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결혼한 자식이 부부싸움 중 부모에게 울면서 전화를 걸어온다면? 혹은 부부싸움 후 찾아와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자식, 한술 더 떠 부부싸움 후 심각하게 ‘못살겠다’ ‘이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부모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A씨 부부의 최근 고민은 결혼한 딸이다. 결혼한 지 1년 된 딸이 부부싸움을 하고 찾아와서 3일째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알콩달콩 깨소금 쏟아지는 신혼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딸에게서 들은 사위의 만행(?)에 기가 찰 노릇이다.
CASE. 이번 기회에 박서방 버릇 좀 고쳐야 하겠구나!
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A씨 부부는 부모라는 역할의 중심을 잃고, 감정에 치우치고 말았다. 신혼인 딸과 사위는 부모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 건축으로 말하면 기초공사 단계라 할 수 있다. 딸의 가정이 부실공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초단계에서부터 건강하고 튼실하게 부부라는 골조를 단단하게 다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혼한 자녀가 부부싸움 할 때마다 매번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줘야 하고, 부부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지혜롭고 합리적인 부모 역할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 역할은 안정적인 대화를 통해 자녀가 자신의 결혼생활의 문제를 잘 살펴보고, 불안해하기 보다는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중립적인 자세로 지켜봐 주는 것이다.
Solution.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란다
만약 결혼한 자녀가 부부싸움 후 찾아왔다면 일단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키면서 아래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자녀와 대화해보자.
첫째, 확대 해석하지 말고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내 자식 말만 듣고 상황 판단을 잘못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집안싸움으로 번진 사례는 너무나 많다.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은 받아주되 자녀가 중립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중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원인을 추궁하기보다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기.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원인을 추궁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자신의 생각 범주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다. 그럴 때 부모는 자녀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수 있도록 사고의 확장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부부상담 권유하기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녀입장에서 부모에게 말 못한 사연이 있을 수 있고, 부모 자녀 관계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 생겨나게 된다. 제 3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전문가에게 부부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지혜로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기획 서희라 글 김숙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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