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조언 - 황혼 이혼 편

기사 요약글

최근 전체 이혼율은 줄어드는 반면, 50대 이후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

기사 내용

<2014 사법연감>을 보면 황혼 이혼은 28.1%로 신혼 이혼 23.7%를 역전했으며 지난해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60대는 살갗만 닿으면 이혼,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라는 농담도 나돌고 있다는데,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황혼 이혼, 왜 이토록 느는 걸까?

 

 

황혼 이혼에 대한 인식 30%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70% 공감한다고 답했다.

 

Q1 황혼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

→ 황혼 이혼에 대해 50, 60대 설문 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공감한다’고 대답했다. 과거 이혼에 대해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이혼해도 된다’는 의견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황혼 이혼율 3쌍중 1쌍

 

Q2 황혼 이혼 역대 최다

→ 황혼 이혼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만큼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와 여성의 경제적 지위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재산 분할의 범위가 확대되고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여지가 많아지면서 황혼 이혼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8.1%, 2012년 26.4%, 2011년 24.8%, 2010년 23.8%

 

Q3 황혼 이혼 증가율

2010 : 23.8%
2011 : 24.8%
2012 : 26.4%
2013 : 28.1%

 

협의이혼 9만 3601건, 재판상 이혼 2만 2124만 건

 

Q4 황혼 이혼의 종류

→ 황혼 이혼의 경우 소송까지 가기보다 협의를 통한 이혼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이혼소송을 선택할 시 상소율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는데, ‘반드시 이혼하겠다’는 부부가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Q5 50대 이상의 남녀 이혼율

→ 남자는 28.4%에서 34.1%, 여자는 17.8%에서 22.5%로 50대 이상의 남녀 이혼율은 다른 연령대의 이혼율에 비해 모두 증가했다.

이혼사유 1위 47% 성격차이, 2위 12% 경제문제, 3위 7% 배우자 부정, 4위 4.2% 정신적.육체적 학대

 

Q6 이혼 사유

황혼 이혼의 사유로는 성격 차이(47.2%)가 1위로 압도적이었고, 경제 문제, 배우자 부정, 정신적· 육체적 학대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이혼한 사람들의 경우 ‘사람의 성격은 절대 못 바꾼다’며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황혼 이혼을 결심한 부부들의 이야기

 

“같은 노인정 할머니와 추문”

70대 여성 K 씨는 남편의 외도 문제로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직장 퇴직 후 함께 인근 노인정에 다니던 남편이 같은 노인정의 할머니와 추문에 휩싸이면서 집에 오면 다툼이 잦아졌다. 이들 부부가 다니던 노인정은 남편과 사별해 홀로 된 여성 노인들이 많았다. 성격이 쾌활한 K 씨의 남편은 평소에도 다른 할머니들과 잘 어울리고 인기가 많았다. 사소한 추문은 그냥 넘겼지만 유난히 남편을 챙기던 할머니 한 명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참다 못한 K 씨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아내에게 막말, 뒤늦은 후회”

정년퇴직 후 쉬고 있던 L 씨는 최근 4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조강지처로부터 느닷없는 이혼장을 받았다. 막내아들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갈라서자는 것이다. 아내는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며 “재산의 절반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툭하면 무시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남편을 언젠가는 쫓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모두 아내 편을 들었다. “여편네가 뭘 안다고…”라며 아내를 무시했던 행동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L 씨는 결국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동거녀에게 생활비 대준 남편”

팔순인 C 씨는 50년 가까운 결혼 생활을 끝냈다.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 분할 청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C 씨는 이혼 청구 소장에서 “단칸방에서 시부모와 함께 7남매를 키워왔지만 오히려 남편은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 몰래 딴살림을 차리고 딸까지 낳아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 남편은 사업으로 돈도 많이 벌었지만 C 씨에게는 인색했다. 동거녀에게 매달 인색하지 않게 생활비를 주면서도 대가족과 함께 사는 C 씨에겐 빠듯한 돈으로 생활하게 했다. 가정법원은 “C 씨가 주장한 이혼 청구 소송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인정된다”며 “남편은 위자료 1억원과 부부 재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8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아내의 집착, 정말 지겨워”

60대 후반의 P 씨는 아내와 갈라서기까지 10년 가까이 ‘사랑과 전쟁’을 치렀다. 사건의 발단은 P 씨 휴대폰에 남겨진 문자 하나로 시작되었다. 직장 여자 후배의 사소한 문자로 인해 아내는 계속 P 씨를 의심했다. 이어 아내는 직장 후배를 고소하겠다며 직접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속되는 아내의 집착, 싸움과 화해의 악순환에 지친 P 씨는 이혼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집을 나눠 갖고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아내의 가출, 그리고 이혼”

50대 후반의 K 씨는 최근 35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했다. 결혼 이후 아내의 뒷바라지로 박사 학위를 마쳤고 아내가 번 돈을 보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다보니 K 씨는 평소 경제적으로 억눌려 있어서 발언권이 없다시피 했다. 아내가 이사한 뒤 주소를 알려주지 않은 적도 있었을 정도. 게다가 둘째 아들이 결혼하자 아내는 집을 나갔다. 결국 K 씨의 이혼 청구로 재판 끝에 부부는 갈라섰다.

 

대법원, 황혼 이혼 첫 불허 판결

2006년 대법원은 중학교 영어 교사 출신인 아내(76)가 남편(84)의 가부장적인 태도로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됐다며 낸 이혼소송에서 황혼 이혼을 허용할 수 없다는 첫 판결을 내렸다. 아내는 남편과 중매로 결혼한 뒤 슬하에 1남 3녀를 두었다.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반대로 교단을 떠나야 했고 쌀값 등 최소한의 생활비만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나이가 들어 의처증과 치매 증세까지 보인 남편은 급기야 큰딸 집으로 피한 아내를 절도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아내가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이혼과 함께 위자료로 7억여 원을 받을 수 있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남편의 항소로 이루어진 2심에서는 남편의 부당한 대우는 인정되지만 가부장적인 권위는 혼인 당시 가치 기준을 감안할 때 결혼 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아내가 패소했다. 2심 패소로 대법원에 상고한 뒤 아내는 최종 판결을 기다렸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해 이혼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아내는 고령으로 인해 장애를 겪는 남편을 돌볼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배금자 변호사에게 묻다

“미워도 다시 한 번? 그건 옛말”

 

Q. 최근 왜 이렇게 황혼 이혼이 늘었다고 생각하세요?

A. 사실 황혼 이혼을 원하는 배우자는 여성이 더 많습니다. 남편의 은퇴 이후 같이 있는 시간이 늘면서 문제가 더 불거지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이 더 이상 남편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참지 않습니다. 여성이 나이 들어서 이혼을 결단할 수 있는 자신감은 재산 분할 비율이 높아졌고, 연금 분할도 되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Q. 황혼 이혼에 대한 남녀의 시각차도 클 것 같습니다.

A. 남성들의 경우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첫째는, 다른 여자와 새로운 삶을 원한다면서 아내를 버리고 싶어 합니다. 둘째는 아내의 잔소리나 생활비 요구 등 경제적 요구를 싫어해 가족을 버리고 싶어 합니다. 남자는 여자 문제, 경제적 문제로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Q. 실제 황혼 이혼 사례들이 궁금합니다. 인상적이었거나 심각한 경우는?

A.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요즘은 80대 할아버지도 비아그라를 먹고 상습적으로 매춘업소를 찾습니다. 그 문제로 이혼 상담하러 오는 할머니와 가족들이 많습니다. 강남의 어느 부유한 동네에서는 가사도우미들이 부유한 할아버지를 유혹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재산을 부부 공동으로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내 앞으로 더 많이 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하고 싶어도 재산을 오히려 분할해주어야 하므로 이혼 후 별 실익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바람을 피운 경우에 위자료는 많아야 1억원 수준이지만, 재산 분할을 해주는 경우는 그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잘못이 없는 사람에게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Q. 재산 분할과 관련해 법적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면?

A. 재산 분할을 하려면 부동산은 소재지를 알아야 하고, 금융 재산은 거래 금융기관을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부부지간에도 상대방의 금융기관 계좌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주민자치센터에서도 재산세 납부 실적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 배우자의 재산 보유 상황을 체크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혼소송을 할 때는 이미 재산을 빼돌려버린 경우가 많아서 미리 알아둔 재산에 가압류나 가처분을 해두고 이혼소송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혼소송을 한 후에 법원에 조회해서 밝히는 것은 늦습니다. 금융기관은 보통 10군데 정도밖에 안 해주기 때문에 거래 금융기관을 모르면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황혼 이혼 시 연금 분할과 관련해 새롭게 바뀐 내용은 무엇인가요?

A. 이전에는 국민연금만 분할(국민연금법)할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퇴직연금 등은 이혼한 배우자에게 분할하는 법이 없었고 판례도 없어서 분할이 되지 않았습니다. 장래 발생할 일시퇴직금도 마찬가지로 분할 판례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7월에 대법원 판례로 장래 발생할 공무원연금과 퇴직연금도 재산 분할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Q. 가정 폭력도 심각한 이혼 사유인데요. 가정 폭력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죠?

A. 가정 폭력이 일어나면 먼저 112로 신고하여 경찰을 출동시켜 증거를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경찰 출동일지를 남겨야 합니다. 사진도 촬영하고, 즉시 가까운 의원에 가서 상해진단서를 발급 받아놓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용서해주고 취하하는 경우가 있어도 일단 증거는 확보해둬야 합니다. 보통 3~5 주 정도 상해는 벌금형으로 처리되며 2개월 이상 중상해는 구속될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이 일어나면 접근 금지를 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Q. 배우자 외도 관련, 황혼 이혼 시 알아두어야 할 법적 상식이 있나요?

A. 그동안 간통죄에 대해서 위헌 심판 제청이 여러 번 있어서 그런지 형법상 엄연히 간통죄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실무에서는 간통죄를 죄로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요즘에는 간통죄 현행범을 고소해도 경찰이 시큰둥하고 구속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간통은 이혼소송에서 부정행위로 다루며, 형사상 처벌은 안 해도 이혼소송에서는 위자료를 인정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간통죄의 형사 고소에는 시효가 있지만, 이혼소송에서는 지나간 외도 사실은 이혼 사유의 하나로 아무리 오래된 것이라도 소장에서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황혼 이혼이 젊은 사람들의 이혼보다 어떤 점에서 더 문제가 된다고 보나요? 그리고 황혼 이혼의 단점이나 병폐가 있다면요?

A. 저는 이 부분에서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황혼 이혼은 오랜 기간 참고 견디다가 내린 결정이라서 충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하기 때문에 이혼 후 만족도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Q. 황혼 이혼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갈 마지막 한 말씀은?

A. 사람의 인격이나 습성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황혼 이혼을 당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잘 모릅니다. ‘무조건 끝까지 참고 살아라’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고통입니다. 나이 팔십이 되어서까지 비아그라 먹고 바람을 피우는 사람과 불행하게 살 필요는 없죠. 하지만 충동적인 이혼은 무조건 손해입니다. 재산분할 등을 통해 경제적인 독립과 이혼 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정신적인 독립이 모두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시도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배금자 변호사는?

하버드 법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 및 미국 뉴욕 주 변호사,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해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재직 중이며, 이혼 및 재산 분할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이혼 합의서 및 이혼 조정 신청, 문화 산업 분쟁 등을 전문 분야로 다룬다.