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리포트] 2017 대한민국 중년의 실시간 행복보고서 3

기사 요약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까? 이번 연구를 이끈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답했다.

기사 내용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까?

 

 

최인철 교수는 한국 중장년의 행복 종합진단표에 대해 “행복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라고 큰 의미를 뒀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 행복하다’라고 말하면 일부에서 ‘행복하니까 운동하고, 행복하니까 여행도 가지’라고 반론을 제기합니다. 얼핏 들으면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일상의 활동이 개인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중장년들의 2주간 행복감의 변화를 봤더니 확실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여행, 여가 등 특정 활동이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이번 연구 결과는 행복의 인과관계에 대한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해준 중요한 증거 자료인 것이다. 

 

 

행복은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일상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바로 자율성입니다. 자율성이 사람을 춤추게 만듭니다. 일반적인 행복 리스트를 보면, 업무는 행복감 면에서 하위권에 있어요.

그런데 이번 결과에서 보듯 자율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행복에 겨워 춤을 추고 있습니다. 내가 억지로 하느냐, 자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복감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실제로 행복감이 높은 활동을 보면 대부분 내가 원해서 하는 활동들이에요.

자율성, 즉 자유롭게 선택하고 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해요. 이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 개인이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하고요.

 

행복도 연습이 필요합니까?

 

연습하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연습이라고 하면, 머리띠 둘러매고 하는 공부를 떠올리는데, 행복 연습은 여행을 더 가겠다, TV 시청이나 일하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미예요. 다만 연습이라고 하면 행복이 숙제처럼 되니까, 삶에 대한 일종의 디자인, 마음에 대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럼 구체적으로 행복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이번 연구 결과 우리나라 중장년들의 워크 & 라이프 밸런스(일과 생활의 균형)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 비해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어요. 

여가 활동과 취미에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어요.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복 전략은 ‘오직 자투리 시간에 뭘 할 수 있을까’ 혹은 ‘내 마음을 어떻게 관리할까’뿐입니다. 특히 지나치게 심리적인 방법으로만 행복을 찾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심리적인 해법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내 삶의 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겁니다. 일상에서의 행복 관리는 시간 관리입니다.

즉 행복감이 높은 활동인 여행, 여가, 취미 활동 시간을 늘리고 행복감이 떨어지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 업무적 만남,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지요. 내 하루 시간에서 이런 활동을 재배열하지 않고 내 마음만 관리하려고 하니까 행복이 추상적이고 굉장히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행복을 가까이에서 잡는 방법을 추천해준다면?

 

공간을 바꾸세요. 내가 보내는 공간이 일터와 집뿐이었다면 문 밖으로 나가세요. 미국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엘렌 랭거의 실험에서 노인들을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게 한 뒤, 건강을 체크했더니 더 젊어지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여행, 운동, 실외 여가 활동 등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왔고요. 이처럼 공간이 우리의 행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행복이 마음가짐에 달렸다고 생각하면 뭔가 신비한 것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이렇게 공간을 바꾸면 행복이 가깝고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공간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여행이지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여행을 가면 업무, 공부, 스마트폰 보기, 육아 및 가사를 안 하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해요. 행복감을 주는 활동 중 핵심만 모아놓은 것이지요.

또 여행은 자율성으로 똘똘 뭉쳐 있어요. 여행은 온전히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하는 응축된 경험인 겁니다. 여행은 행복하지 않은 공간에서 벗어나 행복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50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유독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낮고, 외로움과 스트레스는 높았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50대 남성의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해서 ‘우리 남자들이 이렇게 힘들다’라며 ‘여자들이 남자를 이해해야 한다’라는 식의 남녀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것은 경계합니다. 50대 남성이 특별히 행복에 취약하다는 결과, 그 자체로 봐야 해요.

다만 50대 남성들에게 조언한다면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60대의 삶을 본보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동안 60대가 행복감이 큰 이유를 심리적인 면에서 바라봤어요.

한 이론에 따르면 소위 죽음에 가까워지면 굳이 내가 불편해하고 나하고 안 맞는 사람들의 모임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등 자신의 사회적 상황과 정서를 고려해 ‘내가 선택하는 삶’을 산다고 합니다.

젊어서는 자기 선택을 못 하고 억지로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심리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했는데 이번 결과를 보면 60대에 여가 활동 등 바깥 활동이 많아요. 굳이 내가 불편하지 않겠다는 심리적인 이유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반영된 것이지요. 물론 일이 줄어든 환경도 있겠지만,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장 잘 잡혀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 겁니다.

50대는 물론, 30~40대도 60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60대와 같은 일상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을 적용해보면 좋겠습니다. 삶과 행복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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