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리포트] 2017 대한민국 중년의 실시간 행복보고서 1

기사 요약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누구와 있을 때, 무슨 일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 일상에서의 행복지수를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기사 내용

 

 

 

헤이데이 X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최근 들어 행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행복에 대한 측정이 전문화되고 표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별 행복지수가 매년 발표되면서 행복은 국가의 중요 어젠다로 자리 잡게 되었지요. 이번 조사도 이런 맥락을 염두에 두고 이해되어야 합니다.

우선, 행복 측정의 최근 발전 양상이 반영되었습니다. ‘경험 표집법(Experience Sampling Method)’이라고 하는 최신 기법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일상에서의 행복을 실시간에 가깝게 측정하려고 한 점이 주목할 만한 특징입니다.

또한 일상에서의 행복을 다양하게 측정하여 행복이라는 개념의 다양한 얼굴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2017년을 살아가는 한국 중장년의 행복과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중장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수준을 파악했습니다.

둘째, 그간 세간에 떠돌던 풍문 몇 가지가 실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50대 남성이 가장 외롭고 삶의 만족도가 낮을 것이라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셋째, 행복을 실시간으로 측정해보니 저녁은 기분과 행복감이 가장 높고, 외로움과 스트레스는 가장 낮은 시간대였습니다.

이를 통해 왜 저녁이 있는 삶이 우리의 행복에 중요한 요소인지를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방법론뿐 아니라 결과 모두에서 흥미진진하고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중년기 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_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

 

 

한국 중장년의 행복 종합진단표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1. 행복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다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전반적 행복감을 묻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방식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기억하는 행복은 측정할 수 있지만, 실제 몸으로 경험하는 행복은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번엔 개인의 일상을 추적해 그들이 일상에서 겪는 실제 감정과 행복을 측정했다.

 

2. 행복을 지표로 나타내다

조사를 통해 한국의 중장년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평소 일상에서 얼마나 행복감을 경험하는지, 얼마나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얼마나 외로움을 느끼는지 등을 객관적 수치로 만들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규명했다.

 

3. 시간대별, 요일별, 활동별 행복의 변화를 읽다 

사람들의 행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하루 동안 시간대에 따른 행복의 변화, 일주일 동안 요일에 따른 행복의 변화 정도를 규명했다. 또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 사건과 활동을 함께 추적 조사해, 누구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등을 알아냈다.

 

 

한국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는  ‘약간 낮음’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의 삶의 만족도 평균 점수는 18.95점으로 ‘약간 낮음’이었다. 비율로 보면 ‘중간(30.8%)’과 ‘약간 낮음(29.8%)’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행복’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과학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인 애드 디너 교수의 해석에 따르면 ‘중간’은 지금의 삶에 대체로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삶의 질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며 삶의 변화를 만들어서 더 만족스러운 삶에 도달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약간 낮음’은 삶의 여러 영역에서 약간의,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들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만성적으로 삶의 많은 영역에서 불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면, 삶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보통 서구권, 특히 개인주의 문화권인 북미와 유럽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집단주의 문화권인 동양과 남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라며 “이번 연구도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

 

 

 

 

덴마크 행복연구소는 “덴마크 사람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체계적인 복지 시스템과 높은 교육 수준 때문이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진짜 이유는 ‘휘게’였다”라고 설명했다. 

‘휘게’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일상 속의 행복을 말한다. 남성도 여성만큼 주변인들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다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역시나 50대의 삶의 만족도는 최악이다

 

 

 

 

 삶의 만족도를 연령별로 분석하면 U자형 패턴을 보인다. 30대에 높았다가 40~50대에는 낮아지고, 60대에 다시 높아진다. 40~50대 한국 성인의 삶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평가다. 그런데 성별로 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남성은 50대에 삶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 특히 50대 남성은 모든 집단 중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다. 반면 여성은 40대에 떨어졌던 만족도가 50대부터 회복한다.

여성의 경우 40대에 극에 달했던 육아 부담이 50대에 사라지면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반면, 남성은 50대에 부모 봉양과 자식 부양이 더해져 가장으로서 갖는 부담이 지속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녀가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경제학자인 루이스 엔젤 박사는 <자녀와 인생의 만족감>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결혼한 사람들은 자녀가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내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5년간 가장 행복하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를 조사했더니 모든 연령대에서 아이는 행복을 의미했고 아이가 많을수록 자신의 인생에 더 큰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자녀가 많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 결과는 자녀가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지만,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이 자녀를 더 낳는다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은 금천구보다 서초구

 

 

 

서울 주거지별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 강동)이 가장 높았고 서남권(강서, 양천, 영등포, 구로, 금천, 관악)이 가장 낮았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거주지별 삶의 만족도에 소득과 학력 차이가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서울은 소득과 학력 외에 주거 환경, 인구밀도 등 다른 요소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다.

 

 

60대, 가장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

 

 

 

흥미로운 결과다. 60대가 가장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60대의 평균 행복 점수는 30대보다 무려 약 10%나 높다. 행복연구센터는 “나이와 일상에서의 기분, 행복감의 관계를 수리적 모형으로 추정해본 결과 30세 이후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갈 때마다 기분은 0.29점(100점 환산), 행복감은 0.26점씩 좋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령대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분과 행복의 차이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30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일상에서 좀 더 좋은 기분을,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40대부터 역전되어 50대에는 남녀 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행복연구센터는 “50대 남성이 여타 연령대와 비교해서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분과 행복감이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의 중장년 중 가장 불행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50대 남성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행복지수 순위 56위, 그래도 일상에서는 행복하다

 

 

 

 

2017년 유엔 발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55개중 56위를 기록했다. 미디어에서는 우리의 행복지수가 낮다며 부정적으로 보도했지만, 사실 이는 중상위권 성적이다. 이번에 조사해보니 우리나라 중장년들은 순위와 별개로, 일상에서 행복감을 찾고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려 61%가 ‘다소 행복함’과 ‘매우 행복함’을 경험하는 것으로 답한 것. 반면, ‘전혀 행복하지 않음’ ‘별로 행복하지 않음’을 답한 응답자는 4.4%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중간’으로, 우리는 ‘약간 낮음’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보다 낮고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저녁 7~9시

 

 

 

 

 언제 기분이 좋고, 행복감을 느끼는지 시간대별로 측정한 결과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7~10시에 오히려 기분과 행복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그 대신 저녁 7~9시에 행복감이 높았다.  반대로 오전, 오후, 저녁 크게 세 시간대로 나누어 스트레스와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했더니 시간대에 따른 변화가 관찰되었다.

외로움의 변동 역시 크게 차이는 없으나 저녁 시간에 가장 외로움을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함께 있는 저녁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인 듯하다. 이를 통해 왜 저녁이 있는 삶이 우리의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지 또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외로운 50대 남성, 스트레스 많은 30대 여성

 

 

 

30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50대 남성은 모든 집단 중에서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청년기와 노년기에 낀 ‘중년기’ 역시 청소년기 못지않은 힘든 시기라고 설명한다.

 

 

오후 4시에는 되도록 심각한 대화를  하지 마라

 

 

 

스트레스는 이른 아침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오전 9시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오후 4시경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하는 패턴을 볼 수 있다. 외로움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의 고립감이 외로움을 낳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다.

 

 

남성은 60대, 여성은 50대에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한다

 

 

 

30대와 50대 여성의 조사 결과가 무척 흥미롭다. 30대 여성은 유독 같은 또래의 남성뿐만 아니라 40~50대 여성에 비해서도 현격히 삶의 의미와 목적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50대 여성은 어떤 집단보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혼과 출산, 육아 그리고 이른 경력 단절을 모두 겪으며 다른 세대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겪기 때문이 아닐까?

그에 반해 남성은 60대가 되어야 비로소 삶의 의미와 목적이 크게 오른다. 은퇴 후 혹은 은퇴를 앞두고서야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행복하려면, 월요일엔 무조건 참아라

 

 

 

한국의 중장년은 평균적으로 주중보다 주말에 더 좋은 기분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반대로 기분과 행복 점수가 가장 떨어지는 날은 월요일이었다.

LG그룹은 지난 3월부터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했다. 회의 준비를 위해 주말에도 근무하는 풍토를 없애고 주말은 가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기업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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