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는 방시혁과 백종원의 공통점

기사 요약글

방탄소년단을 만든 방시혁,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백종원.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한 콘텐츠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 이들을 통해 꼰대가 지향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기사 내용

 

 

GOD, 비, 백지영 등 셀 수 없이 많은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들어 낸 방시혁은 지방 각지에 숨겨져 있는 '주옥'을 발굴해 '유튜브 시대의 비틀스'로 통하는 BTS를 만들었다. BTS, 즉 방탄소년단은 총알을 막아 내듯,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 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름을 지었고 학교폭력, 꿈, 성장, 운명 같은 주제에 천착한 음악으로 전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런 점은 묘하게 방시혁의 '분노' '투전적 성향'과 맞닿아 있다. 올 초 모교인 서울대 졸업식에 초대된 그는 졸업생들을 위한 축사를 전하며 "나의 에너지의 근원은 화, 분노"라며 "튀기 싫어서, 일 만드는 게 껄끄러워서, 원래 그러니까 같은 갖가지 이유로 입을 다물고 현실에 안주하지만 난 내 일은 물론 타인의 일에서도 최선이 아닌 상황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분노를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잡히지 않는 꿈을 좇는 대신 당면한 현실에 맞서 최선을 다해 싸웠고 앞으로도 만연한 부조리함, 악습, 관행에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그의 메시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 insight 10대의 감수성

 

무조건 순정 만화를 한 장이라도 봐야 잠이 든다는 방시혁은 동년배 또래가 다소 이해하기 힘든 취미를 갖고 있지만 그런 취미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기폭제가 됐을 거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게다가 그는 2011년 동요집을 펴낸 적도 있다.

 

 

 

 

부모님에게 고등학교 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는가 하면, 천 개가 넘는 체인점을 거느린 성공한 사업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 리 없는 백종원 대표의 이야기다. 전형적인 '금수저'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기까지 그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중고차 판매원으로 허위 매물을 팔았다 손님에게 따귀를 맞기도 했고, 쌈밥집을 차려 모은 돈으로 건축자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17억원대의 빚을 지고 자살까지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을 맛본 뒤 하루 4시간만 자며 요식업 사업에 올인했다. 각종 방송을 통해 보여준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대단한 노력파다. 분식, 한식, 이탈리아식, 중식, 일식 심지어 막걸리까지 어떤 종류의 음식을 앞에 두고도 흥미롭고 쓸모 있는 지식을 술술 읊을 만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스스로 밝혔듯이 '한식조리사 자격증'은 없지만, 최적의 맛을 찾아내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이렇게 쌓은 요리 실력을 바탕으로 그는 '자기 방식이 옳다'며 고집을 부리는 몇몇 가게 사장님들을 납득시킨 바 있고, 그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권위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백종원에게 점점 더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 방송인으로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요리 시연이든, 맛집의 비결을 분석하는 일이든, 망해가는 가게를 부흥시키기 위한 솔루션 제시든 그는 어떤 포맷의 방송이든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다. ‘노력하라’고 말만 하는 어른이 아닌 행동하는 어른이 보여주는 노력의 결과는 그가 대표 꼰대 세대임에도 사랑받게 만들었다. 

 

 

+ insight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서민적 취향

 

그에게서는 특권의식이나 권위는 찾아볼 수 없다. 그가 소개하는 레시피만 봐도 그렇다. 어느 집 냉장고에나 있을 법한 재료를 활용한 요리법을 소개하면서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쉽고 친숙하게 설명해준다. 또한 얼마 전 양파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양파를 활용한 각종 레시피를 소개하며 양파 소비를 유도하기도 했다.

 

 

 

 

만화가 윤태호의 삶은 우아한 수직선을 그리지는 않는다. 그가 웹툰 <이끼>를 거쳐 <미생>으로 ‘완생’하기까지는 젊은 시절 수없이 겪었던 실패와 그로 인한 자괴감, 사회 분노가 기저에 깔려 있다. 그는 울퉁불퉁했던 젊은 시절의 삶을 고스란히 그림과 글로 옮겼고, 그의 진심에 젊은 세대가 화답했다. 특히 회사원의 삶을 그린 웹툰 <미생>에는 젊은 세대가 공감할 만한, ‘먼지 같은 일을 하다가 먼지가 되어버렸어’와 같은 말이 많이 나온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이를 먹어가며 해온 후회’ 덕분에 이런 문장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나이와 더불어 쌓인 자아 성찰적인 후회는 요즘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에 공명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꿈대로 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밝히며 “꿈대로 못 사는 사람은 실패인가”라고 반문한다. 성공이 아닌 성장에 가치를 둔 그의 멘토링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다. 

 

+ insight 후배를 위한 현실 노력

 

만화 전문 에이전시 누룩미디어의 대표이기도 한 윤태호는 웹툰 작가들의 권리보호에도 앞장선다. 웹툰의 저작권보호는 물론, 그동안 대우받지 못했던 문하생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4대 보험도 제공해 화실을 그만둘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웹툰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를 더 이상 현실에서 만들지 않기 위한 그의 노력은 독자뿐 아니라 만화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존경을 받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인 코너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녹야’가 빠지지 않는다. 녹야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조광현 씨는 올해 무려 84세로, 2004년부터 지식인에 올라오는 별별 질문에 재치 있고 성의 있는 답변으로 이름을 알리더니 지식인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하수에서 시작해 전체 19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수호신에 올랐다. 그가 단순히 답변을 많이 남겨서 오른 자리는 아니다. 그의 답변에는 유머와 철학, 그리고 소통이 있다. 일례로 ‘산타 할아버지 나이는 몇 살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는 ‘아빠 나이와 동갑입니다’라는 기발한 답변을 남기는가 하면 ‘삼성전자 이재용 아들은 한 달 용돈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라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꾸 살기가 힘들어지고 싫어집니다’라는 현답을 남겼으며, ‘사랑이 도대체 뭘까요?’라는 질문에는 ‘나는 사랑에도 종류가 많다는 것 외에는 잘 모릅니다’라는 철학적 답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조광현 씨의 답변은 이렇게 15년 동안 지속됐고 그의 꾸준함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무시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그의 태도는 이 시대의 ‘진짜 어른’을 보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해 눈이 거의 실명 상태에 가까워 지식인 활동을 중단한다고 알렸을 때 건강을 빌고 다시 돌아와 달라는 수많은 응원 댓글이 그 증거다. 상태가 호전된 그는 결국 다시 응답했고 돋보기를 두 개를 사용하며 죽기 전까지 지식인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insight 보이지 않는 타인에 대한 배려

 

환갑에 치과의사에서 은퇴한 이후 심심해서 시작한 인터넷이 지금 그에게 가장 큰 친구이자 소통의 통로가 됐다. 10년 넘게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여전히 독수리 타법으로 느릿하게 소통한다. 그 느린 속도는 사실 답변이 나오기까지의 속도와 같다. “바로 대답 안 하고 한 템포 늦춰서 생각하고 그 사람이 어떨까 계산까지 한 다음 그때 대답한다”는 한 인터뷰의 답변에서 소통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기획 서희라 일러스트 김가빈 사진 셔터스톡, 헬로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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