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어른들] 거리두기 시대에 선 넘지 마세요.

기사 요약글

당신은 선을 잘 지키는 어른인가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 ‘미성숙한 나이 든 사람’과 ‘어른’을 가르는 예리한 선. 새로운 어른의 기준이 되는 바로 그 선에 대한 이야기를 총 6회에 걸쳐 연재한다.

기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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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거리두기 시대에 선 넘지 마세요
2편 인간관계별 적정선을 찾아서
>>자식이 '내 거'라고 착각하는 당신에게
>>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선
>> 친구 사이, 우정과 인맥 사이
>> "우리가 남이가?" 조직 생활의 딜레마
3편 나의 ‘내면의 선’을 생각해 보셨나요?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점점 더 짧은 주기로 인류를 위협하는 변종 바이러스, 그로 인한 공포와 불안감, 거기에서 야기된 온갖 음모론, 갈등과 불신, 비난과 광신이 바이러스만큼 빠르게 창궐하는 21세기의 풍경 속에서 ‘면역력’이라는 말은 더 이상 신체적인 것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물리적 거리만큼 인간관계에서의 심리적 거리 두기도 필요하다. 거리 두기에 실패한 사람들은 매일 서로를 괴롭히며 괴로워하고,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열다섯 살에 멈춘 채 뒤죽박죽 뒤엉킨 관계 사이를 헤맨다. 제대로 선을 긋지도 선을 지키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타인은 그저 지옥일 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익숙해져야 하는 코로나19 시대, 그러나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선을 긋는다’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선을 긋는다고 말할 때 그 행간에 ‘인정머리 없다’ ‘너무 자기 것만 챙긴다’는 불만을 슬며시 끼워 넣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새로 입사한 김 대리 말야, 오늘 업무를 나누는데 아주 그냥 칼같이 선을 긋더라고” 하고 운을 떼면 조건반사보다도 빠르게 “요새 젊은 사람들이…” “우리 때는…” 같은 ‘라떼 타령’이 후렴구로 메아리치는 흔한 풍경.

흥미로운 지점은 ‘선을 긋는 것’과 의미상으로 반대에 가까운 ‘선을 넘는다’ 역시 부정적인 의미로 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선이란 대체 무엇일까? 선 긋기에 품격이 필요하듯 때로는 우아한 선 넘기도 존재한다.

부모와 자녀, 부부, 동료와 친구, 그 밖의 수많은 인간관계가 거미줄처럼 예민한 선으로 직조되고, 사람들은 매 순간 자신만의 기준으로 그 선을 읽고 또 새로이 긋는다. 요즘 주변 사람들과 자꾸만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긴다면,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번번이 외롭다면 어쩌면 지금이 당신 안의 선을 돌아보아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 ‘미성숙한 나이 든 사람’과 ‘어른’을 가르는 예리한 선. 지금부터 하려는 것은 바로 그 선에 대한 이야기다.

 

 

선 긋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간관계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 ‘나는 선을 못 지키는 사람’이라고 자백하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상대가 선을 넘었다’며 불평하는 사람은 매일, 매 순간 쏟아진다.

인간관계의 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절대다수가 동의하는 ‘선 긋기’의 기준은 과연 있을까? 선 긋기에 대한 대한민국 성인 남녀 500명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상사가 SNS 친구 신청을 해서 계정을 새로 팠다.

2030 회사원의 46%는 직장 동료들과 SNS 친구 맺기를 꺼린다. “회사 사람들에게 내 SNS를 알리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 이들 중 69.3%는 “직장상사가 SNS 친구 신청을 하는 바람에 (개인적 용도로) 새 계정을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부하 직원의 SNS 계정을 발견했다고 덜컥 친구 신청을 하는 것은 그 직원을 괜한 고민에 빠트리는 ‘선 넘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가족 단톡방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

바야흐로 ‘단톡방 대가족’ 시대. 시댁, 처가 식구들과의 단톡방에 매여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무려 전체의 82%에 달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쉴 새 없이 알람이 울린다’(23%), ‘답장하라는 요구가 심하다’(13%),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간다’(13%), ‘과잉 친목이 부담스럽다’(12%) 순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선호하는 조직문화는 다르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만 봐도 직장 내 세대 갈등의 원인을 알 수 있다. 팀장급인 50대의 41.5%가 ‘서로 챙겨주는 가족 같은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대답한 반면, 30대의 40.2%는 ‘일과 사생활 구분이 확실한 회사’를 원한다고 했다.

30대 직장인의 과반수가 선호하는 회사는 소고기 사준다며 회식하는 곳이 아니라 사생활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집에 일찍 보내주는 조직이라는 사실.

 

 

 

 

2019년 대한민국 총 이혼 건수 110,800

 

 

이혼율은 매년 오르고 혼인율은 매년 떨어지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예전에는 혼인 지속시간이 길수록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최근에는 20년 이상 혼인을 지속하고도 이혼하는 경우가 전체의 34.7%다. 30년 이상 함께하고 이혼하는 경우도 13.5%를 기록했다.

 

배우자가 선 넘을 때 이혼하고 싶다.

기혼 남녀가 이혼하고 싶어질 때는 언제일까? 성별에 따라 대답의 양상이 달랐으나, 여성 쪽이 배우자의 선 넘기에 좀 더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여성들이 이혼하고 싶어질 때는 ‘성격이 나와 너무 다른 걸 느낄 때’(21.8%), ‘남편이 친정을 무시할 때’(21.5%), ‘심한 욕설이나 폭력이 있었을 때’(16.4%), ‘자기만 알고 가정에 소홀할 때’(16.1%) 순이었고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할 때’라고 대답한 여성은 13.4%에 그쳤다.

반면 남성은 무려 36.4%가 ‘경제적인 문제로 다툴 때’라고 대답했고, ‘잔소리와 자기 주장이 심할 때’(18.7%), ‘우리 부모님에게 잘 못할 때’(14.6%),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나를 무시할 때’(12.8%), ‘나를 의심하거나 신뢰하지 못할 때’(10.3%) 순으로 답변했다.

 

부부 사이라도 각자의 사생활은 존중 받아야 한다.

응답자의 69.1%가 (배우자나 가족이 보는 걸 원치 않아) 휴대전화에 잠금장치를 해두었다고 대답했고, 절대 공유할 수 없는 휴대전화 속 내용은 카카오톡(30%), 사진(12.3%), 문자 메시지(11.9%), 통화 내역(11.5%), 이메일(9.7%), SNS(9.3%) 순으로 꼽았다.

전부 공유할 수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전체의 14.5%였으나 사생활을 지키고 싶어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획 신윤영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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