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가 되면 빨간모자를 쓰고 파티를 여는 주부들

기사 요약글

50세가 된 중년여성들이 빨간 모자와 보라색 옷을 똑같이 맞춰 입고 모인다. 바로 레드 햇 소사이어티 회원들이다.

기사 내용

 

 

 

 

“무거운 책임감은 내려놓고 그저 놀아요. 내일을 걱정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멋진 하루를 보내세요!” 레드 햇 소사이어티 창립자, 수 엘런 쿠퍼(Sue Ellen Cooper)의 이야기이다. 레드 햇 소사이어티는 중년 여성들이 이제는 가족이 아닌 자신을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내 친구와 즐기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임을 개최하고 지원하는 단체이다.

 

 

 

 

왜 하필 빨간 모자일까?


레드 햇 소사이어티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로 여행을 간 수 엘런 쿠퍼는 한 중고 매장에서 오래된 빨간 페도라를 7.5달러에 충동적으로 구매한다. 절친한 친구의 5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이었다. 화려한 색상 때문에 중년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친구가 50대에도 장난기 있는 모습으로 재미난 삶을 누리길 바래서였다. 이 작은 일화를 기점으로 수 엘런 쿠퍼는 가족밖에 모르던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끼리 삶을 환기시키는 날을 갖고자 빨간 모자를 쓰는 모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모임에 참가한 여성들의 입소문만으로 널리 알려져 2년 뒤인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2개의 재단 설립, 5년 만에 전 세계 4만 개가 넘는 지사를 운영할 만큼 세계 최고의 여성 사회 단체로 성장했다.

 

 

 

 

빨간 모자만 있다면, 오늘의 주인공


중년이야 말로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무엇을 하든 자신이 즐거운 일을 좇아도 되는 시기이다. 그럼에도 많은 중년 여성들이 방법을 몰라서, 또는 가족에 희생하는 삶에 익숙해져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데 어색해한다. 레드 햇 소사이어티는 그야말로 중년 여성들에게 노는 방법을 알려주는 커뮤니티다. 중년 여성들이 단 하루라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목표로 갖가지 지역 모임과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작게는 소모임에서 활용할 재미난 놀이법, 라인 댄스 등을 알려주는 비디오 제공부터 크게는 전문적으로 춤을 추는 플라밍고 대회, 라이브 게임 쇼, 이달의 생일자를 위한 크루즈 행사, 코스튬 파티를 연다. 또 회원들은 빨간 모자와 보라색 옷을 입고 마음껏 쇼핑하는 자신들만의 장터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중년 여성을 위한 기계운동, 스트레칭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피트니스 센터 이용권, 전국 200개 지점의 청각 의료 서비스 이용권, 뮤지컬, 여행사 최대 50% 할인권, 찻집 정보만 모은 잡지 등 중년 여성 맞춤형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50세 미만은 분홍모자


본래 레드 햇 소사이어티는 5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만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참여할 수 있다. 세대 간의 틀을 허물고 서로의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 레드 햇 소사이어티가 지향하는 또 다른 방향이다. 단, 50세 미만의 여성은 빨간색이 아닌 분홍색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레드 햇 소사이어티 가입 방법


이 모임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며 전 세계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간 30달러를 내면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연간 49달러를 내면 직접 모임 구성원을 꾸릴 수 있는 ‘여왕’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회원, 여왕 가입만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놀이용 비디오 제공, 피트니스, 의료시설 등의 무료 이용 서비스를 비롯해 크루즈선에서 즐기는 생일 파티처럼 1,00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고급 모임도 있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런 행사를 즐기기 위해 중년은 물론 백발의 노인까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제2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 궁금한 점은 이메일(memberservices@redhatsociety.com)이나 국제번호(714-738-0001)로 문의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순백의 피크닉 파티

 

레드 햇 소사이어티는 웹사이트를 통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여왕’이 되어 모임을 꾸릴 수도 있지만 지사가 없는 한국에서 오프라인 모임의 혜택을 누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쉬워할 것 없다. 한국에서도 매년 격식을 갖춘 새하얀 옷을 입고 친구, 연인, 가족이 함께 즐기는 우아한 피크닉 파티, 디네앙블랑(Dîner en Blanc)이 열리기 때문이다. 디네앙블랑은 1988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팝업 피크닉으로, 전세계 80개 도시 10만 명 이상 매년 참가하고 있는 글로벌 페스티벌이다. 

 

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서울과 부산의 비밀 장소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파티에 필요한 기본 테이블, 의자를 제외한 식기, 테이블 웨어, 만찬까지 모두 직접 가져오는 BYO(Bring Your Own) 방식이기 때문에 동행인과 테이블을 꾸미는 재미도 있다. 또 마지막 순간까지 피크닉이 열릴 비밀 장소가 공개 되지 않는 것이 디네앙블랑만의 묘미.

 

다만 디네앙블랑은 중년 모두에게 열려있는 레드 햇 소사이어티와 달리 호스트에게 초청 받은 사람만 참여 가능하며 1년에 단 1번만 열리기 때문에 참석하고 싶다면 공식사이트(seoul.dinerenblanc.com) 대기자 명단에 미리 등록해두는 것이 좋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펀딩사이트 와디즈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참가비는 행사 규모에 따라 약 45~110달러이며 페이팔(PayPal)로만 결제할 수 있다.

 

글로벌 모임은 아니지만, 순수 5060세대가 주축이 돼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바로 5060세대 5만여 명이 모여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름다운5060’이다. 올해 13년차 커뮤니티로 지역별 모임, 띠별 모임은 물론 탁구, 포토, 여행, 사교춤, 골프, 음악감상, 취미 모임 등 50여개의 다양한 소모임이 활성화돼 또래끼리 인생 2라운드를 즐긴다.

 

특히  ‘명랑운동회’ ‘시월의 마지막 밤’ 등 매년 4회 진행하는 오프라인 이벤트의 경우, 500명 이상이 참석할 정도. 이밖에  ‘아름문학상’을 제정해 글 쓰기에 관심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회원가입은 자유지만, 등급제로 운영된다.

 

 


기획 임소연 사진 레드햇소사이어티(www.redhatsociety.com), 디네앙블랑서울(seoul.dinerenbla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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