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명사 -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 편

기사 요약글

황상민 교수에게는 방송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연구다. 사회현상을 탐색하고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주목한다.

기사 내용

마음을 설명해드립니다, 황상민 교수

황상민 교수(연세대)에게는 방송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연구다. 사회현상을 탐색하고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서 위즈덤 센터라는 연구기관을 만들고 WPI라는 독자적인 심리테스트 방식을 만들어 냈으며 책과 팟캐스트(황상민의 심리상담소)를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흔히 한국 사람의 심리를 얘기할 때 외국의 논문과 사례를 언급하는데 한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인의 사례를 예로 들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해요.‘남의 눈으로 본 남의 얘기’를 근거 삼지 않고 서구의 학문적인 틀에 종속되지 않아야 하지요.”

황상민 교수는 우리나라가 지난 40~50년간 자력으로 경제 발전을 이룬 데 반해 지식적 측면에서는 자립하지 못했다고 본다. 인간의 신체가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듯 마음 역시 사회적 맥락과 문화적 환경, 사회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더욱더 한국인의 마음을 보는 한국적 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WPI이고 팟캐스트는 이 WPI와 깊은 연관이 있다.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는 황상민 교수가 고안해낸 성격 유형 검사로 한국인에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전문가들만 해석할 수 있었던 방식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전까지는 빵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밀가루나 설탕 같은 재료를 던져주는 방식이었어요. WPI는 사람들이 먹고 싶어 하는 빵에 대해서 알려주고 그 레시피까지 제시합니다.”

원하는 빵이 어떤 것이고 그 빵이 왜 아침엔 인기가 있고 저녁엔 인기가 없는지, 어떤 사람에게 잘 팔리는지까지 얘기해줄 수 있다는 것이 황상민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 10년간 WPI의 사례를 축적하면서도 일반인에게 적용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수의 그룹을 상대로 한 해석과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큰 반향을 얻으면서 팟캐스트로 WPI를 적용한 심리 상담에도 나섰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데서 심리상담이 출발해요. 나와 비슷한 인간은 비슷한 이슈로 고민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나와 비슷한 인간인가 궁금해지지요.”

심리 상담은 여러 번의 과정을 반복해야 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데 비해 WPI는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A4 반쪽 분량의 사연과 신청자의 프로필만 가지고 사람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많은 내용을 정확히 유추해 낸다. “팟캐스트로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WPI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책으로 정리했는데 1월 중에는‘마음 안내서’(가제)라는 제목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2016년 올해 황상민 교수는 그 책을 통해 사람들 각자가 원하는‘빵 레시피’를 알려주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심리학 관점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개인의 일상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설명되는가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알릴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많은 사람이 고통 받는‘통증’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의사와 협업해서 그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해결 방안도 찾아보는 것이 올해 목표다. “사람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고 변화를 얘기하면서도 그 방향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요.” 그가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작은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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