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조언 - 환갑잔치 편

기사 요약글

사람이 태어나서 60년 만에 맞는 생일.

기사 내용

육십갑자의 ‘갑’이 돌아온다는 의미로, 다시 말해 인생이 종착역을 돌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과거 평균수명이 길지 않던 시절에는 ‘인생 한 바퀴’를 돌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집에서 손수 음식도 만들고 동네 사람들도 불러 큰 잔치를 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Q. 잔치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84%백세시대. 칠순이나 팔순도 남았다. 환갑 잔치는 확실히 오버다.

16%사람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 분위기상 참는 거지 솔직히 하고 싶다.

 

 


Q. 환갑, 칠순, 팔순 등 가족 행사의 총예산은 얼마면 적당할까?(용돈 포함)


50%100 만원 미만
돈보다 정성이다.

39%100만~300만원

9%300만~500만원

2%500만원 이상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Q. 환갑, 칠순, 팔순에 자식들이 잔치를 해주겠다고 한다면?


67%식상한 잔치보다는 해외여행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33%그냥 번거롭지 않게 잔치나 했으면 좋겠다.


설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 사람들은 ‘환갑잔치’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부모 입장에서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설령 부모 된 도리로 ‘가족끼리 밥이나 먹자’라고 했어도 그럴듯한 이벤트를 마련해준 자식의 성의를 탓할 부모가 어디 있을까?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환갑’이 지나가도 이내 칠순과 팔순이 돌아온다. 그렇게 점차 부모와 자식 간에 눈치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 이 대단한 ‘가족 행사’는 모두의 고민거리가 될 뿐이다.


그래서 <헤이데이>는 5060이 환갑과 칠순 같은 특별한 생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 골칫거리를 해결한 사례들을 통해, ‘가족 잔치’가 가족‘문제’가 아닌 가족‘문화’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려 한다.

 

 

환갑, 칠순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 - 자식 SAY!


 

엄마가 갑갑한박미정 씨

환갑 문제로 엄마와 상의하다 속 터져 죽을 뻔했어요. “우리 펜션 빌려서 가족 여행이나 갈까?” 물었더니 애들이 시간이 맞겠냐며 퇴짜, “엄마 아빠 해외여행 보내드릴까” 물었더니 아빠는 잔소리가 심해 둘이 갔다가 이혼할지도 모른다고 퇴짜, “친척들 불러서 잔치를 해드릴까” 물었더니 부담 주기 싫다며 퇴짜, 결국 그냥 식당 가서 밥이나 먹자는데 힘이 쭉 빠지더라고요. 더 기막힌 건 막상 가족 식사로 쇼부(?)를 쳤더니만 이번에는 친구 누구는 유럽 여행을 갔네, 자식들이 용돈을 얼마를 줬네 하며 자꾸 아쉬운 소릴 하시네요! 우리 엄마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부모 자식 간에 못 할 말이 어디 있다고 처음부터 쿨하게 원하는 걸 콕 집어 얘기하면 좋겠어요.



효도하고 싶은 박영재 씨

아버님 환갑 기념으로 전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4남 1녀이니 아이들까지 다 모이면 20명쯤되는데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다 이렇게 한 명도 빠짐없이 여행을 떠나니 새삼 형제간의 우애도 느껴지고 이만큼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도 한 번 돌이켜 보게 되고 참 좋더라고요. 간만에 부모님도 내 새끼들을 모두 품에 안았다는 듯 애틋한 표정으로 저희를 바라보시는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중요한 걸 잊고 살지는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 살아 계실 적에’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비교하는 아들 황순엽 씨

저희 장인, 장모는 환갑이나 칠순에 별다른 집착이 없으셨어요. 가족들끼리 한정식집에서 식사하고 백화점에서 옷 한 벌씩 사드렸을 뿐인데도 이만하면 됐다며 만족스러워하셨는데 저희 아버지는 몇 년 전 뷔페에서 치른 환갑잔치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셨는지 술만 드시면 한 번씩 “음식이 별로였다” “건물이 마을 회관 같았다”며 섭섭한 내색을 하시네요. 원래 미주알 고주알 따져보고 옛날 일까지 헤집어보고 하시는 성격이시긴 하지만, 아내 보기에도 창피하고 앞으로 칠순은 또 얼마나 신경을 써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똑같은 상황을 겪어보니 양가 부모님의 성향이 확연히 비교가 되더군요.



골병든 며느리 김지연 씨

결혼한 지 1년 만에 시어머니 환갑이 돌아왔어요. 여행을 보내드릴까, 근사한 호텔 뷔페를 모시고 갈까 고민이 많았는데 갑자기 친척 모두를 집으로 불렀으니 신경 써서 잘 차리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예쁜 며느리 자랑 좀 해보고 싶으셨다는데 애써 차려드리고도 “게라도 쪄서 내놨으면 더 좋았을 뻔했구나” “아까 잡채는 간이 좀 세더구나”하시며 시어머니가 은근히 타박하시는 바람에 섭섭해서 울었다는 친구 얘기부터 생각나더라고요. 결국 회사에 병가 내고 낮부터 음식을 준비했죠. 어머님 입이 귀에 걸리실 정도로 좋아하셔서 보람은 있었는데 덕분에 저는 몸살 나 앓아누웠답니다.



어깨 무거운 장남 최효섭 씨

부모님 칠순을 어떻게 할 건지 상의 좀 하쟀더니 형제들 모두 ‘장남의 뜻을 따르겠다’지 뭐예요. 첫째라 존중하겠다는 것 같지만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큰일을 떠밀겠다는 심산이죠 뭐. 진짜 제 마음대로 했다간 여기저기서 구시렁거릴 게 뻔한데 한두 번도 아니고 앞장서서 집안의 경조사 다 챙겨야 하는 첫째의 마음은 괴롭습니다.

 

 


환갑, 칠순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 - 당사자 SAY!


 

잔치하고 싶은 김기례 씨

친구 남편의 화려한 칠순 잔치를 보니 솔직히 부럽더라고요. 고급 뷔페, 전문 MC, 그것도 모자라 국악인까지 데려와 풍악을 울려대는데 여느 잔치와는 스케일이 달랐어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똑같은 디자인의 한복을 맞춰 입은 자식들이 부모님께 절을 올리는 장면이었는데 하나같이 좋은 직장에 훤한 인물까지 갖춰서 누가 봐도 자식 농사 한 번 잘 지었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때 친구가 어찌나 흡족한 얼굴로 자식들을 바라보던지 보는 내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살면서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날이 얼마나 되겠어요. 내가 이만큼 고생해서 자식들을 키웠다, 우리 부부가 이만큼 건강하고 다정하다는 걸 마음껏 자랑하고 싶어서라도 저는 넌지시 잔치 얘기를 좀 꺼내보려고요.



무한긍정 윤경자 씨

남편 환갑이 다가오는데 우리 아들 둘은 여전히 취업 준비생. 할 수 없이 내 쌈짓돈 털어 가족 여행을 다녀왔네요. 애들이 면목 없어 하긴 했지만 인생 길잖아요. 언젠가는 아들들이 비행기 태워주더라며 여기저기 자랑할 날도 오겠죠. 꼭 자식에게만 축하받으라는 법도 없고요. 결국 긴 인생에서 남편, 아내 둘만 남는다는데 서로 오순도순 챙겨가며 맞는 환갑, 칠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모든 건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니까.



아들이 야속한 정희숙 씨

남편 환갑이라 새아기한테 한정식집 예약을 좀 부탁했어요. 두 곳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한 군데는 상견례 때 가봤으니 다른 한 군데에 가서 미리 음식 좀 먹어보고 얘기를 해 달랬는데 아들 녀석이 전화해서는 “엄마는 왜 며느리 스트레스 받게 그런 걸 시키냐”고 볼멘소리를 하지 뭐예요. 기분이 확 상해서 환갑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었어요. 괜히 우리 내외 일로 아들 며느리 싸움거리만 던져준 것 같아서 앞으로는 그저 오냐오냐만 해야 될까 봐요.



가족 중심 배진혜 씨

환갑이라고 잔치까지 하긴 좀 그렇지만, 비행기 타고 가족 여행은 꼭 가고 싶어요. 해외일 필요는 없어요. 가까운 제주도라도 가서 회도 실컷 먹고, 바닷가에서 사진도 찍고 하면서 추억 쌓을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콧바람이 절로 나와요. 자고로 여행이란 허리, 다리 튼튼할 때 다녀야 좋죠.

 

 

 


영원해 청춘 고두영 씨

과부 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저는 같은 해에 환갑, 칠순을 맞는 동창들과 함께 일본 온천 여행이나 갔으면 좋겠네요. 자식들의 축하도 좋지만 계속 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들었구나 의식하게 될 테니 한편으로는 서글플 것 같거든요. 나이를 잊고 꼭 수학여행 가는 기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요즘 애들이 얘기하는 ‘힐링’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자리에서도 노후 걱정, 자식 걱정은 빠질 리가 없겠지만.



유비무환 김종연 씨

요즘 환갑잔치가 웬 말이냐는 분위기지만 저는 솔직히 ‘챙길 수 있을 때 챙기자’는 주의예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잔치를 해야 사진도 예쁘게 나올 것 같고, 지나친 걱정일 수 있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저희 부모님만 해도 칠순을 못 넘기고 돌아가신 터라 제대로 된 잔치 사진 한 장 없는 게 그렇게 한이 되더라고요.



직설화법 유승신 씨

내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며느리, 사위 앞에서 체면치레하느라 정확히 뭐가 좋은지 얘기를 못하는 분위기더라고요. 봉투가 좋다, 여행 보내다오, 탐나는 명품 가방이 있다, 식구들 불러 식사를 하자, 이런 식으로 정확히 얘기해야 자식들끼리 혼선도 적고 서로 오해도 생기지 않는 것 같아요.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인데 괜히 점잖게 굴다 원하지도 않는 선물받으면 억울하잖아요.

 

 

 

 

'잔치',
그 이상의 '잔치'



별에서 온 그대와 함께한 칠순

전상열 씨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거동이 불편한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모습을 보고 가수 이효정의 팬이 되었다. 이후 팬클럽에도 가입해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팬클럽 연중행사 계획에 자기 마을 인근의 독거노인 수용 시설인 평안마을에서 이효정 씨가 일일 봉사를 하기로 하자, 자신의 칠순 잔치를 이곳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당연히 이효정씨도 그 행사에 동참하기로 했다. 잔치 전날 도착한 팬클럽 회원 24명은 준비해온 음식들로 평안마을에서 생활하는 60여 명의 주민들과 식사도 하고 함께 산책도 즐겼다. 이후 이효정 씨의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 씨는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서 칠순 잔치를 열게 되었다며 가족끼리 잔치를 했으면 그저 지나가는 하루였겠지만, 궂은 일을 마다 않고 고생해준 팬클럽 회원들과 먼 곳까지 와서 노래를 불러준 이효정 씨 덕에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선 여행, 후 잔치

가족끼리 가볍게 식사를 하고, 효도 여행을 보내드리는 게 ‘회갑연’이나 ‘고희연’의 기본 공식이지만 잔치 1~2주 전에 미리 여행을 다녀오는 것만으로 잔치를 더욱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이수정(39세) 씨는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고희연에 앞서 일본 온천 여행을 다녀왔다. 그녀는 “여행 중 사진을 많이 찍어 고희연 장소에 전시를 했는데, 볼거리도 생기고 이야깃거리도 많아져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잔치의 주인공도 사진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었고, 여행 이야기 덕분에 오랜만에 만난 친지, 친구들과도 어색함 없이 자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상 가장 이기적인 칠순 행사

경기도에서 사우나를 운영하는 황현수, 서행순 부부는 칠순 잔치 대신 불우 이웃을 돕고자 고향인 전북 순창군에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들 부부는 칠순을 맞아 잔치를 벌이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던 애초의 계획 대신 더 뜻깊은 일을 생각하다, 칠순 잔치 비용에다 은행예금까지 보태서 순창군청에 거액을 맡긴 것. 화곡동에 사는 김진순 씨도 칠순을 맞아 자식들이 계획한 칠순 잔치 대신 그 비용 5백만원을 고스란히 ‘황금자 장학금’으로 강서구에 기탁했다. 물론,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칠순 잔치를 통해 서로 추억을 나누고 싶을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부모님의 선택이라면 존중해줘야 한다.



칠순 잔치 대신축구 대회

아버지의 칠순 기념으로 ‘생활체육 축구대회’가 열렸다. 그 주인공은 조용직 씨. 그는 주변의 권유와 자식들의 적극적인 추진 속에서 칠순 대신 생활체육 축구동호회 7개 팀을 초청해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4남 1녀 가운데 장남 조덕제 씨는 현재 아주대 축구감독이고, 2남 문제 씨는 생활체육 축구동호회 2개 팀에서 활동 중이고, 3남 길제 씨는 군산 제일중 축구감독이다. 주인공 조용직 씨도 은퇴 후 한 축구 팀의 창단 멤버로 시작해서 현재는 클럽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야말로 축구 가족들의 특별한 칠순 잔치인 셈이다.



파티는리마인드 웨딩과 함께

그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손주들의 재롱 잔치나 보다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몇 백만원 가까이 쓰는 것보다는 그 몇 백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효도 아닐까? 최근에는 스튜디오 촬영을 겸하며 잔치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그곳에서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겸한 가족 잔치를 여는 것이다. 처음에는 ‘쭈글쭈글한 내가 이런 걸 왜 하냐’ 싶던 부모님들도 막상 예복을 입고 나면 옛날 추억도 생각나고, 다시 찍은 웨딩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랑을 하게 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리마인드 웨딩 촬영과 함께 눈주름 제거 시술 같은 ‘회춘 성형수술’을 선물할 수도 있다. 그저 잔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20~30년을 더 살아갈 부모님에게 새 출발의 ‘추억’을 선물할 수 있다.



44년생 4명 4월 4일 칠순 잔치

강원도 인제읍 덕적리에서 열린 이색 마을 잔치. 칠순을 맞은 김상식, 김보길, 김명석, 권오석 어르신의 합동 칠순 잔치였다. 이날 잔치는 칠순을 맞게 된 44년생 어른 4명이 새농어촌 건설 운동을 하고 있는 마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합동 잔치를 제안하며 시작되었다. 잔칫날은 44년생이 4명이라서 4월 4일로 정했다. 잔칫상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잔치의 주인공인 44년생 어르신들이 갹출했고, 마을에서 약간의 비용을 찬조했다. 이날 잔칫상을 받은 김상식 씨는 “도시에서 살다 온 지 10년쯤 됐는데 이 잔치를 통해 마을 주민과 하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친목에도 도움이 되고, 그저 가족끼리 축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칠순 잔치가 되었다.

 

 

 


부모님의 취미로작품 만들기

평소 취미 활동을 꾸준히 하는 부모님이라면 이를 작품으로 만들어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김성희(44세) 씨는 은퇴 후 서예를 즐기는 아버지의 작품을 모아 칠순 기념 전시회를 열어드렸고, 최민아(39세) 씨는 평소 노트에 시를 자주 쓰는 어머니를 위해 환갑을 맞아 개인 출판을 선물했다. 요즘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적은 부수로도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어서 100부 정도 주문해 잔치에 오시는 분들께 답례품으로 드리고, 가족들도 기념으로 소장할 수 있다. 평소 특별한 취미가 없다면 담양읍 노막개 씨의 자녀들처럼 부모님의 회고록을 직접 편집해서 부모님을 위한 자서전을 선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을 떠나요
엄마와 함께하는세계 여행

환갑을 맞이한 어머니와 떠난 여행을 에피소드로 책을 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태원준(33세) 씨, 늘 삶의 여유가 없던 어머니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모아놓은 돈으로 무작정 중국으로 떠났다. 길어야 두 달쯤으로 생각했던 여정은 총 300일 동안 50개국을 다녔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로워하시던 어머니가 활기를 되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다닐 때보다 계획을 짜고 차분히 다녀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한동익(63세) 씨는 혼자 술집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을 만큼 적극적이었다고. 그는 “어머니께서 여행 중에 ‘엄마는 처음으로 내일이 막 궁금해져’란 말씀을 하셔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얘기했다. 환상의 복식조인 두 모자가 안 가본 곳은 남극과 북극밖에 없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멋진 부부의 멋진 여행

동갑내기 남광웅, 김설아(61세) 부부는 올해 환갑을 맞이했다. 두 자녀를 둔 부부는 집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하는 것으로 회갑연을 대신하기로 했는데 식사가 끝나고 첫째 딸 은정(29세) 씨가 “두 분이 함께 여행 다녀오세요” 하며 비행기 티켓을 건네준 것. 가려면 다 같이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얘기했지만,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어 동생 은주(27세)와 함께 매달 적금을 넣었다”고 얘기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동유럽 지역으로 떠난 두 부부는 여행지에서 지도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숙소에서 만나 동행하게 된 한국 사람들도 “두 분 젊고 멋지게 사신다”며 입을 모아,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딸들이 고맙고 대견했다.



캐러밴 캠핑칠순 파티

둘째 며느리 최세은(37세) 씨는 시아버지 칠순 잔치를 고민하다가 시아버지가 ‘캐러밴 캠핑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을 착안해 캠핑장 생일잔치를 계획했다. 장소는 충북 영동군 송호리 국민관광단지 캠핑장. 울창한 소나무 숲에 금강이 굽이쳐 흘러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 초 처음 구비한 신형 캐러밴이라 깨끗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4인용 기준 1박에 10만원, 8인용 기준 15만원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20~30만원가량 저렴하다.(7, 8월 성수기 기준) 공원 안에 와인을 시음하는 곳과 갤러리가 있어 산책 겸 둘러본 뒤 저녁 식사를 했다. 음식은 특별한 날에 맞게 품위 있는 케이터링 서비스 ‘JJparty’에서 시부모님과 아이들 입맛에 맞는 퓨전 한식 코스를 주문했다. 야외의 즐거운 분위기에서 간단한 음주를 하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어둑해질 때쯤 휴대용 소형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캐러밴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틀었다. 시집와서 가족과 함께 찍었던 사진과 각자 아버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편집한 동영상인데 한시도 놓치지 않고 보시던 시아버지가 “오늘 다들 고생했다”며 눈물을 훔쳐 마음이 짠했다. 미리 찾아봐야 할 정보들이 많았고 각자 따로 예약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가족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은 야외에서의 칠순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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