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또 허리가 아프다?

기사 요약글

허리는 조금씩 다들 아프다.

기사 내용

며칠 무리를 하거나 피곤해도 아프고 날씨가 좀 궂어도 아프다. 골프를 치다 삐끗하기도 하고 냄비를 꺼내다가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따뜻하게 찜질을 하거나 며칠 누워 있으면 또 어느새 말짱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리병은 가장 신경 써야 할 질병 중에 하나이다. 며칠 지나 괜찮아졌다고 그대로 두면 큰 코 다친다. 허리 통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으로 두 번, 세 번씩 수술을 받고도 허리 통증을 달고 사는 사람들도 처음엔 다 그렇게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쌓여왔던 문제가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통증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허리병은 초기에 자가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 그런데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넘어갔다가 결국 수술대에 눕게 된다.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태라면 수술이 통증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한다고 완치되지 않는다. 척추는 계속 퇴행하기 때문에 곧 다시 디스크가 튀어나오고 또다시 척추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리는 계속 퇴행해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60대에도 40대의 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상이 없다는데 왜 아플까?

많은 사람이 하소연한다. 이렇게 아픈데 병원에 가서 X-Ray나 MRI 검사를 받으면 의사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한다. 퇴행이 있긴 한데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일자목이 있긴 한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니 며칠 약이나 먹고 물리치료나 받으란다. 평소 자세를 올바르게 하고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라는, 들으나 마나 한 소리도 덧붙인다. 정반대 경우도 있다. 이렇게 퇴행이 심각한데 평소 통증이 없었냐고 도리어 의사가 놀란다. 간혹 허리가 묵직하긴 했지만 별일은 없었다고 대답하면 상태가 심각하니 수술을 고려해보는 게 좋겠단다. 검사상 큰 문제가 없는데도 통증이 심각한 사람, 검사상 큰 문제가 있는데도 통증이 별로 없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기엔 요통의 원인이 너무 다양하다. 디스크에 큰 문제가 없어도 척추 주변의 근육 밸런스가 깨지고 퇴행성 변화로 염증이 생겼다면 통증이 심할 수 있다. 반대로 디스크가 튀어나왔어도 태어날 때부터 척추 구멍이 넓거나 척추 주변 근육이 튼튼하면 통증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다.

 

 

움직이지 않아도 생기는 근육통

척추 사진

허리가 아프면 흔히 디스크가 아닌가 떠올리지만 요통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뼈나 디스크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중 절반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근육통이다. 대부분의 근육통은 근육을 과다하게 사용해서 생긴다. 그런데 몸을 너무 움직이지 않거나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취하는 것도 근육의 과다 사용을 불러온다. 앉아서 컴퓨터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자연스럽게 등과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근육들이 긴장을 하게 된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잘못된 자세에서는 목과 어깨, 등, 허리에 비정상적인 힘이 들어간다. 이렇게 근육에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서 척추뼈 사이의 간격을 좁아지게 만들고 디스크와 인대가 짓눌려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갑자기 살이 찌면 위험한 퇴행성척추증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퇴행성척추증이 잘 발생한다. 특히 20대나 30대 때 비만이었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퇴행성척추증의 발생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한 연구에서는 5kg 감량으로 퇴행성척추증 발생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다. 괜찮았던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갑자기 체중이 늘지 않았는지 살펴보자. 볼록 나온 배는 무게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하기 때문에 몸을 세우기 위해서는 배를 내밀 수밖에 없고 배를 내미는 자세는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쏠리게 한다. 그렇게 되면 허리를 지탱하는 척추 관절과 관련 조직에 부담이 더해지면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된다. 살이 찐 뒤 갑자기 요통이 생겼다면 일단 살부터 빼야 한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초기 허리디스크

디스크라고 하면 무조건 수술부터 떠올리는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디스크 환자의 10~20%에 불과하다는 것이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 부르는 것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구조물로,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병명은 ‘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요추의 추간판(디스크) 안에 있는 충격 흡수장치인 말랑말랑한 수핵의 일부가 추간판이 찢어지면서 돌출되어 신경을 압박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하는 것이 바로 추간판이 찢어져 수핵이 빠져나왔다는 말이다. 허리디스크의 가장 큰 증상은 흔히 다리가 ‘땅긴다’ ‘저린다’고 표현하는 통증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몸을 앞으로 숙이지 못한다. 그러나 초기 디스크라면 저절로 회복된다.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온 수핵이 저절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저절로 아물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나 침치료, 물리치료 등을 받는 것도 방법. 이런 치료를 통해 급성 통증만 잘 넘기면 우리 몸의 회복력으로 수술 없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걷기 운동 등을 통해 허리 근력을 키워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허리 통증의 종착역, 척추관협착증

시골 할머니들을 보면 허리가 굽어 있는데 이런 ‘꼬부랑 할머니’는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생기고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덜해 자꾸 허리를 숙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체형이 변한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비대해진 인대와 뼈조직이 막아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 신경이 좁아지는 이유는 대부분 일을 많이 해서, 즉 척추를 많이 써서 생긴다. 쉽게 말해 척추가 노화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50대 이상이라면 허리디스크보다는 척추관협착증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신경 통로가 막혀서 통증이 생긴 것이므로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인대를 수술로 제거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문제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수술보다는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척추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일을 하지 않으면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다.

 

 

그럼 수술을 피하는 게 상책?

건강보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20만 7천여 명이 척추 수술을 받았다. 2007년에 비해 48% 증가한 수치다. 과잉 진료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올 만도 하다. 척추 질환과 관련해서 수술은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지만 완치를 위한 치료법은 아니다. 수술로 척추 주변의 이상 조직을 제거하거나 새로운 이식물을 넣어 통증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척추 주변 조직이 강화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술로 인해 주변 인대와 근육 등 정상 조직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유증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다. 목이나 허리 통증이 있은 뒤에 갑자기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 통증 치료를 3개월 이상 진행했음에도 통증이 감소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통증 자체가 너무 심해 주사나 약물로 통증 관리가 힘들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해야만 한다.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한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 쉽고, 수술하지 않은 주변부의 퇴행성 변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그러니 수술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운동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척추 주변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 수술이 잘되든, 잘못되든, 척추 질환은 생활 습관에 따라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비수술 치료법

최근 버스나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고 문구가 있다. 척추 질환을 수술 없이 간단하게 치료한다는 내용이다. 20~30분의 간단한 시술이나 약제로 척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니 참으로 매력적이다. 비수술 치료법은 매우 다양한데 최근 많이 시행되는 방법으로는 경피적 내시경 수핵 제거술, 신경 성형술, 고주파 수핵 감압술 등이 있다. 명칭은 어려워도 원리는 비슷하다. 미세 현미경 장비를 사용해 약간만 절개해서 병변을 제거하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전신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치료 기간도 짧고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비수술 치료법은 한 가지만 시행하기보다는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몇 가지를 병행한다. 대개의 비수술 치료법은 가벼운 증상에 효과적이고,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거나 신경학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수술 치료법에 시간을 들이다 정작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신 치료법일수록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비용도 고가다. 과잉 진료를 의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서너 명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신중하게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허리 근육 강화에는 브릿지 동작이 정답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면 가장 좋은 운동은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통증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향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통증이 호전되면 서서히 허리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재활 운동 책자에서 가장 많이 소개하는 허리 근력 운동은 일병 브릿지(Bridge)라고 불리는 동작이다.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굽히고 발을 엉덩이 가까이 당긴 뒤 엉덩이와 허리를 들어주는 동작이다. 무엇보다 좋은 운동은 걷기다. 걸으면 통증이 더 심해져 못 걷겠다는 경우가 많은데, 아파도 걸어야 한다. 단, 아프기 전에 미리 쉬면 된다. 30분을 걸었을 때 아프다면 20~25분만 걷는다. 20분 걷고 쉬고, 또 20분 걷고 쉬는 식으로 세 번만 반복하면 하루에 1시간을 걸을 수 있다. 운동은 어떤 종류의 운동을 얼마만큼 하는가에 상관없이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 그러니 부지런히 움직여라.

 

 

허리 근육 강화 브릿지 동작 사진


허리는 누운 자세를 좋아한다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일단 누워서 안정을 취한다. 모든 허리 통증은 ‘과도한 사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과도한 사용이라 함은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것뿐 아니라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휴식을 취한다고 소파나 바닥에 앉는 것도 허리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허리에 부담이 가장 적은 자세는 누워 있는 자세다.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누워만 있어도 호전된다. 허리를 삐거나 부딪쳐서 급성 요통이 발생한 경우에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아이스 팩을 하고 24시간 후에는 부종을 감소시키고 근육을 완화시키는 핫 팩을 한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누워 있어도 허리 주변 근육이 감소해 오히려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1~2주 이내에 통증이 적당히 감소하면 서서히 운동을 시작한다.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예방과 치료법은 올바른 자세와 움직임이다. 척추 주위에 근력을 키우고 좋은 자세 습관을 유지하면 척추의 퇴행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만성적인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는 길은 너무 쉽고 명확하다. 누워서 안정을 취하든 침을 맞든 통증주사를 맞든 수술을 하든 일단 통증을 가라앉혀라. 그러고 나서 부지런히 움직여라. 아무리 좋은 자전거라도 타지 않고 세워두면 녹이 슨다. 우리 몸도 약간의 기름칠을 한 뒤에 적절한 강도로 움직여주면 통증 없이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다.
 

2위 2013년 허리디스크 환자는 폐렴에 이어 2위, 80%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구의 비율. 이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5%에 불과, 280만 2012년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 15.2% 2011년 시행된 척추 수술 중 과잉 수술로 판정받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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