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육아 - 손주 식습관 편

기사 요약글

손주 식습관이 걱정인 당신에게

기사 내용

뒤를 졸졸졸 쫓아다니며 ‘한입만 더 먹자’고 애원하는 할머니,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며 억지로 입에 고기를 넣어주는 할아버지. 손주를 맡아 키우는 여느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이가 건강하게 쑥쑥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지만 여든까지 가는 건 비단 세 살 버릇뿐만이 아니다. 입맛 역시 처음에 무엇을 맛보고 씹었는지에 따라 평생의 식습관이 좌우된다. 만 6세 미만에 형성된 식습관이 평생의 체력을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미국 소아과 의학저널에서는 출생 첫해에 식습관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후 10~12개월 사이에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먹여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조금 유난스러워 보일지언정 아이의 밥상에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이 밖에도 무궁무진하다. 한편 무엇을 먹이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먹이느냐다. 이는 식사 예절, 나아가 인성이나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라면 ‘우리 땐 다 그랬다’ 하며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식습관 길들이기 계획에 도움이 될 체크 포인트.

 

 

01. 음식을 먹일 때


특정 음식을 낯설어하진 않는가?
유아기에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최소한 10~15번의 접촉이 필요하다. 새로운 음식은 한 번에 한 가지만 준 뒤 반응을 살펴가며 횟수와 양을 조금씩 늘리도록 한다.

몸에 이상이 없는가?
편식 습관은 충치나 몸이 아플 때 나타날 수 있다.

조리법을 고민해봤는가?
재료의 냄새나 질감을 싫어할 수 있으므로 조리법을 바꿔보자. 또 캐릭터나 꽃 모양으로 음식에 재미를 주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대체 식품을 찾아봤는가?
아이가 유독 시금치를 싫어하면 억지로 먹이지 말고 당근이나 콩, 또는 다른 채소를 먹게 하면 된다.

 

 


억지로 먹이진 않았는가?
식사에 거부감을 가질뿐더러 배부르게 먹는 습관을 들여 과식과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양육자의 뜻이 아닌 아이 욕구를 따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많이 먹었다고 칭찬하거나 적게 먹었다고 꾸중해서는 안 된다.

간식을 많이 주진 않았는가?
공복감은 먹는 양이 아닌 혈당에서 비롯된다. 적어도 식사 2시간 전에는 간식을 주지 말자. 밥을 안 먹으니 간식이라도 먹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탕, 요구르트, 빵 등을 자꾸 주는 것은 금물. 밥을 거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식재료에 대한 관심을 심어줬는가?
식재료에 대한 관심은 음식에 대한 흥미로 이어진다.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당근 아가씨가 저기 있네’ ‘돼지를 길러주신 아저씨 덕분에 우리가 삼겹살을 먹을 수 있는 거야’라는 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주자. 마트 전단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눠도 좋고 먹거리에 대한 동화책을 함께 읽어주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재료의 냄새나 질감을 싫어할 수 있으므로 조리법을 바꿔보자. 또 캐릭터나 꽃 모양으로 음식에 재미를 주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가공식품을 자주 먹이진 않았는가?
호주 퀸스랜드 공과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3세 안팎의 아이들도 공복감이나 포만감과 무관하게 과자에 대한 높은 욕구를 보였다고 한다. 그만큼 가공식품에 길들여졌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생후 25~48개월 아이들이 유독 소금과 인공 조미료를 좋아한다고 설명한다. 가공식품을 피할 수 없다면 컵라면보다는 라면을, 3분 짜장보다는 짜장 분말을 선택해 가급적 첨가물을 덜 섭취하도록 도와주자. 면류는 한 번 끓여 기름기를 제거한 뒤 다시 끓이는 게 좋고, 소시지류는 끓는 물에 10초 정도 데쳐 요리하면 유해 성분 제거에 도움이 된다.

내 경험을 너무 맹신하진 않았는가?
번듯하게 자식을 길러 낸 경험이 있어서 이유식이 조금만 짜거나 달아도 질색하는 딸, 며느리가 못마땅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정성껏 만들어 먹이고 불평을 들었다는 생각에 화가 날 수 있지만, 현재의 육아 정보력을 인정하고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키웠어도 문제가 없었지만, 며느리가 보여준 육아책대로 따라주면 내 손주가 더 건강하게 클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02. 태도를 가르칠 때


식사 시간을 예정대로 줬는가?
‘10분 후에 밥 먹자’라고 먼저 말해주면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밥 먹을 환경을 만들어줬는가?
음식에 몰입할 수 있게끔 텔레비전이나 장난감 같은 요소를 치워주는 것이 좋다.

쫓아다니면서 밥을 먹이진 않는가?
배고프면 먹고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가 좋다. ‘제발 좀 먹어라’ ‘이거 먹으면 장난감 사줄게’라는 식으로 온종일 ‘밥 얘기를 하는 건 아이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차리되 아이가 밥을 거부하면 ‘너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뒤 스스로 올 때까지 기다리자. 끝까지 먹지 않으면 밥그릇을 치워 아이가 배고파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식탁에서 밥을 먹는가?
가급적 정해진 식탁, 정해진 자리에서 아이가 밥을 먹게 하는 것이 좋은데 식사가 다 차려지면 시곗바늘을 가리키며 40분 내에 밥을 먹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식사 시간을 정해주는 것이 좋다.

가족 식사 시간에 참석시키는가?
어린아이라고 빼놓지 말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는 반드시 참석시켜 자연스럽게 식사 예절을 가르쳐야 한다. 하버드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이 언어 습득 능력을 향상하는 데 훨씬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따라서 가족 식사 시간에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에게만 화제가 집중되면 자칫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심어줄 수 있으니 적절하게 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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