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토론 - 한국 외교 편

기사 요약글

지금 우리나라는 힘이 있는 나라가 되었기에 외교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어요.

기사 내용

갈수록 복잡해지는 국제 관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중국과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일본과는 지금처럼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옳은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대담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대담은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위원이 진행했다.

 

Q. 먼저 개념 정의부터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외교란 무엇이고 외교가 왜 중요합니까?

유명환
쉽게 얘기하면 국가와 국가 간 관계죠. 우리나라는 특히 안보 면에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해 4강과 좋은 관계를 맺고 전방위외교를 펼쳐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나름의 주관과 철학,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의 100%를 해외무역에 의존하고 있어요. 싱가포르를 빼고 이런 나라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제 관계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생각의 범위가 우리 중심적이에요.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합니다. 싱가포르나 일본의 경우 신문 1면 톱이 국제 뉴스인 경우가 많아요.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거의 정치 뉴스예요. 지정학적인 측면,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국제 관계에 너무 무관심하고 노력을 안 합니다. 이 문제를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습니다.

문정인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외교입니다. 국가의 핵심 이익은 생존을 유지하고, 번영을 증진하며, 품격을 높이는 것이지요. 이러한 핵심 이익을 국제사회에서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외교예요. 외교는 얼굴, 품격이기도 하고 핵심 이익을 확보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가의 수단입니다. 국방이 국가 안보를 담보한다면 외교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좌우하고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환
외교관은 총만 안 들었지 군인과 같습니다. 국가이익을 위해 싸우는데 군인은 총으로, 외교관은 말과 논리, 지식으로 싸운다는 것이 차이지요.

문정인
국가 간 관계에서 생기는 위기를 극복할 때 99%는 외교적 경로를 통합니다. 외교를 통해 국가 간 갈등을 예방하거나 타결합니다.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는 외교가 강조되어야 하는데 예산이나 인력 면에서 외교부의 위상이 높지 않아요. 문제입니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작지만 유연성 있는 나라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외교 기능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 인구는 우리의 절반도 안 되는데 외교관은 4천 명이 넘습니다. 우리보다 두 배나 많아요.

 

 

Q. 외교부의 위상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명환
우선 외교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습니다. 정치인들도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댄스를 추거나 와인을 먹으며 얘기 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해요. 외교부 인원이나 예산을 늘리는 안을 내놓으면 동의가 없습니다.

문정인
외교부가 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눈에 안 띄는 일입니다. 영사, 통상 업무, 조약 업무 다 외교부가 하지만 한마디로 생색낼 만한 일이 없어요.

유명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기에 특정한 이해 집단이 없어요. 다른 부처의 경우 이익집단이 로비를 하면 예산이나 인원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러한 이해 관계자가 없으니 힘이 없어요.

문정인
외교부 자체의 문제점도 있어요. 보통 해외 임지에 나가면 임기가 3년입니다. 국내에 오래 있지를 못하니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합니다. 예산이나 인원을 다루는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과 네트워크 형성이 안 돼요. 한국 사회가 네트워크 사회인데 외교부 사람들은 왔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요.

유명환
외환 위기 때 외교부 인원이 크게 줄었어요. 1400여 명까지 줄었습니다. 나중에 1800명으로 늘기는 했지만 당시 일본은 3000명 선이었어요. 글로벌 이슈는 날로 커지고 복잡해집니다. 일본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현재 6000명까지 외교 인력을 늘렸습니다. 반면 우리는 더 줄였어요. 국제정치의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문정인
외환 위기 때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부처가 외교부입니다. 아프리카 등의 자산을 다 팔고 겸임 공관으로 만들었어요. 반면 중국과 일본은 그때부터 투자했습니다. 오늘날 결과가 나오고 있어요.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 세계와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등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외교부가 비판을 많이 받은 이유가 한미 동맹, 4강 외교에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살려면 5대양 6대주로 다 나가야 합니다. 땅덩이도 좁지 않습니까? 세계 모든 곳에 한국인들이 다 나가 있어요. 이를 지원할 외교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없습니다.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주권 국가가 아니면 외교라는 말을 안 씁니다. 과거처럼 한국이 작은 나라일 경우는 상대적으로 외교의 중요성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커지는 등 힘이 있는 나라가 되었기에 외교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어요." _문정인

 

Q. 최근 언론에 한국 외교가 위기다, 심지어 외교가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유명환
위기라는 말보다는 한국의 입지가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패러다임이 간단했어요. 공산 진영에 반대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 4강의 이해관계가 경쟁 관계이기도 하지만 의존 관계이기도 합니다. 미-중, 일-중 관계도 마찬가지지요. 이처럼 상당히 복잡해졌기에 4강 관계의 패러다임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외교도 과거에는 미국이다, 일본이다 딱 하나만 보고 러시아나 중국은 보지 않아도 됐지만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동북아에서 세력 균형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났어요. 경쟁과 의존 관계가 복잡해졌습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반대한다고 해서 중국 때문에 사드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입니다. 또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안 들어간다는 논리는 냉전 때 사고예요. 우리 나름대로 미국이나 중국의 진짜 입장, 목적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따져서 결정하면 됩니다. 사드 같은 것도 미국이 자기 무기를 자기 돈으로 배치하겠다는데 우리가 안 하겠다는 것은 주한미군 나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문정인
박근혜 정부의 외교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약의 이행 정도를 펴 평가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입니다. 우선 공약을 볼까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전혀 진전을 못 보고 있습니다. 비전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전통 분야인 군사 분야에서도 신뢰를 구축하자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도 박 대통령이 연설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동북아 핵안전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중단 상태입니다. 말로만 평화 협력 구상이지, 구체화되는 게 없어요. 유라시아 구상은 또 어떻습니까? 북한과의 관계가 어려운데 되겠습니까? 지난 5월 러시아 70주년 전승 기념행사에도 불참하지 않았습니까? 신실크로드 구상?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 같은 경우도 초기에 치고 나갔어야 하는데 1년 이상 끌었어요. 5% 이상 지분 준다고 하다가 지금은 3.5%도 주니 마니 하고 있으니 외교적 실기라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가 미국과는 동맹 관계,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겠다고 하는데 작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드와 관련해 중국이 등을 돌리고 있고 AIIB에 대해서는 미국이 불만을 토로했어요. 우리가 분명한 철학, 입장을 갖고 설득해서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안 했어요.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가 좋은데 투명하게 설명하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만 말하니 한국이 뒤통수 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와요.

실제로 제일 중요한 것이 남북 관계 개선, 핵 문제인데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일본 외교의 경우 큰 그림을 갖고 있다면 저렇게 다루지 않았을 겁니다. 일본에 대한 역사적 정서나 국민 반감은 알지만 대통령이나 외교 장관은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일본을 버리고 무엇을 얻겠습니까. 일본과 같이 가야 합니다. 미・중이 협력하건 싸우건 한・일이 똘똘 뭉쳐야 살 길이 있어요. 국익이라는 잣대에서 보면 일본이 우리를 침공하고 식민지로 만든 것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일종의 상수죠. 이 상수가 우리의 국익과 전략적 판단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외교에도 기본 의전, 관례가 있는데 상대방 원수에게‘먼저 꿇고 나와라 그러면 만나줄게’ 하면 아베 총리가 나오겠습니까. 일본은 우리보다 대국입니다. 그들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우주의 중심이 아닙니다. 현실을 바로 봐야 해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은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주일 미군의 역할 중 70% 정도가 유사시 후방기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도록 두는 것이 우리에겐 더 도움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반일 감정에 쌓여 사안을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를 합니다. 외교에서는 개인 감정보다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한데 말이죠." _유명환

Q. 박 대통령이 외교적 면에서 박수를 많이 받기도 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유명환
최근 시진핑-아베, 아베-오바마가 만나니 우리만 외톨이 될까 봐 국민이 불안하게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전략을 투 트랙으로 해서 안보, 경제, 환경 이슈는 긴밀히 협의하고, 해결되지 않은 것은 일본을 강하게 압박해야 합니다. 국민이 불안하게 느끼지 않도록 복합적, 복층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올해 안에 유엔이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에서 아베 총리와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봅니다.

문정인
‘외교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실망이 크지요. 박 대통령은 외교부가 다 갖춰놓으면 생색내는 그런 외교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은 외교라고 보기 힘들지요. 진짜 정상 외교는 외교부가 할 수 없는 것을 정상이 개인적 노력을 통해 돌파구를 만드는데 묘미가 있는 것입니다. 정공법을 펼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대통령에게 이런 얘기를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아베 총리와 둘이 만나‘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얘기하면 아베도 화답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성공한 외교 대통령이 됩니다.

 

Q. 친중이다 친미다 말이 많은데 주변 4강과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봅니까?

유명환
친중이라는 말이 왜 나왔냐 하면 박 대통령이 아베는 안 만나고 시진핑은 일곱 번 만났어요. 중국어도 잘하시고. 그러나 친중이라고 얘기할 것은 아닙니다. 중국과 가까워진다고 미국과 멀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왜 그런가 하면 일본은 미・중 관계가 삐걱거려도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플러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우리는 괴롭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강과 다 가깝게 지내야 합니다. 한・중 관계, 한・미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문정인
한미 동맹은 기본 축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주권적 권한이라고 중국, 러시아도 다 인정합니다. 1850년부터 1870년까지 세 차례의 전쟁을 해 오늘날 독일 통일의 기반을 닦은 비스마르크는 전쟁이 끝난 1870년부터 1890년까지 20년은 모든 국가와 잘 지냈습니다. 독일이 중심이 되어 등거리, 균형 외교를 하며 베를린을 유럽의 중심으로 만들었죠. 이처럼 모든 국가와 선린 관계를 갖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쟁을 막을 수 있고 통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한미 동맹을 축으로 해서 비스마르크 균형 외교의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솔직히 박 대통령 들어 와서 한미 동맹은 잘 유지되고 있고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에 대해 중국 인민들이 갖는 인상도 좋습니다. 하지만 유라시아 구상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지난 5월 러시아의 전승 70주년 행사에는 갔어야 해요. 대일본 외교는 실망스럽습니다. 4강과 조화로운 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요. 미・중에 중점을 두면서도 잘못된 신호를 줘 양쪽에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4강 외교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명환
국민들은 통일 문제를 외교 문제보다는 정치 문제의 일환으로 보고 있어요. 하지만 주변국들은 외교 문제로 봅니다. 이런 인식 차가 외교가 통일에 종속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되면 정권에 따라 대북 정책이 확확 바뀝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통일 정책이 일관되게 가기 위해서는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수상실(우리나라의 대통령비서실과 같은 것)에서 통일 문제를 관장했습니다. 통일 문제는 대통령 직속으로 외교, 국방 등을 통할하는 위원회를 만들고 지금의 통일부는 외교가 아니라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남북 교류처 정도 차관급으로 해서 실무적 집행을 하는 쪽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통일 문제를 국내 정치에서 조금 떼어 내 외교 문제로 다뤄 연속성 있게,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가야 합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의 운명을 가른 것은 외교였다. 백제의 멸망은 외교의 실패가 결정적이었고 일제 침략과 6.25 전쟁 막후에도 외교의 실패가 있다. 지정학적으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접점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운명적으로 강대국들의 역학 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Q. 통일 문제를 외교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군요?

문정인
저는 통일 문제의 국제화를 반대합니다. 남북문제가 국제화되면 4강이 자동으로 개입됩니다. 그러나 통일은 남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남북 관계를 잘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한미 동맹과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과도하게 의존할 필요가 없지요. 그러면 남북, 한미, 한중, 북중 관계 등이 선순환 관계에 들어갈 수 있어요. 통일 문제는 청와대에서 직접 대통령이 관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북한은 김정은이 통치하고 있고 그가 정책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풀립니다. 북측에서는‘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 망할 것만 기다리고 있는데 망하나 봐라’ 하고 말하고 있어요.

유명환
통일 문제를 국제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남북이 주도적으로 통일 문제를 협상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항상 북한에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 남북 관계 패턴을 보면 실질적,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리와 앉아서 정식으로 대화를 심각하게 한 적이 없어요. 다 거부했습니다. 그게 물론 우리도 잘못이 있다고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한국을 보는 북한의 자세가 너무 교조적이고 사상적, 철학적인 것에 매어 있어요. 물론 현실이 그렇지만 북한은 안보, 군사 문제는 미국과 직접 담판을 해야 해결될 문제이지 남북 간에 얘기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문정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전시작전통제권을 되찾아 오고자 했는가 하면 북한이 항상 우리를 괴뢰로 취급했기 때문입니다.‘이놈들 봐라. 도발해? 그러면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와서 쳐’ 하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군사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전시작전통제권을 찾아온 뒤 북한에게‘평화를 이야기하려면 미국 말고 우리하고 이야기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 거지요. 저도 북측 인사를 만나면 서울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뉴욕에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유명환
남북 간 대화를 하더라도 경제문제를 얘기하면 잘되는데 군사적인 문제를 가지고 남한 정부가 말하면 성의를 보이지 않아요.

문정인
아버지 부시가 1991년 한반도에서 전술 핵을 가져갔습니다. 1992년에는 팀 스피릿 훈련을 중단시켰어요. 당시 리스카시 주한미군사령관과 그레그 주한 미대사가 아버지 부시에게 제안한 것입니다. 이것은 남북한에 큰 변화를 가져왔어요. 6차례의 남북 총리 회담, 남북 기본합의서 그리고 북한의 동계 군사 훈련 중지와 같은 결과를 가져 왔지요. 이처럼 한미 간에 조율을 잘 하면 기회는 있습니다. 지금은 한미 동맹만 강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미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한미 동맹이 만병통치약이 아니에요.

 

 

유명환

유명환은 누구인가?

경기도 시흥 출생, 서울대 졸업, 7회 외무고시 합격, 외교부 북미국장, 이스라엘·필리핀·일본 대사, 외교통상부장관.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 대양학원 이사장

 

문정인

문정인은 누구인가?

제주 출생, 연세대 졸업, 메릴랜드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미국 켄터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현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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