라!” 
: “알았어요. 엄마, 아빠가 이번에 단단히 야단 좀 쳐 주세요.”  
남편, 아내: “그래. 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만 믿어. 요즘 시대에 여자가 기 죽어 살 거 없어.”

 

 

 

 

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A씨 부부는 부모라는 역할의 중심을 잃고, 감정에 치우치고 말았다. 신혼인 딸과 사위는 부모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 건축으로 말하면 기초공사 단계라 할 수 있다. 딸의 가정이 부실공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초단계에서부터 건강하고 튼실하게 부부라는 골조를 단단하게 다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혼한 자녀가 부부싸움 할 때마다 매번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줘야 하고, 부부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지혜롭고 합리적인 부모 역할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 역할은 안정적인 대화를 통해 자녀가 자신의 결혼생활의 문제를 잘 살펴보고, 불안해하기 보다는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중립적인 자세로 지켜봐 주는 것이다.

 

 

Solution.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란다

 

 

딸: “전화도 안받고 새벽에 들어와 놓고서는 오히려 비밀번호 바꿔놨다고 화를 냈다니까요. 내 말 듣지 않고 무시하는 이 남자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요? 오늘도 나한테 말도 안하고 시댁에 간 것 같아. 오늘 시어머니 전화왔는데 안받았어요.”   
아내: “우리 딸 힘들었겠다. 그런데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해. 회식자리에서 전화 못 받는 경우도 있어. 집에 왔는데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으니 박서방도 순간 화날 수 있지 않겠니? 우리가 그 상황을 잘 모르잖아. 서로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중요해.” 
남편: “12시까지 들어오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깬 것은 박서방이 잘못했구나. 그런데 부부라고 해서 배우자 말을 무조건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야. 말 안 들었다고 해서 무시한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좀 아닌 거 같은데!” 
: “엄마, 아빠는 대체 뭐야? 내 편인 것 같다가도 아닌 거 같고. 이번에 박서방 좀 단단히 혼 좀 내 주세요.”  
남편: “당연히 내 딸 사랑하지만 아빠는 누구 편도 아니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난 만큼,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라고 주장한다면 잘못된 거지. 무엇이 너를 그렇게 불안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드는 것인지 자신을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해.” 
아내: “시어머니 전화도 그래. 며느리가 의도적으로 안받았다고 생각하면 시어머니 입장에서 기분나쁠걸. 나 같아도 기분나쁜데? 너는 친정 와도 괜찮고, 박서방은 시댁가면 안되고 그건 아니지. 
: “알았어요. 엄마 얘기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네요. 시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문자라도 드려야겠어요. 아빠 말씀처럼 우리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힘들었던거 같아요. 다른 게 어쩜 당연한건데 저는 그게 불안했나봐요. 다시 이야기해 볼게요.”

 

 

 

 

만약 결혼한 자녀가 부부싸움 후 찾아왔다면 일단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키면서 아래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자녀와 대화해보자.  

 

첫째, 확대 해석하지 말고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내 자식 말만 듣고 상황 판단을 잘못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집안싸움으로 번진 사례는 너무나 많다.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은 받아주되 자녀가 중립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중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원인을 추궁하기보다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기.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원인을 추궁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자신의 생각 범주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다. 그럴 때 부모는 자녀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수 있도록 사고의 확장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부부상담 권유하기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녀입장에서 부모에게 말 못한 사연이 있을 수 있고, 부모 자녀 관계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 생겨나게 된다. 제 3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전문가에게 부부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지혜로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기획 서희라 김숙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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