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기능은 잃어버렸지만 혁신적인 재생을 일궈 낸 재생 도시들

기사 요약글

재생도시로 떠나자

기사 내용

폐광의 가치를 말하다

독일 촐페라인

재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공통점은 지역 주민들이 재생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알아봤다는 것이다. 독일 에센 지역의 촐페라인 탄광 지대 역시 주민들의 지지 속에 환골탈태한 곳이다. 유럽 최대의 탄광이었던 촐페라인은 1980년대 쇠락을 맞이했고 재개발 시점에 놓였다. 주민들과 주정부는 이곳의 역사성을 높이 평가해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는 변화를 추구했다. 세월이 흘러 탄광의 가치는 더욱 깊어졌고 200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이곳은 특히 독일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는데, 재생 사업 초기에 들어온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이 유럽의 문화예술 산업을 불러들이며 그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이 밖에 석탄을 세척하던 공장에 자리 잡은 루르박물관을 필두로 디자인 관련 학교와 재단, 공공기관 등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2020년까지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는 디자인 관광특구로서 또 다른 재생을 계획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TIP.

방문객을 위한 시설도 흥미롭다. 냉각수를 공급하던 수로는 여름에는 수영장, 겨울에는 아이스스케이트장으로 쓰이고 건물 사이사이 공간은 각종 먹거리와 공연, 축제 등이 열리는 광장으로 변신했다.
문의 www.zollverein.de

 

버려진 항구의 변신

네덜란드 NDSM 항구

암스테르담에서 페리를 타고 가면 나오는 NDSM 항구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릴 만큼 활기가 넘치던 조선소였지만 공장이 문을 닫은 후 1980년대부터 버려진 곳으로 방치되었다. 그 후 대대적인 재생 사업을 벌인 결과 암스테르담의 문화예술 집결지로 다시 태어났다. 폐기 처분조차 어려웠던 크레인은 이색 호텔로 모습을 바꿨고 버려진 컨테이너는 레스토랑과 각종 디자인 사무실, 디자인 숍으로 변신했다. 보기 흉했던 시멘트 벽면은 예술가들의 캔버스가 되어 그라피티와 그림으로 채워졌고, 곳곳에 방치됐던 녹슬고 못난 폐기물 역시 전문가의 손이 닿아 멋진 화분과 벤치로 용도를 달리해, 찾는 사람들의 감성을 충전시키고 있다.

TIP.

파랄다 크레인 호텔은 35미터, 40미터, 45미터 높이에 떠 있는 세 개의 객실이 전부다. 특히 45미터 높이에 위치한 스위트룸은 야외 스파를 즐기며 탁 트인 암스테르담의 전경을 볼 수 있어 셀러브리티들이 즐겨 찾는다고.
문의 faralda.com

 

제철공장에서 친환경 공원으로

독일 뒤스부르크 환경공원

독일을 대표하던 철강산업이 급격하게 쇠퇴하게 된 것은 1985년이다. 약 60만 평에 이르는 철강 부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뒤스부르크 주민들은 자기 삶의 터전이자 나라에 번영을 가져다준 이곳을 되살리고 싶었다. 정부는 이 부지를 없애는 대신 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도시계획가, 건축가, 조경가, 환경 전문가 등을 모아 10년간의 재생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폐기물로 가득했던 지대는 푸른 공원으로 변신했고 연기를 내뿜던 굴뚝은 전망대로 바뀌었으며, 용광로는 스킨스쿠버장으로, 광석 저장고의 외벽은 암벽등반 코스로 탈바꿈했다. 마침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레저 시설까지 함께 갖춘 친환경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어떤 것도 해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끝난 재생 프로젝트는 지금까지도 세계 여러 도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TIP.

조경공원에서는 오는 5월 6일과 7일 스트리트 푸드 페스티벌이 열린다. 유명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문의 en.landschaftspark.de/startseite

 

세상에 없는 새로운 광장

덴마크 뇌레브로

코펜하겐 중심에 있는 뇌레브로 지역은 약 62개국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진 주민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덴마크 정부는 이 지역민을 하나로 결집시켜 다름의 차이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실시한 것이 슈퍼킬른 프로젝트다. 1km 구간에 달하는 슈퍼킬른 광장을 주민이 즐겨 찾는 놀이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킨 것. 광장은 총 세 구역으로 나뉜다. 스포츠와 문화 활동을 위한 붉은 광장은 핑크, 오렌지 등 대담한 색을 전체 바닥에 칠해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녹색 광장으로, 푸른 잔디가 펼쳐진 근린공원으로서 휴식처 역할을 한다. 주민들이 체스나 보드게임,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검은 광장은 바닥의 불규칙한 하얀 선들이 특징이다. 녹색 광장의 동고선을 그대로 그려 넣어 연결감을 주는 동시에 디자인적 감각을 살린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TIP.

슈퍼킬른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모든 시설물을 다양한 나라에서 가져와 서로 다른 문화 접촉을 자연스럽게 이뤄냈다는 점이다. 녹색 광장에는 팔레스타인에서 가져온 흙이 뿌려져 있고, 광장의 맨홀은 이스라엘과 프랑스 파리에서 공수했다. 또 나무는 중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문의 superflex.net/tools/superki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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