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아파트 같은 큰 건물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남성에게 유리한 직종이 아닐까 싶지만 요즘은 여성 관리소장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택관리사가 되려면 국가 공인 자격증이 필수라는데 어떤 시험을 보고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또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당신이 궁금해하는 자격증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Step 1주택관리사가 뭐길래?
주택관리사란 말 그대로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공동주택은 물론 부대시설의 운영, 관리, 유지, 보수 등을 도맡고 이에 드는 경비를 관리하며 입주민들이 좀 더 나은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전반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흔히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아파트 관리소장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한주택공사, 지방공사의 중견 간부 사원으로도 취업이 가능하다.
시험에 합격하면 일단 주택관리사보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그 상태에서 일정한 실무 경력을 쌓아야 비로소 주택관리사가 된다. 우리나라는 ‘주택법’에 의해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난방 방식의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반드시 주택관리사 또는 주택관리사보를 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무조건 주택관리사를 두게 돼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소규모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Step 2어떻게 딸까?
시험의 종류
-주택관리사 시험은 1년에 한 번 실시하며 2차 시험까지 통과해야 최종 합격으로 인정된다. 보통 7월에 있는 1차 시험은 150분 동안 민법총칙, 회계원리, 공동주택시설개론 3과목을 보는데 객관식 5지 선택형으로 과목당 40문항이 출제된다. 매 과목 100점 만점으로 평균 60점 이상이 넘어야 하며 평균이 아무리 높아도 40점 미만의 과락이 발생하면 불합격이다.
1차 시험에 합격했다면 약 3개월 뒤 2차 시험을 보게 된다. 총 100분에 걸쳐 주택관리관계법규, 공동주택관리실무 2과목을 보고 과목당 40문항씩 문제가 출제되는데 객관식 5지 선택형이 원칙이지만 과목별로 16문제씩 총 32개의 주관식 문제도 풀어야 한다. (2015년 개정) 합격 기준은 1차와 같은데, 2차 시험에서 떨어졌다 해도 1차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다음 회의 시험에 한하여 1차 시험을 면제하므로 내년도 합격을 노려볼 만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www.Q-net.or.kr)에 접속하면 시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난이도 -응시 자격에 특별한 제한이 없는 주택관리사 시험은 공인중개사 시험과 곧잘 비교되곤 한다. 민법, 주택관리관계법규 과목이 공인중개사 시험의 민법, 공법과 유사하기 때문인데 두 자격증을 모두 소지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체감 난이도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관리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회계 원리를 배우고, 관리시설에 대한 설계도면 판독과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해 시설개론을 배우며, 주택 관련 법규를 이해하기 위해 건축법이나 안전관리법 등을 공부하는 등 관리자로서 총체적인 지식을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평균 60점의 커트라인만 넘으면 합격이 가능해 전반적으로 내용을 숙지하고 과락(40점)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다.
+TIP주택관리사 자격증 외에 조경이나 전기, 소방 등 아파트 관리에 필요한 추가 자격증을 소지했다면 취업에 더욱 유리하다.
공부 방법 -독학도 한 방법이지만 출제 경향이나 빈도를 고려해 수강생을 지도한다는 점에서 학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접 현장 강의를 듣기도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동영상 강좌를 활용할 수 있다. 학원을 통해 생기는 선후배, 동기 간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데 먼저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후배의 일자리를 주선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라고. 수험 기간은 동차 합격을 전제하면 약 1년 정도로 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먼저 1차에 합격한 뒤 경험 삼아 2차를 보고, 다음 해 2차에 도전해 합격하는 식의‘2년 전략’을 많이 세운다. 교재비 포함, 학원비는 1년간 100여만원 정도.
+TIP현재 주택관리사 시험은 평균 60점 이상의 절대평가이지만 2017년부터 상대평가로 전환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빨리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Step 3어떤 일을 할까?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으로 여러 갈래의 일자리가 생긴다. 기본적으로 아파트 단지, 빌딩의 관리소장으로 취직할 수 있고 일반 기업의 시설 및 운영 행정관리 책임자나 건설회사 및 관련 회사의 관리감독관으로도 일할 수 있다. 심지어 창업도 가능하다. 아파트 관리는 크게 자치관리와 위탁관리로 나뉘어지는데 자격증이 있다면 위탁관리 업체를 차려 아파트별로 관련 인력을 파견하는 업무를 대행할 수도 있다.
+PLUS주택관리사 인터뷰
김종해(50세) 씨 -2년 전 주택관리사 시험에 합격해 주택관리사보의 자격이 주어진 그는 지난해부터 모 아파트의 관리소장직을 맡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25년 동안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했지만 40대 중후반쯤 되자 경제적으로 더 이상 유지가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가게를 정리하고 2~3년간 공백기를 가졌는데 그때 우연히 주택관리사 자격증에 대해 알게 됐다. ‘과연 취업이 될까?’ ‘공부가 어렵지 않을까?’ 여러 걱정이 많았지만 학원 상담을 받아본 뒤 전망이 밝다는 확신이 들었다. 관리소장은 정년이 없는 직업으로 앞으로 20년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7억원 이상의 수입이 생기니 욕심이 났다. 당시 임시직으로 작은 회사에 다녔던 터라 낮에는 직장으로 밤에는 학원으로 주경야독을 했는데 집에 가서도 3시간씩 공부를 더 하며 열심히 살았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동차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관리소장으로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출근 시간은 9시지만 1시간 일찍 가 아파트를 둘러본다. 밤사이 어디 파손된 곳은 없는지, 시설은 제대로 돌아가는지 등을 살핀다. 밤새 근무한 경비원, 기전실 직원 등을 소집해 다음 교대자와 인수인계를 시키고 새 근무자에게 그날의 업무 지침을 내리는 것도 일이다. 기본 패턴은 그렇지만 아파트가 제대로 유지, 관리될 수 있도록 모든 업무를 다 수행한다. 유지 보수는 잘되고 있는지, 각종 비용은 제대로 걷혀 잘 쓰이고 있는지, 주민들 간의 분쟁은 없는지 등을 고루 살펴야 한다. 경비원, 경리, 청소 직원,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지휘 감독도 중요한데 사회 경험을 통해 처세술이나 대인관계의 스킬을 쌓은 50+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업무 만족도는? -무척 높다. 가끔 과격한(?) 주민이 있긴 하지만 그런 분쟁이 없다면 내 존재 가치가 없으니 그마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주택관리사보이기 때문에 아직 500세대 미만의 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300만원 정도의 월급이 나오니 만족스럽다. 아파트별로 다르지만 관리소장이 되면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5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 경력을 쌓아 대규모 아파트에서 근무하게 될 텐데 그때를 대비해 각종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모로 전망이 좋다는 생각에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
+CHECK관리사보에서 관리사가 되려면?
공사 직원, 공무원으로서의 근무 경력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는 논외로 한다. 50세대 이상 500세대 미만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 3년 이상 근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의 직원(경비원, 청소원, 소독원 제외) 또는 주택관리업자의 직원으로 주택관리 업무에 5년 이상 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