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협동조합 아파트에 가보니

기사 요약글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 '느슨한 공동체 재미있는 아파트'를 콘셉트로 새로운 주거 문화를 실험하는 위스테이를 찾았다.

기사 내용

 

 

 

최초의 협동조합 아파트

 

 

서울 명동 YWCA 빌딩 바로 옆에 있는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 세련된 외관이 대형 카페나 레스토랑처럼 보이는 이곳은 원래 위스테이 별내의 견본주택을 선보인 모델하우스였는데 분양 이후 일반 시민을 위한 개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위스테이 주관사 더함 김종빈 실장은 “일종의 사회적 공유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을 위해 한번 쓰고 허무는 소모적 모델하우스가 아니라 분양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하우스로 만들었지요. 예비 입주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 거점으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함은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혁신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위스테이 사업의 기획 단위다. 위스테이는 국토교통부 시범 사업이자 국내 최초로 시도된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이다.

 

“더함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사회적기업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집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었지요. 여러 가지 해법을 모색하며 협동조합형 아파트를 구상했습니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로 주거 가치의 본질을 함께 세우고자 합니다.”

 

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위스테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2018년 7월 위스테이 별내 청약 결과가 말해준다. 평균 경쟁률 6.4:1, 최고 경쟁률 55: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조합원(입주자) 모집을 마감한 것.

 

 

세대 융합형 건강한 마을공동체

 

 

위스테이는 사회적기업이 건설하고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즉 입주자는 조합원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이익 앞에서 돌변할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구상했습니다. 공동체가 깨지지 않도록 협동조합이 통으로 분양받고 조합원은 지분을 갖는 방식이지요. 이렇게 법적으로 장치를 걸어서 아무리 큰 배당 이익을 받더라도 이익을 나누지 못하게끔 했습니다.

즉 돈이 생기면 공동체, 지역사회에 쓸 수 있지만, 개별 조합원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모델입니다.”

 

그 대신 영리회사가 공급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65~85% 정도의 임대료를 낸다. 또한 입주자는 최소 8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공동체를 개인의 자유가 별로 없는, 다소 경직된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러나 재미있게 함께 사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느슨한 공동체 재미있는 아파트’가 위스테이의 슬로건입니다. 일종의 아파트형 마을공동체인데요,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위스테이는 협동조합이 통으로 분양받고 조합원은 지분을 갖는 방식이다.

 

 

입주자 모집도 흥미롭다. 전체 세대 중 25%는 비영리단체나 인증받은 사회적경제 기업 활동가들이 대상이다. 보수가 많지 않아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공익적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의미와 함께 향후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리더 그룹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특별 공급은 40%로 만 39세 미만의 1인 가정과 결혼 7년 차 미만의 신혼부부에게 20%, 65세 이상에게 20%를 제공한다. 일반분양은 35%다. 일반분양은 공공임대주택 분양 조건과 같고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특정 연령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사는 세대 융합형 건강한 마을을 설계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여러 모델을 조사하고 연구했지요.

영국의 CIC(Community Interest Company)에서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형태의 조직과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을, 캐나다 퀘벡의 마을공동체에서 구성원들이 재미있게 사는 공동체의 형태를, 스웨덴의 코하우스에서 공유 부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밥상 공동체를 벤치마킹해 우리식 모델을 개발한 게 위스테이입니다.”

 

 

1, 2, 3 79m² 부엌, 거실, 화장실. 개방감을 높이고 공간 활용도를 최적화했다.

 

 

입주자가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기획자, 참여자

 

 

동조합 아파트 위스테이의 입주자는 단순히 그 집에 사는 임차인이 아니라 공급자, 운영자, 주주가 된다.

 

“전체 입주 세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 조항이 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공동체에 대한 기본 교육 등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고 협동조합 총회에 참석해야 합니다.”

 

또 협동조합은 교육, 아파트 운영 지원, 공동체 비즈니스 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둔다. 입주자들이 위원으로 커뮤니티 활동과 아파트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위스테이 별내는 조합원들이 50명의 대의원을 선출해 이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실에서 조합원들 기본 교육과 심화 교육이 매주 수차례 진행되고 있으며, 임시총회 등 조합원들의 주요한 회의도 진행하고 있지요.

입주 전이지만 조합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레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스테이 쿱파티를 개최했고, 조합원의 날과 송년회도 예정돼 있지요.”



조합원들은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설계와 프로그램 구성에도 참여한다. 기존 아파트 분양처럼 커뮤니티 공간을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 자신이 생활할 공간을 직접 기획하자는 취지에서다. 위스테이 별내의 경우 커뮤니티 카페(공유 부엌, 어린이 책놀이터 등), 다목적 도서관, 헬스케어 센터 등 법정 기준 대비 2~3배에 이르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

 

“입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한데, 참여에 대한 보상도 이뤄질 것입니다. 협동조합에서 타임 뱅크를 만들어 커뮤니티 시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참여한 시간에 대해 관리비의 일부를 보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100개의 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자기의 재능을 마을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마을형 일자리 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입니다.”

 

 

30여 명의 갈등 조정자가 공동주택 문제 해결

 

 

층간소음, 주차, 애완동물 등 아파트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해결이 원칙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 중에서 별도의 갈등 조정자를 둔다. 갈등 조정 교육을 하루 8시간씩, 두 달 동안 40시간 이수한 조합원들로 이미 30여 명을 양성했다.

 

“우리 아파트라고 해서 층간소음 같은 갈등이 없을 수 없지요. 다만 경찰에 신고하거나 이웃끼리 다투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지요. 가령 떠드는 시간과 떠들지 않는 시간을 서로 약속하거나 아이들이 떠들 수밖에 없는 시간은 마을에서 책임지는 방법입니다. 즉 마을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이 커뮤니티 공간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함께 모여 산다는 것은 불편한 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공동체의 힘으로 짓고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아파트 위스테이는 2019년 상반기 별내에 이어 2차 사업지구 경기도 고양시 지축지구의 입주자를 모집한다.

 

  [위스테이 지축 정보]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지축지구 B-7블록

  총세대수 : 539세대

  전화번호 : 1670-3624

  모델하우스 : 서울시 중구 명동1가 1-1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사진 위스테이,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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