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융합형 창업에 도전해볼까

기사 요약글

내 머릿속에‘창업’이라는 키워드만 넣어두면 세상에는 벤치마킹할 창업 아이템이 넘친다.

기사 내용

 

ITEM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융합

 

최근 정부는 세대 융합 창업자를 선발해 1억원까지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 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베이비붐 세대와 청년층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희소식이다. 게다가 창업에 관심이 많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직접 제안한 정책이라고 하니 더 욱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세대 융합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 보유 퇴직자와 청 년 창업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두 세대를 매칭하기로 했다. 또한 은퇴자들과 청년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창업 박람회가 조만간 개최될 예정이다.

 

WHY
전문성 + 튀는 아이디어 = 성공 확률 UP

 

세대 융합은 창업 아이템에 목마른 은퇴자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들 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기업 근무 경험을 가진 중장년들은 경영 에 대한 전문성과 인맥이 뛰어나다. 그러나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부 족하다. 반면 청년들은 새로운 시대 흐름을 포착해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감각을 갖고 있지만, 자본이나 경영 전문성은 부족하다. 사업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 야 하고 기술과 경영 전문성도 필수적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세대 간 융합은 창업 성공의 강력한 조건이 될 수 있다. 특히 은퇴자들 중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전문 인력이 많다. 이들은 이직이 잦 은 청년들과 달리 안정적인 근무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들의 코칭과 지원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창업 기회를 찾는 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까지 나서서 밀어준다니, 성공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CASE
어디서 비슷한 사례를 찾을까?

 

실제로 은퇴자와 청년이 힘을 모으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퇴자들의 청년 창업 기업에 대한 자문이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퇴직한 임 씨 는 10여 명의 청년 사업가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조직 관리 등 회사 내부 운영에 대한 자문도 많이 하지만, 투자자 모집과 판로 확보에도 큰 힘을 준 다. 그는 청년들의 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 자문료는 회사 지분 으로 받는다. 가시적인 성과를 낼 때는 별도의 인센티브도 받는다. IT 분야의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유 씨도 비슷한 사례다. 유 씨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자문 하면서 유망한 회사에는 1천만~2천만원씩 직접 투자도 한다. 아버지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창업에 나서는 세대 융합 사례도 많다. 완도에서 치킨점을 운영하는 고 씨 부자가 대표적이다. 고 씨는 적성에 맞지 않아 의사를 그만둔 아들에게 치킨점을 권했다. 아 들은 아버지 사업을 돕다가 땀 흘려 일하는 것이 적성에도 맞고 수익성도 괜찮다고 판단해 부모와 공동투자로 창업했다. 현재 고 씨 부부는 배달형 소형 치킨점을 운영하고, 아들 내외는 젊은 고객 대상의 카페형 치킨점을 운영하고 있다. 동일한 브랜드이지만 서로 다른 상권에서 다른 고객층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다.
은퇴한 부모의 2막 인생을 젊고 발랄한 자녀가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20대인 정 씨는 대학 졸업 후 취업 대신 창업을 택했다. 그녀가 택한 업종은 요즘 뜨는 프리미엄 김밥집. 작은 분식 점 운영을 꿈꿨는데,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소형 매장은 투자금이 적게 들 것이다’라는 생각 이 착각임을 깨달았다. 분식점은 입지가 수익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그러나 창업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입지에 점포를 얻으려고 하니 만만치 않은 투자금이 필요했던 것. 정 씨는 부모에게 창업 자금을 지원해주면 매월 이자를 내겠다고 제안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의 퇴직금을 투자했고, 덕분에 딸은 입지가 좋은 곳에 프리미엄 김밥집을 내 월 5백만 원대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 씨는 약속대로 150만원은 결혼 준비 자금으로 저축하고, 부모님 에게 150만원을 드린다. 딸의 창업에 투자해 노후 생활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창업뿐 아니라, 부모의 사업을 시대 흐름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도 세대 융합은 큰 도움 이 된다. 부산 삼진어묵은 젊은 자녀가 부모가 운영하던 사업에 참신한 감각을 불어넣어서 현대적 으로 재탄생시킨 성공 사례이다.

 

HOW TO
어떻게 파트너를 찾을까

 

세대 융합 창업의 성공 열쇠는 파트너 선정에 달렸다. 내게 적합한 파트너를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결합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본과 아이디어를 결합할 것인가, 경험과 기술을 조합할 것인가, 경험 자산 중에서도 인맥이 필요한가 경영 노하우가 필요한가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이상적인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장밋빛 희망에 앞서 서로에게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각자 어떤 역할 을 잘할 수 있는지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파트너는 가족, 낯선 사람, 직장 선후배, 사제 관계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노동력이 많이 드는 자 영업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게 이상적이고, 스타트업처럼 전문 기술력과 경영 역량 이 요구되는 영역은 낯선 관계일지라도 요구되는 분야의 역량을 충실히 갖춘 사람 들과 결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낯선 사람과 결합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 다. 신원확인과 과거 인생 이력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평판 조회도 해야 한다. 직장 선후배 관계는 업무적으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경력 을 살린 창업에 이상적인 결합이다. 최근에는 사제 간의 결합 사례도 늘고 있다. 대 표적인 예는‘정직’과‘신뢰’로 창업에 성공한‘어니스트 티’다. 이 회사는 스승과 제 자가‘몸에 좋은 건강한 음료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공유해서 탄생한 회사이다. 스승 배리 네일버프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로,<전략의 탄생>을 쓴 게임이론 전문 가다. 그는 사업 경험이 부족한 제자 세스 골드먼의 자문 역할을 훌륭하게 맡아 어 니스트 티가 성공 신화를 쓰는 데 기여했다.

 

TRY
현실에 적용해볼까

 

세대 융합 창업은 이론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두 세대의‘마음’ 결합이다. 현장에서 컨설팅을 하다 보면 중장년층과 청년들 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며 끼리끼리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이유를 물어 보면 서로 취향이 다르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대접받으려고 하는 등 사고가 유연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일 외의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돼 사업이 힘들어지는 사례도 많다. 이는 가족 창업에서 더 빈번하다. 파트 너를 사업관계가 아닌 가족관계로 바라보고, 서로 너무 편하게 대하다 보니 더 많은 갈등을 겪는 것이다. 이런 갈등은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한다. 사업의 목적과 경영 원칙을 지키 면 많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경영 원칙을 준수하는 것은 사심과 감정이 끼어들 여지를 없애주기 때문이다.
둘째, 창업 전 갈등을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파트너와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고 서로 지켜야 할 규칙을 준수하며 예외를 두지 않아야 한다. 특히 가족 이 함께할 때는 근태, 역할, 책임 등을 명확히 하고 이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두자. 그래야 규칙이 무시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셋째, 필요하면 투자와 경영의 분리도 고려한다. 내가 투자를 많이 했더라도 회사 경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운영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 연장자라고 해서‘회장’‘부회장’‘부사장’ 등의 직책을 갖고 회사 전체 업무에 애매하게 관여하 는 것보다는 경영 자문이나 조직 관리, 대외 영업 등 직무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대 융합의 장점을 잘 살리려면 조직 관리는 부모 세대가, 접객이나 마케팅, 영업, 기획, 연구 개발은 자식 세대가 맡는 게 좋다.
넷째, 부모 세대는 꼰대가 되지 않아야 한다. 과거의 무용담이나 잔소리는 세대 간 융합을 방해한 다. 함께 창업했더라도 지시하고 명령하기보다 실무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
다섯째, 세대 융합 창업도 동업의 한 형태임을 명심하자.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투자에 따른 지 분 관계, 의사결정 권한, 지켜야 할 규칙, 각자의 역할, 수익의 배분, 계약 파기 조건 등을 정하고 계 약서를 작성하는 게 좋다. 가족이 함께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터에서만큼은 가족이 아니라 사업 파트너나 동료일 뿐이다.
여섯째, 너무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투자수익의 시현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금 회수 는 쉽지 않다. 따라서 투자할 때는 사업 모델과 청년 창업자의 역량을 잘 점검해야 한다.

 

 

이경희
한국 창업 컨설팅업계의 대모. 한국의 소상공인, 중소기업 창업 경영에 정통한 전문가로서 그동안 만난 창업자와 기업가가 10만여 명이 넘는다. 저서로는<이경희 소장의 2020 창업 트렌드>< CEO의 탄생> 등이 있다.

※ 이 컨텐츠는‘시니어 문화 활성화’를 위해 라이나전성기재단이 발행한<헤이데이>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라이나생명은 라이나전성기재단의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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