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구석구석을 벼룩 뛰듯 돌아다니며 희귀한 물건을 모아온다는 뜻에서 붙여진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지난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며 동대문 일대까지 돌아볼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할게요.
PM 3:00 황학동 벼룩시장 구경
없는 게 없다는 벼룩시장의 원조, 황학동 벼룩시장은 예로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골동품을 비롯 중고물품들로 가득했던 곳이었죠. 그러나 청계천 복원사업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건립되면서 많은 상인들이 신설동 서울 풍물시장으로 옮겨갔고 황학동을 떠나지 않은 상인들이 현재 이 벼룩시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중고품 만물상들이 하나둘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현재는 골동품은 물론 중고가구, 가전제품, 시계, 보석, 피아노, 카메라 및 각종 기계, 공구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한때는 쇠락하는 듯 보였으나 앤티크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소품이 많다고 알려지면서 빈티지한 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어요. 판매되는 물건들을 보면서 어떤 사연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데요, 마치 보물찾기하듯 내 물건을 찾는 재미 역시 쏠쏠하답니다.
ㅣ 위치 중구 마장로5길 11-7
※ 상기 일정은 2019년 기준이며 기상 상황,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주최 측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PM 4:00 쇼핑도 하고 책도 보고 동대문 평화시장 구경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찬찬히 거닐면 동대문 평화시장까지 2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어요.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피난민들이 청계천 판자촌에서 재봉틀 한두 대로 옷을 만들어 판매하던 데서 출발해 지금까지 이어 온, 동대문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의류 시장입니다. 국내 최대 모자 매장을 비롯, 의류, 스카프,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을 싼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원래는 도매시장이지만 소매상인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어요. 한편, 1층에는 수십 개가 넘는 헌책방들이 입주해 있어서 쇼핑의 메카 동대문에서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도 있답니다.
ㅣ 위치 중구 청계천로 274
PM 5:00 동대문 랜드마크로 거듭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평화시장 바로 건너편엔 동대문 명소로 자리매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가보겠습니다. 마치 UFO가 불시착한 것 같은 모습의 독특한 외형이 눈에 띄는데요, 이음새 없이 물 흐르는 듯한 디자인으로 건물 내에 기둥을 찾을 수 없는 비정형 건축물로 유명하죠.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독특한 외관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열리는 행사와 프로그램 역시 다채로운데요, 서울패션위크가 매년 열리고 있고 세계적인 전시 및 행사를 비롯, 전통공예부터 신진 디자이너 관련 숍들도 많이 입주해 있어 개성있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답니다. 쇼핑의 메카를 넘어 패션 문화를 선도하는 동대문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ㅣ 위치 중구 을지로 281
ㅣ 문의 02-2153-0000
PM 6:00 노상에서 즐기는 불맛 연탄 돼지갈비 경상도집
세 군데를 돌아다닌 만큼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플 텐데요, 조금만 힘을 내서 발걸음을 옮기면 두말하면 잔소리인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어요. 오로지 메뉴는 연탄 돼지갈비 하나인 경상도집은 천막 위에 ‘불갈비’라고 쓰인 게 전부예요. 간이테이블에 놓인 의자에 착석하고 몇인분을 시킬지 이야기만 하면 갈비를 구워 가져다 줍니다. 맛좋게 구워진 고기가 먹기 좋게 잘려서 나오는데, 연탄에 구운 돼지갈비의 향이 더욱 입맛을 돋웁니다. 쫄깃한 식감과 고기에 스민 불맛에 매료돼 나도 모르게 계속 집어 먹고 있을지도 몰라요.
ㅣ 위치 중구 을지로39길 29
ㅣ 문의 02-2265-4714
PM 7:00 비엔나커피가 맛있는 투피스
돼지갈비를 맛있게 드셨다면 이 근처 카페 투피스에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걸 추천해요. 이곳은 비엔나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데요, 입안 가득 느껴지는, 쫀쫀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림에 쌉쌀한 드립 커피의 맛이 더해져 비엔나커피 특유의 달콤쌉쌀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한편, 그에 앞서 카페에서 바라보는 동대문 훈련원공원은 풍경이 뛰어난 곳이니 커피 한 잔과 고즈넉한 동대문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라요.
ㅣ 위치 중구 을지로 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