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맙습니다'라는 따듯한 말 한마디
자기돌봄캠프에서 한 참가자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치매 부모님을 모시느라 정신없이 사는 와중에도 일주일에 하루는 꼭 봉사활동을 나가요. 가족들은 그럴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잠을 자라고 하는데, 저한테는 그 시간이 너무 필요해요. 왜냐하면 집에 있으면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봉사활동을 나가면 처음 보는 사람들도 저한테 너무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해주거든요.”
돌봄을 하는 사람에게도, 돌봄을 받는 사람에게도 어느 순간부터 당연해진 돌봄.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돌봄은 없습니다. 당신의 돌봄이 참 귀하고 특별하다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건네는 말 한마디로 마음의 허기가 든든하게 채워지는 시간, 돌봄캠퍼스의 자원봉사 클래스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20대부터 80대까지, 우리는 자기돌봄 봉사단!
6월 22일 토요일 9시, 폭우가 쏟아지는 주말 아침부터 반가운 발걸음들이 모였습니다.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 장애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그리고 고립은둔청년까지 2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인 특별한 봉사단입니다. 자기돌봄캠프에 참여한 이후, 캠프에서 경험한 자기돌봄을 우리 사회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싶다는 선한 마음으로 다시 모인 건데요.
거센 빗줄기를 뚫고 도착한 곳은 <애덕의 집>. 이곳은 50여 명의 성인 지적장애인들이 생활하는 거주시설과 여성 장애인들의 공동생활가정, 그리고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하는 ‘소울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입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주말맞이 별미로 짜장면 파티가 열릴 예정입니다. 5-60대 중년의 아버지들이 의기투합하여 매달 복지시설을 찾아가 수제 짜장면을 만들어서 대접하는 ‘이웃나눔선교회’가 <애덕의집> 가족들의 주말 점심을 책임지러 오신 건데요.
멤버 중 요식업 종사자는 단 한 명도 없지만 오직 봉사를 위해 짜장면 조리를 배웠고, 양파부터 춘장까지 가장 좋고 건강한 식재료들을 직접 준비해서 매달 복지시설을 돌며 8여 년 동안 짜장면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 자기돌봄봉사단이 이들을 돕는 주방보조가 되어 짜장면 100그릇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 돌봄에서 나눔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다
눈물의 양파 까기를 시작으로, 짜장면 재료 준비부터, 춘장 볶기, 면 삶기, 배식과 서빙, 그리고 설거지까지. 100그릇의 짜장면 봉사를 마치고, 모든 봉사자들도 함께 식탁에 앉아 세상에 하나뿐인 짜장면을 나눠 먹었습니다.
“아내가 아프게 된 이후로 평생 안 해보던 주방 살림은 제 몫이 되었어요. 가끔씩 주방에 있는 제 모습이 서글플 때가 있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무척 뿌듯합니다. 이런 데 와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해야 돼요.”
“20대는 저 혼자라서 처음에는 많이 쑥스러웠는데 봉사하시는 어른들이 제가 뭘 해도 잘 한다고 칭찬해 주시고, 웍도 잡아볼 수 있게 옆에서 잘 가르쳐 주셔서 마음도 편해지고 많이 감사했어요.”
오늘 우리가 정성껏 만든 자장면 한 그릇은 <애덕의집> 가족들의 허기만 채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장면을 맛있게 먹고, 씩씩하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가는 이들의 밝은 미소를 보면서 그동안 일상에서 지치고 상처받고 공허했을지 모를 자기돌봄봉사단의 마음도 따듯한 감동과 보람으로 가득 채워졌다고 하는데요. 돌봄에서 나눔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오늘의 경험이 앞으로도 소중한 내 삶을 돌보는 자양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세상에서 하나뿐인 짜장면 최고 맛집
# 함께 해 주신 봉사단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