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골목 맥주집에 '이야깃거리' 얹는 방법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냉장고를 부탁해’는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자 중 이연복 쉐프는 자신의 칼에 이름을 각인하여 사용합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다른 칼보다 그의 칼에 시선이 한 번 더 갑니다. 만약 시청자들이 칼 이야기를 하게 되면 다른 쉐프들 보다는 이연복 쉐프의 칼 이야기를 더 많이 할 것입니다. “이연복 쉐프는 칼에 자기 이름을 새겨 사용하더라”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닐 수도 있는 것을 아주 간단한 방법 하나로 말할 거리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필자가 지금 그의 칼 이야기 하는 것처럼 말이죠.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스토리는 특별함을 남긴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자면 책으로 써도 몇 권은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만약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굳이 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짤막한 몇 개의 스토리로 무장하기 바랍니다. 스토리는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동네에 새로 오픈한 골목점포 하나가 있습니다. 여느 점포처럼 업주와 고객이 거래로만 만난다면 그것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반면 평범한 골목점포인줄 알았는데 주인장이 다니던 직장이 갑자기 어렵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하게 되었다거나, 창업준비 과정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던 것들을 스토리로 말할 수 있으면 사람들은 흥미 있어 할 것입니다. 평범한 골목점포인줄 알았는데 주인장이 이런저런 재주가 있어 그것을 하다 보니 창업까지 하게 되었고 그것이 점포의 컨셉이 되었다는 것 등을 스토리로 짤 수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은 한 번 더 가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스토리는 내 귀로 듣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약점이 있지요. 그래서 골목점포가 스토리를 만들 때 초기에는 그것을 시각화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은 기술력, 완성된 상품의 질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맨유 구장에 있는 멈춰진 시계

 

 

건물에 시계를 걸어 두었다면 그것은 평범한 인테리어 소품입니다. 그 시계가 만약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게으른 주인장이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습니다. 유럽의 프로 스포츠 구단들은 이런저런 것들을 마케팅에 연결하기로 유명하지요. 영국 프로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구장에는 1958년 2월 6일 오후 3시 4분에 멈춰진 시계가 걸려 있습니다. 이게 뭘까 싶지요? ‘뮌헨 메모리얼 클락’으로 불리는 이 시계는 올드 트래퍼드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맨유 구단의 상징이 된 시계입니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독일 뮌헨을 들러 출발하려던 맨유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사고로 탑승자 중 8명의 선수를 포함한 23명이 사망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짧은 스토리를 듣게 되면 멈춘 그 시계는 더 이상 평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시계 이야기 하나가 맨유 구장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축구팬이라면 언젠가는 꼭 들러 확인해야 할 아이템이 생긴 것이죠. 이것이 스토리의 힘입니다. 이와 같이 평범한 골목점포에 스토리 하나가 구전된다면 사람들은 그곳을 궁금해 하고 알음알음 방문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마포구청 앞 맥주집에 걸려 있는 낡은 운동화

 


윤대표는 마포구청 인근에서 크림맥주와 감자칩을 팝니다. 그의 점포는 지역 핵심상권에서 벗어나 있고 내부도 화려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라고는 좁은 10평 남짓 실내공간에 억지로 주차해 둔 황금색 마티즈와 벽에 빼곡하게 적은 낙서, 그리고 선반에 올려 둔 작은 나무 한그루를 심은 낡은 흰색 운동화가 전부입니다. 낡은 운동화가 인테리어 소재라고? 윤대표는 맥주회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는 모아둔 돈도 없이 창업을 결심하고는 싼 점포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마포구청 인근에서 지금의 점포를 구했고 생애 첫 사업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남들처럼 대출이라도 받아서 럭셔리하게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낙서로 인테리어를 대신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창업을 준비하며 신었던 운동화를 카운터 벽에 걸고, 그 옆에 검정색 매직펜으로 운동화에 얽힌 사연을 낙서해 두었습니다.

“장사를 마음먹었을 때부터 저와 함께 한 신발입니다. 추운 겨울도, 빙판길도 마다하고 가게 자리를 보러 다니고, 함께 먼지를 마시며 고생한 신발입니다......” 평범한 운동화에 스토리가 얹어지면서 특별해졌습니다. 스몰비어의 고객이라면 누구나 그 운동화에 담긴 사연을 이해합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윤대표의 매장에는 특별한 인테리어가 없습니다. 윤대표는 낙서를 통해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10평 매장에서 중고 에어컨이 가장 비싼 것이라고, 그러니 만지기 전에 주인한테 허락부터 받으라고.’ 젊은 고객들은 빙글빙글 돌며 낙서를 읽고 사진도 찍는 재미를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게 사람의 심리니까요. 특별할 것 없는 인테리어가 스토리가 되면 입소문으로 이어지지요.

 

 

 

 

어떤 소재와 경험이라도 스토리가 될 수 있다

 

 

강 건너 불구경이 재밌고 남의 이야기 듣는 것이 재미있다지요. 사람 심리가 그런가봅니다. 골목점포 주인장은 그런 심리조차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하니까요. 스토리 마이닝(story mining)은 어떠한 이야기를 ‘이야깃거리’가 되도록 찾아내는 것입니다. 50+의 인생을 살아왔다면 소설을 쓸 만큼 많은 굴곡진 삶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50+ 예비창업자의 강점입니다. 다만 그 단물 쓴물의 삶을 스토리로 만들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때 말이죠. 사소한 사연도 소재도 스토리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스토리 하나가 만들어지면 그에 따른 컨셉 만들기도 수월하지요.

윤대표 매장에 강제 주차된 범블비(황금색 마티즈)가 언제 일어설지 모릅니다. 그걸 왜 억지로 좁은 매장에 두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평범한 낡은 운동화도 짧은 스토리 하나를 탑재하는 순간 호흡이 들어가고 인테리어 아이템이 됩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전파되는 힘까지 갖습니다.  어떤 소재로 스토리 마케팅을 할까 걱정이라고요? 자신의 골목점포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고 가장 쉽고 재미있는 언어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더욱이 당신이 50+라면 어떤 소재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기획 임소연 이철민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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